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풍차
비오는 날 - ( 2010.5.24 )
the road of Wind.
2010. 5. 24. 06:54
비 오는 날 - ( 2010.5.24 )
주룩 주룩 비가 내린다.
봄비.
빗속 희뿌연 안개가
모든 사물을 흐릿한 수채화로 만든다.
이런 때는
별 수 없이 어린 시절
옛생각에 잠긴다.
꼴망태 매고 안개낀 산마루를 오르던
그 칙칙했던 기분.
왠지 까닭모를 불안이 젊은 날의
푸른 깃발 처럼 나부끼던
그날들이 생각난다.
번뜩이는 생선 비늘 같았던 그 날들
이제 이순(耳順)의 나이가 코앞인데
그립다.
그때의 불안과 번뜩임과 불확정성.
지나 온 길 아득하고
갈 길은 얼마인가.
주륵 주륵 내리는 봄비
내마음의 수채화.
(09-5-27 천마산에서/ canon 30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