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oad of Wind. 2011. 4. 27. 11:52

 

어머님  - (2011-04-27)

 

 

( 2009-07-22 북한산 응봉능선에서 / sanyo x1200 )

 

 

 

어머님,

아침은 비가 측은하게 내리더니

정오 가까이 지금은 맑게 개이고 있읍니다.

어머님과 저는

서로가 다른 공간에 있읍니다.

다만 전화선을 통해서만 연결될 수 있읍니다.

전화 너머에

목소리가 있고

숨소리가 있고

어머님이 있읍니다.

괜찮냐? 다 잘있냐? 하시는

그 음성만 연결되어 있읍니다.

저는 어머님을 볼 수 없으며

붙잡을 수도 없읍니다.

지금의 현실입니다.

사월은 끝나가고

오월이 눈앞입니다.

오월은 계절의 여왕이라고 합니다.

어머님이 계신 그 곳에도

따스한 햇빛 내리고

미풍에 한숨 날아가고

어머님 무릅은 펴지시고

느린 몸짓도 활발해 졌으면 좋겠읍니다.

어머님 목소리 살아나고

봄꽃처럼 얼굴 펴지셔서

나 잘있다 참 잘있다 하시는

그 말씀 듣고 싶습니다.

어머님,

오월은 돌아오는데

저는 할 말이 없읍니다.

다만 죄송하다는 말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