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풍차
설 밑 시장에서 - (2015-02-12)
the road of Wind.
2015. 2. 12. 15:19
설밑 시장에서
한 이래 쯤 남은
설, 동네 시장은
먹거리 풍년에
온통 사람 세상이다
산자와 죽은 자들이
함께 먹을 것들을 위하여
사람들이 이리 저리로
하오(下午)의 풍경화 속으로
걸어 가고 있었다
시금치, 고사리, 도라지...
대추, 밤, 배 그리고 감...
쇠고기, 생선, 북어포...
좋은 음식 재료가 수북하구나
생전에는 못 먹다가
죽어서 호식하겠네
이 낡은 동네시장에도
분명,
내미는 손과
당기는 손이 있을텐데
그 손은 투명한지
보이지 않는다.
시장 통 한켠에 늘 보던
호떡 아줌마 손도 바쁘다
반질 반질 달아서
뭉퉁하고 빛나는 저 손가락
오늘은 또럿이 보인다
손 끝에서 손주들
웃음소리가 들린다
대목이긴 한데
어물전 좌판 위에서
간고등어가 하품을 하고있다
어느새
시장 어디선가
불빛이 반짝이고
강아지도 꼬리치며
할머니 고무신만
좇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