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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상념 - ( 2023.12.30 )

the road of Wind. 2023. 12. 30. 20:50

 

 

한해의 상념

살아온 한 해가 저물어 가는 밤 
창백한 삶의 흔적이 내 이마에 
굴곡으로 화석화 되었네.

때론 슬퍼하며, 
때론 기뻐하며
살아온 시간의 파편이 흑암으로 사라지네.

원망하기도 하며,
탄식하기도 하며
지나온 시간의 물결이 그 한계선을 지나가네. 

욕망의 그늘 아래서
붉은 포도주 마실 때는
세상은 환희의 도가니로 보이더니
이 허무한 불길도 속절없이 꺼지고 

한 줌의 재가 되었네.  

마법같은 시간이여,
한번 가면 다시 오지 못하나?

앵글을 다시 맞추고 새롭게
담아내고 싶은 장면들이여,

내 마음 속에 남아 있으리니
곤고하고 낙심하여 
저 황량한 거친 길 헤맬 때
내 앞 길 비추어다오.

짙푸른 바다, 
기나긴 강물 
내일도 변함 없으리니 

나는 오늘 밤  
내일을 꿈꿀 수 있으리니
다시 한 해를 맞이 할 수 있으리니

아듀, 잘 가거라
손 흔든다.  2023년아! 

 

- 2023.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