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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편린

년말 단상 - ( 2020.12.31 )

by the road of Wind. 2020. 12. 31.

2012-02-01 북한강변

 

년말 단상

 

시간의 블랙홀이 모든 것을 흡입하고 있다. 지나간 생각까지도 끌어들이고 있다. 

이 혼돈의 종착역은 어디일 것인가. 내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무수한 시선이 뾰족한 칼날이 되어

깊은 곳을 찌르며 관통한다. 아무 소리 지르지 못하는 질식의 고통.....

 

예민한 신경 마디마디가 머리 속에서 춤춘다. 촌음(寸陰)을 다투 듯이 뒷모습만 보이며 멀리 사라져 가는 것들아!

 

아, 허탈함이여, 애초에 이런 것은 아니었는 데, 온갖 불안감, 고독, 공포심은 서둘러 떠나 가거라. 모든 것을 할퀴고

세상을 어두움으로 덮으려 하던 그대여, 시끄러운 소음은 듣지 않으련다. 이제 그만 두어라 편히 쉬고싶다.

 

365일 하루하루를 모아 불 붙여 태우련다. 타버린 검은 소지(燒紙)가 하늘로 올라갈 것이다. 사라져 갈 것이다.

지금 이 밤이 지나면 신새벽에 동방의 날카로운 광선이 흑암을 쪼개리라.

 

아듀, 2020 경자년은 땅 속으로 들어가라. 

새로운 한 해, 2021 묵묵한 황소는 산비탈 거친 밭을 갈아 희망의 봄을 맞으려 할 것이다.

 

- ( 2020.12.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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