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편린

어머님 - ( 2019.12.01 )

by the road of Wind. 2019. 12. 1.




어머님,
우리곁을 떠나신지 반년이 지났읍니다. 그때는
목놓아 울지도 못하고, 왠지 눈물이 말라 나오지 않았읍니다.
아무 말씀 못하시고 마지막 날 서로 눈만 마주쳤읍니다.


그렇지만 한동안 우리 곁에 계실 줄 알았읍니다.
평생 고생만 하시다 가버리신 어머님께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주변에 걸림돌이 많으셔서 한번도 같이 살아보지 못하셨읍니다.
결혼 못한 막내가 걸려서, 그리운 고향산천이 걸려서,
도무지 도회지로 나오려 하지 않으셨읍니다. 저도 밤 낮으로
먹고 산다고 60후반까지 일하는데만 여념이 없어 어머님을
잘 챙겨보지 못하였읍니다. 어머님은 왜 자식들 자잘못에 대해 

한번도 말씀 하시지 않으셨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불효가 너무 크고 후회됩니다. 

어머님, 이제 두번 다시 볼 수 없읍니다. 마지막 달력 한장만
올해의 마지막을 알리고 있읍니다. 매일 매일 그날의 일상은
계속되고 있읍니다. 도로에 차량은 넘쳐나고 어디론가 모두
바쁘게 달려가고 있읍니다. 세상은 평온하지만, 저는 가끔씩
한없는 슬픔에 잠깁니다. 저는 지금 반토막의 삶을 살고 있읍니다.
저에게도 자식 때문에 가슴 아픈 일이 있어 괴롭습니다.
이제 어머님 심정을 알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이
지나버렸읍니다. 되돌릴 수 없읍니다. 어떤 회한이 밀려옵니다.
비 내리는 흐릿한 날씨의 표정이 저의 마음 같습니다.

어머님, 저 세상에서는

삶에 고통없고 편안한 아름다운 나날이 되옵소서.


- ( 2019.12.01 )







'카테고리 구릅 > 내 마음의 편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에 - ( 2020.12.03 )  (0) 2020.12.03
가을 앞에 서다 - ( 2020.11.01 )  (0) 2020.11.01
골목 시장 - ( 2020.02.25 )  (0) 2020.02.25
설날 - ( 2020.01.25 )  (0) 2020.01.25
새로운 길 - ( 2020.01.21 )  (0) 2020.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