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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편린

설날 - ( 2020.01.25 )

by the road of Wind. 2020. 1. 25.

설날 - ( 2020.01.25 )


즐거운 명절 설날이다. 그런데 올 설날은 마음이 좀 무겁다. 답답한 마음에 고향 동생들에게 전화를 돌려본다. 고향집에 혼자 살아가는 무직의 동생은 친구와 술한잔 하고 있다고 한다. 건강하자는 말 외에 무슨 할 말이 없다. 입을 다문다. 어떻게 하던 일을 찾아야 하는데 안타깝다. 고향도시에 사는 동생과 서울에 사는 동생과는 어제 통화를 마쳤다. 이 동생들은 어려운 경제여건에도 일자리를 지키고 있어 다행이다. 그런데 한 동생은 일감이 있다가 없다가 한다고 한다. 불안하다. 남도항구 도시에 계시는 고종 형님에게 전화를 돌려본다. 우리 형님은 나에게 건강 유의하고 부디 잘 살아야 한다고 수없이 당부한다. 내가 젊은 시절 고학(苦學)할 때 우리 젊은 형님 집에서 거의 대부분을 기거하며 신세를 너무 많이 졌다. 내 마음 속에 언제나 그 고마움이 남아있고  감사의 마음에 가슴이 뭉클하다. 지방의 요양원에 계시는 장모님께 전화해 본다. 장모님과는 직접 전화가 연결이 되지 않아 간호사에게 새해 인사를 전해 달라고 부탁하고 전화를 끊는다. 직접 목소리를 들을 수 없어 답답하다. 이렇게 여기저기 전화하다 보니 조금은 답답한 마음이 조금은 풀리는 것 같다. 


그리고 나서 나는 거실에서 TV를 보다 잠들었다. 그런데 잠결인데 무슨 집사람 소리가 들린다. 설에 찾아오지 못한 손자, 손녀들과 전화하는 소리다. " 잘있지?  건강하지? 다음에 집에 찾아오너라. 할머니는 너희를 사랑한다. 우리 손녀 많이 예뻐졌겠구나. 우리 손자 몇살되나?  그래 내년이면 2학년에 올라가겠구나. 그래 건강하거라. 잘 있거라. 다음에는 집에 오너라."  사정이 있어 집에 오지 못한 손자들이지만 전화라도 연결되니 마음이 좋다. 그렇지만 다음에 집에 오라는 말에 마음이 슬프다.


이렇게 설날은 흘러간다. 자꾸 시간은 흐른다. 우리 내외는 설밥 먹었으니 이제 70에 들어선다. 남은 여생을 잘 보내야 한다. 보람있게 살아가야 한다. 건강하고, 서로 위해 주며, 작은 일에도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잘 살아가야 한다고 다짐해 본다.


그런데, 좋은 생각을 하다가도 어딘가 쓸쓸한 마음이 든다.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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