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구릅/나의 밥한끼

결혼42주년, '강동일식' - ( 2020.12.09 )

by the road of Wind. 2020. 12. 9.

결혼42주년, '강동일식' -  ( 2020.12.09 )

 

오늘은 나의 결혼 42주년이 되는 날이다. 42년전 결혼을 생각하니 세월이 아득히 흘러갔음을 알게된다. 추운 겨울 12월 초 남쪽 항구도시에서 나는 결혼식을 올렸다. 그 당시 나는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고, 누가 도와 줄 사람도 없는 형편이었다. 솔직히 결혼할 여건이 되지 않았는데, 인연이 나타나서 어떻게 결혼까지 이르게 되었다. 결혼식 날은 추운 날씨에 내 마음도 추웠다. 그렇지만, 그 때까지 타향에서 고학한다고 어디 잠잘 곳도 없던 처지에서, 나는 달랑 책상 하나 가지고 결혼하였고, 산 꼭대기 신혼방이나 세간살이는 집사람이 해 와서 신혼 살림을 시작하였는데, 벌써 결혼 42주년이 되었다. 감회가 남다르며, 장구한 세월이다.

 

우리 집사람은 결혼 생활에서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그 누구에게 돈을 꾸거나 친정에 어렵다는 말을 일체하지 않았다. 나는 이 점이 지금 생각하면 너무 고맙게 생각된다. 왠만하면 참지만 너무 어려우면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거나, 친정 부모에게 하소연 하며 도와달라고 하거나, 주변에 돈을 빌려 빚쟁이가 되거나 할 것이다. 또한 신세를 비관하여 우울증에 걸리거나 술에 빠지거나 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 집사람은 아주 철저히 이런 것을 멀리 했다. 과거를 생각해 보니 어려운 시절이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아들 둘 낳고 지금까지 살아온 세월이 아득하고 감회가 남다른 것 같다. 큰 아들은 장가가서 분가해 살며 손자, 손녀를 낳아 우리에게 기쁨을 주었다. 이제 우리 작은 아들이 남았는데, 40이 가까워 오는데 아직 총각 신세다. 나는 이런 일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서 빨리 참한 아가씨를 만나 장가 가서 우리 내외의 인생의 과업을 완수할 수 있었으면 바라고 있다.     

 

오늘 결혼 42주년에 생각하니, 전혀 알 수 없는 인연으로 배우자를 만나게 되고, 길고 긴 인생 여정을 함께 걸어가며, 자식 낳고 키우며, 다사다난한 길을 걸어 왔구나 생각하니, 인생은 참으로 오묘한 것이구나 느끼게 된다. 나는 긴긴 세월 동안을 생각해 보며 집사람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제 8년이 지나면 우리 내외는 78세로 결혼 50주년이 된다. 그리고 10년이 지나면 88세로 결혼 60주년이 된다. 60년은 긴 세월이다. 결혼 60주년에는 결혼 회혼례를 갖게 될 것이다. 부디 우리 내외가 건강하여 나의 경우는 회혼례까지 볼 수 있다면 얼마나 감사한 일이 될 것인가! 

 

언젠가 남양주 도곡리 갑산(546m)을 등산하고 내려오다 둥산로 길가에 세워진 다산 정약용 선생의 60주년에 쓴 '회혼'이란 시를 접하고 감동한 일이 있다. 다산 선생은 이 시를 쓰고 회혼일 아침에 세상을 뜨셨다고 한다. 나는 이 시를 읽으며 마음이 뭉클해졌다. 부인에 대한 깊은 사랑이 느껴 졌기 때문이다.      

 

 

2011.08.25 갑산 산행시

 

回婚 (회혼), 결혼60주년  

                               정약용

 

六十風輪轉眼翩 (육십풍륜전안번 육십 년 풍상의 세월 눈 깜빡할 사이 흘러가

穠桃春色似新婚 (농도춘색사신혼  복사꽃 활짝 핀 봄 결혼하던 그 해 같네

生離死別催人老 (생리 사별 최인로) 살아 이별이나 죽어 이별이 늙을 수록 재촉하나
戚短歡長感主恩 (척단환장 감주은)  슬픔 짧고 즐거움은 길었으니 임금님 은혜 감사해라 

此夜 蘭詞聲 更好 (차야 란사성 갱호) 오늘 밤 목란사*  소리 더욱 좋을씨고

舊時 霞帔 墨猶痕 (구시 하피 묵유흔)  그 옛날 붉은 치마에 유묵 아직 남아있네

剖而復合眞吾象 (부이복합진오상)  쪼개졌다 다시 합한 것 그게 바로 우리 운명 
留取 雙瓢 付子孫(유취쌍표부자손)  한 쌍의 표주박 남겨 자손들에게 맡겨주노라

 

목란사(木蘭辭):중국 장편 서사시로, 작자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 남북조 시대의 북위에서 지어졌으며, 목란이란 어린아이가 늙어버린 아버지를 대신해 남장차림으로 전쟁터에 나간 지 10년 만에 공을 세우고 금의환향 한다. 그에 이르러서야 사람들은 목란이 여자임을 알게 되었다는 내용을 시화한 것이다.  

  

 다산 선생은 15세 때인 1776년 부인 홍씨와 결혼해 만 60년을 회로하였으며, 결혼후 20여년을 유배생활로 떨어져 살았다. 이 시는 회혼일 3일 전에 이를 기념하기 위하는 마음으로 지었으나, 뜻밖에 회혼일 아침에 세상을 떠났으며, 이 시가 그의 생애 마지막 글이자 시가 되었다. 부인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느껴지는 시이다. 자식 사랑 또한 가없이 느껴진다. 다산이 강진에서 10년째 귀양 살이를 할때 병석에 누운 아내가 시집올 때 입었던 치마를 보내왔다. 아내의 마음을 헤아린 다산은 치마를 잘라 첩(帖) 몇 권을 만들고 두 아들에 대한 당부를 적어 보냈다. 노을처럼 빛 바랜 붉은 치마에 썼다 해서 ‘하피첩(霞被帖)’이라고 했다고 한다. 다산은 문집에 하피첩을 만든 사연을  ‘형제가 이 글을 보면 감회가 일 것이고 두 어버이의 은혜를 뭉클하게 느낄 것이다.’ 라고 썼다. 가슴 뭉클하다. 부부의 따뜻하고 깊은 사랑과 자식애는 후세에 언제나 귀감이 될 것이다. 인생의 아름다운 마침이고 결말이다. 다산 선생을 마음으로 우러러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 다산의 회혼 시에서 참으로 많은 감회를 느끼고 인생에 대하여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은 코로나로 무서운 상황이지만 결혼 42주년을 맞이하여 집사람과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걸어서 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일식집에서 점심을 먹고 주변을 산책하며 1만보를 채우며 집에 돌아왔다. 이제 건강이 인생의 최고의 가치다. 건강해야 부부가 서로 어렵지 않고, 자식들에게도 어려움을 주지 않을 것이다. 남은 여생을 열심히 운동하며 건강을 유지하며 행복하게 살다가 결혼60년을 보내고 이 세상을 뜬다면 더없는 행복이 될 것이다. 

 

○ 산 책: 걸음수 10,913 steps, 소모열량 396 kcal, 거리 7.63 km, 소요시간 01:42 hrs, 속도 4.5 km/h.

코 스: 강동고교 사거리 - 강동아트센터 - 강동일식 - 강동아트센터 - 한영외고- 명일원터가로공원 - 현대.삼성.우성빌라 - 하늬어린이공원 - 상일동산 -강동고교사거리 - 고덕천 - 강명교 - 고일초교.

 

(후기: 2020.12.09. 0시 현재 우리나라 코로나 확진자(누적)는 39,432명이라고 한다. 사망자(누적) 556명, 70대 확진자 3,050명(7.73%), 사망자 175명 (31.47%), 치명률 5.74%라고 한다. 그리고, 지금 서울, 경기 지역의 확진자 수가 날로 증가 한다고 한다. '코로나 전시상황' 이라고 정부 당국자가 이야기 했다는데, 이런 것도 모르고, 이런 와중에 외식하러 간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일임을 깨닫고 놀랐다. 식당까지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이며, 식당 룸에서 문 닫고 식사하니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는데, 이런 것도 무지한 생각 같다. 그동안 결혼기념일이라고 챙겨서 특별히 외식한 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집에서 놀면서 마누라에게 밥 잘 얻어먹으니 고맙게 생각되어서 모처럼 용기를 내어 한 것인데, 앞으로는 조심해야 한다고 거듭 다짐해 본다) 

 

 

● '강동일식' 가는 길:

강동문화재단, 강동아트센터
귀여운 견공
메타세콰이어 나무 길

 

● 강동일식:

 

강동일식, ( 02-442-8529 / 서울 강동구 명일2동 48-3 (우진빌딩 2F)

 

 

강동일식 입구

* 사시미코스 (1인 기준):

C 코스- 35,000/ B 코스- 45,000/ A 코스- 55,000/ 특사- 70,000/ 참치 & 사시미 - 90,000

* 점심특선 (오후 2시30분까지);

정식- 20,000/ 특정식 - 25,000.

 

* 가격 확인 필요....오늘 우리가 먹은 점심특선 특정식 28,000이었다. 가격이조금 오른 것 같다. 인터넷으로 이 식당을 찾아 보고 오늘 처음 가보았는데, 실내거 모두 룸으로 이루어져 있어 코로나 걱정을 조금은 덜었다. 그리고, 음식도 좋았다. 

 

" 매화 향기가 마을에 가득하다" ....우리들 마음에도 매화 향기 같은 그런 따듯한 향내음이 가득하면 좋겠다.

 

 

특선정식 상차림 (2인).....음식이 정갈하고, 싱싱, 맛 좋고, 비쥬얼 좋고, 가격 대비 좋고...매우 만족함. 

 

 

점심특선 특정식 28,000원

점심특선 특정식 메인 메뉴인 사시미....두툼하게 썰은 회가 아주 씹는 맛이 좋고 싱싱하며, 식감이 좋았다. 가격대비 가정비가 좋은 훌륭한 일식집이었다. 

 

 

매운탕도 아주 좋았습니다. 베리 굳...

 

'강동일식' 모두 룸으로 밀폐된 룸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금 같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는 식사하기 좋은 것 같았다.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리고, 음식이 가격 대비 만족스러웠다. 말하자면 가성비가 좋은 일식집이었다. 먹고 나니 배가 포만감이 들었으며 만족 했다. 특히 점심 특선으로 나오는 사시미가 두툼한 게 아주 씹는 맛이 좋고 싱싱하며 식감이 좋았다. 오늘 결혼42주년 식사를 아주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되돌아 오는 길 (산책):

강동경희대학교병원
강동시니어클럽상담....커피...

* 2020 강동아트센터 송년음악회 2020.12.25 FRI, 7 pm. 

* 데미안 라이브 ...네이버TV 생중계 공연...2020.12.18 금, 오후 6시.

 

 

강동아트센터
앗, 견공 발 들고 오줌 싸네.....실제 고추 형상 파이프에서 물이 나오게 제작되어 있었는데, 웃음이 나왔다. 
한영외고
상일동 빌라촌...현대빌라..

명일원터가로공원....구천면길....

 

옛길 (구천면길) 과 명일원터 가로공원...

 

 九川面(구천면) 길의 유래; - 구천면 옛길은 한양과 동남내륙(이천, 충주, 문경새재)을 이어주는 역사 깊은 주요 국도로써, 조선시대 때는 광나루가 租稅物品(조세물품)을 운송하는 漕運基地(조운기지) 역할을 하자 태종 14년(1414)에 <轉運別監(전운별가)>을 상주시켜, 한강 이남 경기.강원 지역의 稅穀(세곡)을 운송.관리하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구천면길은 조선 성종 때 이 고장에 살았던 龜川(구천) 이효첨(李孝瞻)의 호를 따서 붙여진 이름으로, 1906년 행정구역 개칭으로 한글 음인 廣州郡(광주군) 九川面(구천면)으로 변하여 불리게 되었다. 구천 이효첨 (1405~1475) 선생은 함종어씨로 세종 12년 문과에 급제한 후 대사헌, 이조판서, 판중추부사를 역임했던 우리 고장 출신의 名臣(명신)으로 지금도 우리구에는 咸從魚氏(함종어씨) 후손들이 살고있다.

 

 

앗, 붉은 열매, 산수유 열매.... 
하늬어린이공원
상일동산 산책길...
대나무숲....나는 대나무를 보면, 단단함, 올곧음, 변함 없음 등이 떠오른다. 추운 겨울에도 변함없는 푸른 대나무, 우리 인간도 나무와 같을 것임이여! 
목련나무

<- 일자산 1.1KM, -> 명일근린공원 1.6KM..

 

강동고교 옆 체육 시설 ( 농구장, 축구장)
걷기 좋은 산길
정원교회 크리스마스 트리
상일동재래시장
앗, 고덕천...상일동 교차로 방향...
고덕천 제방 어린이놀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