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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편린15

년말 단상 - ( 2020.12.31 ) 년말 단상 시간의 블랙홀이 모든 것을 흡입하고 있다. 지나간 생각까지도 끌어들이고 있다. 이 혼돈의 종착역은 어디일 것인가. 내게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무수한 시선이 뾰족한 칼날이 되어 깊은 곳을 찌르며 관통한다. 아무 소리 지르지 못하는 질식의 고통..... 예민한 신경 마디마디가 머리 속에서 춤춘다. 촌음(寸陰)을 다투 듯이 뒷모습만 보이며 멀리 사라져 가는 것들아! 아, 허탈함이여, 애초에 이런 것은 아니었는 데, 온갖 불안감, 고독, 공포심은 서둘러 떠나 가거라. 모든 것을 할퀴고 세상을 어두움으로 덮으려 하던 그대여, 시끄러운 소음은 듣지 않으련다. 이제 그만 두어라 편히 쉬고싶다. 365일 하루하루를 모아 불 붙여 태우련다. 타버린 검은 소지(燒紙)가 하늘로 올라갈 것이다. 사라져 갈 .. 2020. 12. 31.
12월에 - ( 2020.12.03 ) 12월에 ​ 일년의 마지막 달력이 내 마음을 쓸쓸하게 한다. 한 해가 간다는 것이 왠지 아쉽고 허전하다. 올해는 여러가지 일로 내가 참 슬펐던 한해였다. 인생의 황혼기를 맞고 보니 하루 하루가 소중하게 느껴지면서, 하루 가는 것이 아깝고 너무 빠르게만 느껴진다. '코로나 블루'로 집 안에만 갇혀있다는 것이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나이 많은 우리 막내가 올해도 결혼 하지 못하고 지나는 것이 너무 측은하다. 마음 아프다. 세상이 크리스마스 캐롤로 밝게 빛나는 모습이어야 되는데 답답한 소식 뿐이다. 새벽 잠에서 깨어나 가족들을 위해 기도 해본다. - ( 2020.12.03 ) - 2020. 12. 3.
가을 앞에 서다 - ( 2020.11.01 ) 2015-11-01 남양주 불곡산에서 가을 앞에 서다 나무들이 붉은 옷 갈아입고 서있다 여기 저기 불타는 나무들을 본다 봄 새싹 푸르더니, 무더운 여름 가고, 시간의 노정(路程) 따라 단풍으로 이제 가을이 절정이구나 알리고 있다 길가에는 무수한 나뭇잎이 떨어져 있다 약간의 비에 젖은 낙엽의 길은 또 다른 만추(晩秋)의 우수(憂愁)를 느끼게 한다 사랑하기도 전에 가을은 가고 말 것인가? 가을을 붙잡아 두고 사랑하고 싶다 하나 하나 벗어 던지고 소멸하는 계절, ‘거리 두기’로 홀로된 나날의 삶이 우울감으로 힘들기만 하다 내 마음 속에 침전되어 있는 그리움의 파편들이 빗방울 듣는 가을 산을 적시고 있다 무리에서 떨어져 날아가는 철새처럼 힘겨운 시간들과 싸움하여야 한다 ‘코로나19’로 코를 덮고 입을 막은 마스.. 2020. 11. 1.
골목 시장 - ( 2020.02.25 ) 골목시장 흐릿한 날 시장 골목을 지난다. 약한 빗방울이 하나 둘씩 떨어진다. 객(客)은 없고 주인들만 가게 앞에 서성인다. 마른 명태는 입 벌리고 졸리는 듯 하고 시금치는 떠나온 두메 밭을 생각는 듯 하다. 시장 길에서는 늘 살아가는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누구를 기다리며 살아가는 .. 2020.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