立秋가 지나간 지 거의 한달./ 이제 애타도록 가을을 기다리지 말자. / 낙엽 타는 내음이 묻어나는 /
계절의 지점(地点)을 그리워 하지 말자. / 오늘 남한산성을 오른다. / 뜻밖의 雨中 山行. /오랜만의 산행/
자연과의 일체감을 전율(?) 처럼 느낀다. / 아! 살아있다는 생명의 환희같은 것을 느낀다.
출발 (08.09.01. 01:56:02)- 비오는 전철 플랫폼 창문 넘어로 한 컷. 멀리 잠실종합운동장이 보임.)
( 멀리 남한산성입구 주변 산이 보인다. 좌측 보건대학정문. 빗속에서 사람들은 바쁘다. 아! 바쁘다.사람들은.)
(남한산성 입구. 입구 소나무의 기품이 아름답다.멀리 하얀 구름이 가슴 싸아 하다 )
(산성입구 조금 지난 지점)
안타까워 하지마라./ 가슴을 치면 무엇하랴. / 모든게 속절없으니./ 나는 무엇 때문에 / 지금 가슴아픈가?/
新綠으로 생명이 약동하는데/ 나는 왜? 무엇 때문에 가슴 아픈가?
( 남한산성 산행도중 계곡물. 깨끗하고 맑은 계류(溪流)였다)
(녹음과 안개. 그리고 잔잔한 비. 조용함. 아, 이럴 때는 무슨 말이 가장 어울릴까?)
<산행중 김훈의 "남한산성"을 생각해 본다.> |
"죽어서 살 것인가? 살아서 죽을 것인가,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 살아서 더러울 것인가." 김훈은 남한산성에서 우리 역사의 가장 치욕적인 한 부분을 너무나 정교하게 묘사했다. 김훈은 이 치욕적인 것들을 수 있게 근엄하고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무라카미류'(일본작가)의 '미소스프'에서 처럼. 치욕적인 이야기들. 역사는 계속 돌고 돌아 지금도 이루어지는 일임을. 김상헌같은 척화파와 최명길가은 주화파. 그 사이에서의 갈등하고 고뇌하는 임금의 모습. 그것은 우리의 역사다. 아! 아! 우리는 살아 남아서 살기위하여 그 무엇을 해야한다. 이것이 죽음보다도 강한 것이다, |
(무수한 돌탑. 돌 하나에 너와 나의 기원이 있다.)
(조용한 白蓮寺(백련사)- 山寺는 고즈녁하다. 산성 오르막 계단 약간 전의 지점에 있음)
부처님의 네가지 진리-고집멸도(苦集滅道).
인생의 괴로움(苦)과 / 어떤 것에의 집착(集)/ 이것들을 없애고(滅) / 그리하여 인연법의 연기(緣起)의 사슬을 끊어 없애는 구도의 길(道)을 성취하는 것. 그것이 인생의 해법이라고 석가모니는 설파하였다.
고(苦) 즉 괴로움은 생노병사(生老病死)이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運命이다.
(남문(南門)매표소-조용한 적막감이 감돈다. 비오는 평일이어서인가?)
(비오는 날의 남문 모습- 단아하면서도 기품이 있다)
(산성 주차장. -오늘은 차들이 거의 없다)
(남한산성 로터리. - 모든 길은 차량은 이곳으로 통하느리라)
(조용한 산성초등학교- 미래의 꽃, 어린이들은 어디 갔을까? )
(다시 성남으로 회귀한 후. 산행 마지막 공복을 선지해장국(2,500원)과 시골막걸리(1,000원) 2잔으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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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아, 어디로 가려느냐? / 세상의 질곡속으로 / 나는 너무 지겹다./ 너무 시리고 아프다./
우리는 각자의 짐을 지고 고개를 넘어 왔느냐?/ 인생아, 오늘만은 서럽다./
왠지 그렇다는 거다./ 성남에서 가장 싼 국밥을 앞에 두고/ 나는 그래도 먹어야 한다./
그리하여 아둔한 내 자아를 / 깨우고 눈뜨게 하여야 한다./ 김치 한 토막과 고추 한 입을/
목에 집어 넣어야 한다./ 그리하여, 그러므로, 존재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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