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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꽃구경 (서울숲 공원) - (2014-04-03)

by the road of Wind. 2014. 4. 3.

벗꽃구경 (서울숲 공원)  - (2014-04-03)

 

비가 오는 우중충한 날이다. 오전에 무슨 일이 있어 서울숲 근처에 갔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을 거쳐 서울숲 수도박물관 구내를 통과하여 안전한 길을 택하여 갔다. 그런데 오후에 온다던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가랑비 정도이긴 하지만 이걸 어쩌나 하고 자전거 페달을 힘 껏 밟아본다. 가랑 비가 약간 오는 흐린 날의 강가 분위기는 왠지 운치가 있어 보였다. 인적이 뜸한 강가에 나가면 자유스러운 낭만적인 기분이 든다. 아무튼 기분이 좋았다. 일을 마치고 '서울 숲'으로 다시 들어가보았다. 이번 비가 오고 나면 벗꽃이 지고 말 터이기 때문이다. 조용한 서울숲은 사람이 없다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활짝 핀  벗곷을 보고 사진을 빗속에서 사진 몇장을 찍은 다음  한강가로 다시 나왔다. 우중(雨中) 싸이클을 하다 갑자기 순대국밥이 생각난다. 뚝도시장 할매집이 생각난 것이다. 나의 적토마를 뚝도시장으로 몰았다. 그런데 오늘 따라 할머니가 휴업이다. 왠 일인가? 지난번에도 허탕을 치게 만들더니. 이웃 가게에 물어보니 무릅 수술을 하여 병원에 계신다고 한다. 아이 참 이 걸 어쩌나? ' 꿩 대신 매'란 말이 있지 않은가?  찾아보니 뚝도 시장 바로 옆 길가에 순대국집이 하나 있었다. 올커니 잘 됐네. 순대국에 막걸리 한을 시켜 먹으니 기분이 나이스다. 비는 오는데 정말 좋다. 비오는 날 이런 조그만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냐?  파릇 파릇 새싹은 돗아 나오고 아름다운 봄이 얼마나 좋으냐 말이다. 나는 왠지 행복한 마음이 들었다. 막걸리 한잔의 행복에 겨웁다. 상춘(賞春)의 계절이다. 봄이 좋다. 봄은 아름다운 계절이다.

 

 

들어라. 들어보아라.

 

이 아름다운 소리는

 

우리의 진정한 안식처로

 

우리를 인도한다네.   

 

 

- <탁닛한, '행복' 중에서>

 

 

틱낫한 (Thick Nat Hanh) (1926~ ): 베트남의 승려, 평화운동가 / 17세인 1942년 출가함/ 베트남 전쟁 당시 전 세계를 돌며 반전 연설과 평화운동을 이끔/ 1980년 베트남 정부 탄압으로 프랑스에 망명하여 보르도 지방에서 수행 공동체 '플럼 빌리지' 운영, 달라이 라마와 함께 전세게에서 가장 존경받는 불교 수행자 중 한명이다/ 저서: <화해>, <지금 이 순간 그대로 행복하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