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오후
솜털같이 가벼운 구름과
어디론가 빠르게 지나가는 바람과
강가의 시설물에 할 일 없이 서있는 등대,
그 위에 그리움 하나 얹어놓고
흐른는 강물 따라 눈길을 옮겨 가며,
엽서 한장의 소식을 기다려본다.
기다림보다 더한 것은 외로움이다.
오늘도 오지 않을 기별(奇別)을 기다리며
왼 종일 바라보는 먼산을 향한 시선(視線),
겨울의 낮은 태양으로 부터 하얀 광선이
거실 바닥에 수평으로 밀려들고 있다.
강변북로를 택배차 한대가 미끄러지듯
달려가고 있는 어느날 오후...
- ( 2019.12.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