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20 여주 이포보에서
강가에서
나는 걸었네 강가를
우울한 마음으로,
길 가다 보이는 오리가족
강의 중심을 향하네.
아무 가진 것 없고
오늘 먹을 것도 없는,
오리가족도 행복해 보이는데,
나를 가로막고 있는 것은
강물인가? 절망인가?
강가의 마른 풀은
지난 봄의 푸른 생명이었을 것을,
그러나 풀 아래 땅 속에
단단한 뿌리가 있음이여,
다시 봄을 기약하리.
모든 것은 언제나 시작이다.
내 마음에 박힌 것들을 뽑고
다시 인생 찬가를 노래하리.
내 안에 있는 것들이여,
뿌리여, 희망이여,
사랑이여, 아름다움이여,
삶의 빛이여...
- ( 2020.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