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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일상들 ( life )

천상병 시인의 수락골 - ( 2018.03.13 )

by the road of Wind. 2018. 3. 15.

천상병 시인의 수락골 -  ( 2018.03.13 )

 

어제 부터 나는 집을 나와 우리 큰 아들이 살던 집에서 잠시 잠깐 거주하고 있다. 우리집 인테리어 공사가 시작 되었기 때문이다. 몇가지 음식 조리기구와 식기, 이부자리, 옷가지, 전기장판 등 만 조금 챙겨 나오고 집안의 가구는 모두 맡겨두었다. 마치 여행을 나와 어느 펜션을 빌려 있는 기분이다. 

 

오늘은 이곳, 서울 북부의 새로운 곳에 와서 운동 삼아 근처의 수락산 수락골을 다녀왔다. 수락골은 천상병 시인이 생전에 잘 다니던 수락산의 계곡으로 천상병 계곡으로 불리어 지며, 곳곳에 천상병 시인의 시를 적은 표말이 있어 문학 계곡으로 손색이 없다.  천상병 시인은 그 낙천적이고 순진무구한 정신의 소유자로 나는 이 시인을 아주 좋아하며, 나와 정서가 비슷함을 많이 느끼는 시인이다.  천상병 시인의 모든 시가 대개 감동을 주지만, 특히 천시인의 '귀천(歸天)' 를 읽을 때면 그 감동이 더욱 크다. "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인생의 종착점, 죽음에 대해서도 담담하고 낙천적인 이 시를 읽으면 가슴이 먹먹해 짐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또한 잔잔한 인생의 슬픔도 느끼게 된다. 허심탄회하고 소박한 인생관이다.

 

 상원초교 앞 길...


 마을버스 상원초등학교 정류소 ....노원 02, 05, 11번 버스...


아파트 측면의 산길...

 

수락산 아래 조용한 산책길.... 


지압보도에 관한 안내문... 


쉼터...

 

  


봄꽃 (진달래)

                 詩  임정숙


산 첩첩 물 첩첩

가마타고 가시던님 

새봄에 온다더니 참말 오셨네

당고개 넘어 시집가던날

가마 속에서 내다본 더디 핀 참꽃

아지랭이 사이로 못다 본 참꽃

되보러 오셨나

보고 싶은 참꽃은 한껏 보고 가면서

허리춤에 내 맘 왜 꺽어가나

화들짝 핀 님 

날 보러 온 줄 알았더니

참꽃만 보고 가네    

 

 

 

언제나 쉼터가 되는 정자는 반갑다...

 

수락산 등산로 ... 


 

체력증진 10계명:

 

..의도적으로 걷자.

..좋아하는 운동을 하자.

..운동모임을 가지자.

..1주일에 3번 30분이상 운동을 하자.

..운동을 생활화하자.

..집주위 운동을 파악하고 이용하자.

..MOVE~ MOVE~ 움직이자.

..대중교통을 이용하자.

..땀 흘리는 것을 두려워 말자.

..운동화를 즐겨신자.


상원중학교 뒷길...수락골을 향하여 가본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수락산기도원, 월드크리쳔교회" 란 간판을 돌아서자 나오는 집......십자가가 보이지 않고 교회 같지는 않는데...이 집을 돌아 나간다...넓은 공터가 있고 농작물을 재배하는 것 같았다.

 

여기 펜스 조그만 통로를 지나간다. 

한신 休 플러스 102 ....

 

한신아파트 곁의 무슨 절집....

 

↖ 천상병산길...

 

가뭄에 계곡물이 말라있다....  아, 이계곡을 천상병 시인은 상첫사랑하였단 말인가?

 

천상병산길...

 

각종 놀러가자, 등산하자 팜플렛...

 

 

 

행복

         천상병

 

나는 세계에서
제일 행복한 사나이다.

 

아내가 찻집을 경영해서
생활의 걱정이 없고

대학을 다녔으니
배움의 부족도 없고

시인이니
명예욕도 충분하고

이쁜 아내니
여자생각도 없고

아이가 없으니
뒤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집도 있으니
얼마나 편안한가.

막걸리를 좋아하는데
아내가 다 사주니
무슨 불평이 있겠는가.

더구나
하나님을 굳게 믿으니
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분이
나의 빽이시니
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나의 가난은....

                     천상병

 

오늘 아침 다소 행복하다고 생각는 것은
한 잔 커피와 갑 속의 두둑한 담배,
해장을 하고도 버스값이 남았다는 것.

 

오늘 아침을 다소 서럽다고 생각는 것은
잔돈 몇 푼에 조금도 부족이 없어도
내일 아침 일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난은 내 직업이지만
비쳐오는 이 햇빛에 떳떳할 수가 있는 것은
이 햇빛에도 예금통장은 없을 테니까......

 

나의 과거와 미래
사랑하는 내 아들딸들아,
내 무덤가 무성한 풀섶으로 때론 와서
괴로왔음 그런대로 산 인생 여기 잠들다, 라고,
씽씽 바람 불어라......

 

 


 

 

           천상병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 없이 서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쓸쓸한 계곡 모습...


 

자작나무..

수락골에는 독특한 바위도 보인다...

 

여기까지 왔다 돌아나갔다.

 

 


계곡흐름
             천상병

 

나는 수락산 아래서 사는데,
여름이 되면
새벽 5시에 깨어서
산 계곡으로 올라가
날마다 목욕을 한다.


아침마다 만나는 얼굴들의
제법 다정한 이야기들.

 

큰 바위 중간 바위 작은 바위.
그런 바위들이 즐비하고
나무도 우거지고
졸졸졸 졸졸졸
윗바위에서 떨어지는 물소리.

 

더러는 무르팍까지
잠기는 물길도 있어서......
(내가 가는 곳은 그런 곳)
목욕하고 있다 보면
계곡 흐름의 그윽한 정취여......

 

 

 

노원골 물소리 쉼터...

 

 

 

천상병

 

하루치의 막걸리와 담배만
있으면 스스로 행복하다고
서슴없이 외쳤던 시인.
'문단의 마지막 순수시인' 또는
'문단의 마지막 기인(奇人)'으로 불리며,
가난, 무직, 방탕, 주벽 등으로 많ㅇ는 일화를
남긴 그는 우주의 근원, 죽음과 피안,
인생의 비통한 현실 등을 간결하게 압축한 시를
쓴 누구보다 맑은 영혼의 소유자 천상병 시인이었다.

 

 

 

 

수락골 입구...

 


cafe DASIOI...

 


달팽이관 모양의 조형물.... ..

이곳 수락골 입구 길가는 음식점 천국이다.  등산객들이나 탐방객은 그냥 지나기 힘들 것이다...


나는 집에서 쓰는 컴퓨터도 챙길 수 없어 어떻하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전철역에 컴퓨터 쉼터가 있어 이곳에서 블로그를 포스팅 해본다. 

잠깐이지만 다른 곳에서 기거를 해본다는 것이 불편함과 같이 재미있기도 하다.  서울 동북부 지역은 수락산과 도봉산이 있어 살기에 좋고

행복한 곳이라고 말하고 싶다. 가까이 어디를 가도 아름다운 계곡과 암봉의 산이 있어 좋다.  한 10일정도 이곳에 있으면서 북한사, 수락산 둘레길 위주로 산책을 조금하며 이곳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겨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