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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일상들 ( life )

초겨울 - ( 2017.11.19 )

by the road of Wind. 2017. 11. 19.

초겨울 - ( 2017.11.19 )



                                                            2010.01.04  남양주 진중리




콧물이 좀 나더니 급기야 오늘은 감기가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집 사람이 먼저 년례 행사같은 감기 테이프를 끊고 내가 연이어서 감기 실행 중이다. 기온이 -6도까지 하강하고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다. 엊그제만 해도 주변 가로수의 단풍에 가을 기분이 들더니 이젠 을씨년스러운 겨울이 되었다. 눈이 펑펑오는 겨울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나 같은 사람은 운동에 제약을 받는 겨울이 싫다. 행동반경이 축소되고 그럭저럭 겨울이 가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등산 등 운동을 하더라도 두꺼운 옷을 챙겨입어야 하고 나중에 땀에 젖은 옷가지를 세탁하는 일만도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 늘 추억하나가 생각난다. 찬 바람이 쌩쌩 부는 겨울 저녁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군고구마, 찹쌀떡 등의 추억이 떠오른다. 옛날에는 주택가에 구멍가게도 귀했다. 그래서 긴긴 깊은 밤이 되면 배가 출출하고 고파와도 어디에 나가서 먹을거리를 사오기 힘들었다. 그럴때 창밖에서 "찹 싸알 떠억~~.  찹 싸알 떠억~~"  하고 찹쌀떡 장사가 골목을 돌아다니며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면 가까이오기만 기다렸다가 창문을 열고 돈을 내밀어 참쌀떡을 받아 먹는다. 아, 그때의 그 달고 맛있는 찹쌀 떡맛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군고구마는 저녁 사람들이 퇴근할 무렵 버스 정류소 근처의 포장마차에서 주로 팔았다. 군고구마 두세개를 종이봉투에 사들고 집에 가는 날은 행복한 날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지루하면서도 흐리고 추운 겨울은 지나가는 것이다. 가끔 눈 세상이 되면 겨울은 축복의 날이 된다. 강아지 부터, 어린이들, 젊은이들 모두 눈 세상에서 행복 찾기를 하는 것이다. 겨울은 조용하기만 하고, 때론 눈세상이 만들어져 기쁜 추억거리가 많이 생기는 계절이었다. 오늘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니 옛 겨울의 추억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