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조용한 준비 - ( 2020.09.10 )
○ 산 책: 걸음수 12,682 steps, 소모열량 463 kcal, 거리 9.19 km, 소요시간 01:57 hrs ( 08:40- 11:00, am ) , 속도 4.6 km/h.
○ 코 스: 고덕천- 고덕수변생태공원 ( 왕복 )
지루한 장마와 폭우와 태풍이 지나가고 청명 날씨다. 가을의 초입에서 개천가의 풀들은 푸르기만 하다. 봄의 설레는 태동기를 지나, 여름의 성숙기를 거친 풀들이 아직 최고의 활력을 보이고 있다. 점하나 보이지 않는 푸르고 드높은 하늘과 약간 서늘해진 공기가 가을의 시작을 알린다. 봄이 여름의 성숙기를 위한 준비 기간이라면, 가을은 모든 생명의 성장 스위치가 꺼지는 겨울의 조용한 준비 기간이기도 하다. 조금이라도 햇빛을 더 받아 양분으로 변화시켜 자신의 성장을 촉진하려는 치열한 경쟁은 아직도 계속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머잖아 푸른 숲은 자신의 무게를 조금씩 덜어내려 할 것이다. 먼길을 나설 때는 짐을 줄여야 한다. 몸집을 줄이는 것은 에너지의 소진을 느리게 한다. 숲은 자신의 줄기에 붙어 여름 내내 봉사한 잎들을 소리나지 않게 하나씩 정리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여름 내내 준비하여 맺게 한 열매를 강한 햇빛에 더욱 노출 시켜 붉게 익어갈 수 있게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결실도 지상에 떨어뜨려 내년 봄을 기약하게 된다. 생명은 부단하게 분출하고, 성장하고, 정지하고, 소멸하게 된다. 이 위대한 자연의 순환 싸이클에서 우리는 하나의 교훈을 얻게 된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탄생과 성장과 소멸의 유한한 숙명을 살아간다는 이치를 말이다.
오늘 오전 고덕천과 고덕수변생태공원을 걸어보면서 빛나고 찬란한 여름의 실상을 눈에 담아놓으려 열심히 이곳 저곳의 풀숲을 바라보았다. 더욱 진지하게, 더욱 세밀하게...나무들은 코로나가 기생할 수 없을 것이다. 화초(花草), 수목(樹木)이 부럽다. 초여름 부터 본격적으로 찾아온 코로나 때문에 이 보석같은 계절을 무의미하게 보내버리고 있다. 만약 코로나가 없었다면 나는 얼마나 많은 산들과 자전거도로와 섬들을 다녀보며 삶의 보람을 느꼈을 것인가? 매일 매일을 집 주변만 맴돌고 있다. 이런 생활 패턴은 마을로 경계가 한정된 깊은 벽촌에서 하루 하루를 보내는 것과 같다. 그래도, 강과 야산과 개활지를 가지고 있는 도시 변두리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를 하게 된다. 1~2시간을 걷거나 자전거로 바람을 쏘일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아, 언제쯤 이런 생활에서 탈피할 수 있을 것인가 궁금해 진다.
맑은 하늘의 가을이다. 가을은 겨울을 위한 조용한 준비 기간이다. 머지않아 쓸쓸함이 우리의 옷소매를 스칠 것이다.
삭막한 겨울이 이 푸른 자연의 표정을 지워버리기 전에, 조금이라도, 꽃 한송이 모습이라도 더 마음 속에 채워두어야 겠다.
백로가 어인 일인가? 물가에서 풀숲에 올라있다. 먹이 사냥 후 조금 쉬고 있나?
아무 미동이 없다. 경계심이 강한 백로는 어인 일인가?
외래종 풀 가시박인가?
개천의 비탈을 점령하고 있다. 줄기에 잔 가시가 많아 피부를 상처내고, 박히고 하는
저 풀을 나는 어릴 때 제일 싫어했다. 빨리 제거하고 다른 풀이나 꽃을 심어야 한다.
고덕수변생태공원
한강전망대
구리 토평지구 한강공원
강동대교
조류관찰대
풀잎병인가? 조금 이상하게 보인다.
고덕천교
풀숲 사이 얼굴 내민 조그만 야생화,
너무 귀여워 우리 손자,손녀같다.
이 녀석들 추석 때 집에 오려나?
포플러 나무가 없다면 우리가 여름의 바람결을
어떻게 눈으로 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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