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숲 - (2011-10-24)
눈부신 신록이 사라진 자리는
황홀하기 그지없다
차거워 지는 바람과
엷은 햇살이 가을의 시간을
자꾸만 재촉한다
가을 숲은 여름 내내
애쓰고 만들어 올린 결실들을
조용히 이 땅에 내려 놓고있다
고난의 때를 기다리며
육신의 비늘을 하나씩 벗어던진다
곧 숲들은 나신(裸身)이 될 것이다
여름 날의 생존 경쟁을 잊고
숲들은 서로 화해하며
각자의 선자리에서
서로를 보며 슬퍼하게 된다
칼바람이 몰려와
숲 사이를 해치고 나갈 때
봄날의 양지(陽地)를 생각하며
몸서리치며 울부짖을 것이다
지금 숲들은 얼굴을
붉게 매만지며
청량한 하늘을
또렷이 쳐다보고 있다
2011/10/22 강원 춘천 삼악산에서 / canon3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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