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629.9m) (육봉능선, 과천능선) / 2011-11-09
관악산은 서울, 과천, 안양에 결쳐 솟아있는 산으로 해발 629.9m의 높이다. 관악산은 개성 송악산(松岳山), 가평 화악산(華岳山), 파주 감악산(紺岳山), 포천 운악산(雲岳山)과 함께 경기도 오악(五岳)의 하나로 빼어난 수십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은 아름다운 명산이다. 이리 봐도 암봉이요 저리 봐도 암봉인 걸출한 암봉미를 자랑하는 빼어난 산이다. 빼어난 수십개의 봉우리와 바위들이 많고 오래된 나무와 온갖 나무들이 바위와 어우러져 사시사철 변하는 모습이 마치 금강산과 같다하여 소금강 또는 서쪽에 있는 금강산이라하여 서금강이라고 불리기도 하였다. 관악산은 그 꼭대기가 마치 큰 바위기둥을 세워 놓은 모습으로 보여서 ‘갓 모습의 산’이란 뜻의 ‘갓뫼(간뫼)’ 또는 ‘관악(冠岳)’이라고 했으며, 청계산,삼성산과 함께 옛 금천의 진산(鎭山)인 금지산경(衿芝山經)을 이루는데, 이 산경의 최고봉이기도 하다. 산봉우리의 모양이 불과 같아 풍수적으로 화산(火山)이다. 관악산에는 15개가 넘는 절·암자가 있으며, 태조 이성계가 서울을 도읍지로 정할 때 연주사와 원각사 두 절을 지어 화환(火患)에 대처했다 한다. 정상의 연주대는 관악산의 최고봉이다. 연주암은 바위벽에 걸려있는 암자이다. 관악산은 1968/1/15일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행락철에는 하루 10-15만명 선에 이르는 서울시민이 찾는 안식처이기도 하다.
등산코스:
○서울대입구-연주암-과천 코스:
사당동 관악산공원 입구(서울대 정문 옆) - 제1광장 - 제4야영장 갈림길 - 연주암 - 정상(연주대) - 연주암 - 연주샘 - 시흥향교(과천유원지) - 지하철 제2종합청사역 (4시간)
○서울대입구-연주대-사당동 코스:
신림동 관악산 입구 -제1광장 - 제4야영장 갈림길 - 연주암 -정상(연주대) -사당동 (4시간30분)
○낙성대-연주대 코스:
낙성대 - 보성사 - 연주대(1시간)
○사당역 방면 코스:
사당역- 연주대- 관악산공원입구 (4시간)
○과천방면 코스:
* 4호선 과천역-과천유원지(향교)-연주대-관악산공원 입구 (4시간)
*시흥향교- 연주암 - 정상 - 연주암 -제4야영장- 제1광장 - 관악산 입구
* 정부청사역- 육봉능선-관악산공원 입구 (4시간)
○인덕원 코스 :
인덕원역 -육봉능선-연주대-관악산공원 입구
○안양방면 코스:
*안양유원지-불성사-연주대-관악산입구 코스(5시간)
*안양유원지-소공원-팔봉능선 갈림길-불성사-연주암-제4 야영장 갈림길-제2광장-제1광장-관악산입구(서울대)
관악산은 역시 관악산이다. 악(岳)이 붙은 산, 기암괴석이 많은 산이다. 온통 암봉이요 암벽이요 암석이다. 그 바위 바위 사이의 소나무도 모양이 일품이다. 서울대 입구 계곡에서 단풍에 취하더니 능선에 오르니 기묘한 암봉에 취한다. 오늘의 등산은 <신림동 서울대 입구- 호수공원 - 제4야영장- 오봉능선- 연주암- 두꺼비바위능선- 과천 정부종합청사>의 코스로 등산을 하였다. 서울대 입구 계곡에서 붉디 붉은 애기단풍에 현혹되어 정신이 없다가 오봉능선에 오르니 오묘한 바위들 때문에 정신이 없다. 능선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안양 방면의 산기슭의 눈금과 서울 방면의 조망, 그리고 마주 보는 삼성산의 경치에 할 말이 없다. 취하고 취한다. 감탄사를 연발할 뿐이다. 나는 산에서 행복을 느낀다. 무한한 행복감이다. 좋아하는 음악을 한곡 repeat하며 등산에 열중하며 좋은 경치를 사진기로 찍다보면 무한한 행복감에 젖게된다. 오랜만의 관악산 등반에 일상의 작은 행복을 맛본다. 관악산을 오르고 과천 방향의 능선을 타면서 청계산을 바라본다. 우리 둘째 아이 회사 연구소가 이번에 저 산아래 판교에 입주했다. 이즈음은 우리 둘째 며늘아이에 대한 생각이 부쩍 늘었다. 마음씨 착하고 딸같은 아이가 막내 며늘이로 들어오면 얼마나 좋을까를 상상해 본다. 가족간에 서로 사랑하며 아끼며 오손도손 살아갈 일을 생각하면 행복한 마음이 든다. 애들들 내외와 오붓한 가족여행이라도 떠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나이 먹어 가니 더욱 그러한 생각이 간절하다. 아무튼 이일 저일 생각하며 상념에 젖으며 산을 오르니 어연 정상 부근이다. 연주암에 도착 별채 마루에 앉아 음료와 준비한 것으로 요기를 하며 관악산 통신탑을 바라본다.
연주암에서 잠깐 생각에 잠긴다. 인간은 무엇인가? 삶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등등 생각이 산란하다. 나이 회갑을 넘겼건만 아직도 정리가 안된 것들이 많구나. 중국 당나라 선승 임제(臨濟)는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入處皆眞)>이라는 어록을 남겼다. "어느 곳에 가든지 주인이 된다면, 그 모든 것이 그대로 참되다." 라는 뜻이다. 진실된 자아 즉 '자유로운 자아'를 이루면 모든 것을 진리인 경지에 든다는 것이다. 진리란 평상의 도리에 다름아니다. 초월적인 무엇이 아닌 것이다. 진리를 얻고 진실된 자아를 획득하는 것이 곧 자기 자신이라는 말인데 나는 지금도 아무 것도 없는 미마에 허덕이는 불쌍한 중생이다.
연주암 별채 마루에 앉아
나는 슬프다
삼라만상이 나를 보고 있는데
나는 슬프다
나의 좁은 마음은
미망에 허덕이며
산천대천에서 해메이는 구나
관악산 모든 바위 암봉들이
나에게 손짖 해대는 늦은 오후
나는 한갖 헛된 상념에
자유하지 못하고 묶여있다
인생의 삿된 생각에
묶여있는 어리석은 존재여
관악산이여
무한하고 진실한 힘이여
오늘 나를 용납하여 주어라
나의 작은 소견을
굽어보고 용서하여라
연주암을 떠나 관천 정부청사 방면의 능선을 타고 하산한다. 가는 길을 멈추고 자꾸 뒤돌아 본다. 저 관악의 오묘한 자태여! 거듭 거듭 경탄을 금할 수 없다.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숙인다. 아직도 나는 생각의 꼬리를 자르지 못하고 잡다한 상념으로 마음이 어지럽다. 가족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이것 저것 소원해 본다. 우리 큰아이 가족이 잘되고 복되길 바라고, 어서 똑똑하고 잘 생긴 손자 아이를 보고싶다. 내년 꽃피는 춘4월이면 이 녀석을 보리라. 그리고 집사람과의 아름다운 노후를 , 장모님, 어머님의 남은 여생의 건강을 위하여 기원하여 본다. 마지막으로 사랑스런 보석같은 우리 막내 아이가 어서 좋은 짝을 만나 인생이 주는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길 빈다. 아름다운 경치에 취하고 부족하지만 순수한 바램에 꼭 그렇게 될 것을 믿으니 마음이 훈훈해 진다. 능선을 타고 내려오다 보니 어느덧 정부청사 앞 마당이다. 이곳이 우리나라 행정을 총괄하는 중추인 곳이구나. 여기 저기 퇴근길 젊은이들의 모습이 눈에 띄이고 저들이 세종시인가 지방에서 주말 가족으로 고생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왜 정치인들은 표만 의식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렇게 좋은 곳에 이렇게 좋은 건물을 부서버리고 돈 들여 지방으로 이전한다?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처사다. <國有道 不變塞(국유도 불변색), 國無道 至死不變(국무도 지사불변) - 공자>란 말이 생각난다. '나라가 법이 서있어 평안하더라도 평소의 옹색함을 저버리지 말것이며, 나라가 법이 없어 어지러워도 죽기까지 자신을 변하지 말라' 뜻이다. 이 나라가 심히 불안정한 것 같다. 마음이 갈리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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