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 2011-11-19
등산코스: <마천역- 학암동 남한산입구 - 남한산성 우익문(서문)- 제5암문(연주봉성암문) - 연주봉 - 성주암 갈림길 - 골프장갈림길-
성불사 - 학암동 남한산 입구> ( 소요시간 약 3시간 )
서쪽으로 진행하는 태양의 늦가을 햇살을 받아 남한산은 빛나고 있었다. 오랜만의 남한산성 등산이다. 옛날과 달리 학암동 산성입구는 많이 변한 것 같다. 눈에 띄는 것은 등산복 매장도 많이 생겨 났으며, 음식점들도 늘어 성업중 이다. 등산은 곧 바로 계곡을 치고 올라가 우익문 우측의 전망대에 도착할 생각이었다. 계곡을 오르는데 여기 저기 단풍이 화려하게 물들었다. 계곡 중간에는 어느 산할아버지 흉상과 추모비가 서있었다. 이름없이 산할아버지로 불리던 분으로 이 계곡에서 움막을 만들어 남루하게 기거 하셨던 분인데, 계곡 길을 다듬고, 다리를 3개 만들어 놓고, 시멘트 층계 3개도 만들어 설치했으며, 단풍나무, 은행나무등 관상수도 심고 가꾸던 할아버님이 계셨는데 고인이 되셨다. 그래서 어떤 분이 2006년 식목일을 기해 그분의 선행을 기려 이 추모비를 세웠다고 한다. 아름다운 이야기다. 아무도 없이 홀로 남한산성 계곡에 움막에서 산짐승같이 생활하시다 쓸쓸히 유명을 달리한 분이지만 평소의 자연사랑과 등산객들을 위하여 노력한 일로 흉상과 함께 추모비가 서 있다니 감동적이었다. 언젠가 그분이 계곡 등산로를 정비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조그마한 선행으로도 많은 사람을 감동케 한다. 겨울이 성큼 다가 오는데도 아직도 단풍이 물들어 있다니 반가운 마음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또 한번 느껴본다. 계곡을 조금 오르면 헬기장이 나오며 여기서 부터는 아주 가파른 비탈이다. 땀이 뻘뻘 난다. 오늘은 등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익문에 당도하니 남한산성 보수로 길이 통제되고 어수선 하였다. 하는 수 없이 제5암문을 향하여 간다. 옹성암문 앞 벤치에서 음료를 마시며 쉬는데 조금 아래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무슨일인가 가 보니 큰 오소리 한마리가 미동도 하지 않고 웅크리고 있다. 아픈 모양이다. 동물보호소며 관리소에 연락들한다. 말 못하는 병든 동물이지만 모두들 안타까워한다. 어떻게 잘 치료되고 자연으로 다시 돌아가길 바란다. 암문을 뒤로 하고 연주봉옹성을 돌아 하남 고골 우측 산줄기를 따라 하산한다. 오후 5:15분 쯤이면 해가 지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 능선을 끝까지 주행 할 려 했지만 아쉽다. 발길을 돌려 콜프장 쪽으로 하산하다 성불사 우측 능선을 거쳐 처음의 학암동 산성입구로 되돌아 왔다. 그런데 마지막 능선길에서 많은 단풍을 만났다. 의외다. 이곳에 이렇게 단풍나무가 많이 있는 줄은 오늘 처음 알았다. 마지막 석양빛에 짙은 단풍잎이 참 아름다웠다. 나는 오늘 남한산성 등산으로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겼다. 감사한 일이다.
남한산엔 가을이 있었네
길 바쁜 나그네에게
가을의 단풍이 말을 걸어오네
하는 수 없이
길 멈추고 가을을 보네
해는 서산을 막 넘으려는데
가을이 아직 서성이며
말을 걸어오네
내가 해 줄 말이 무엇인가?
말없이 눈 마추며
남한산을 내려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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