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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나의 산행

북한산 (향로봉, 535m) - 아, 나의 북한산 (2012-01-22)

by the road of Wind. 2012. 1. 22.

북한산 (향로봉, 535m)  -  아, 나의 북한산 (2012-01-22)

 

아,  나의 북한산!  나의 사랑,  나의 사랑하는 북한산!  이 아름다운 산!  북한산이 있어 나는 이 지상의 일상에서 작은 행복감에 취해본다.  

 

북한산(北漢山)은 삼각산(三角山) 이라고도 불리우는 고도 837m의 서울의 진산이다. 서울시 도봉구,성북구,강북구,서대문구,은평구,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동,효자동,의정부시에 걸쳐있는 우리나라 10대 명산 중의 하나이다. 북한산국립공원은15번째 국립공원으로 1983년 지정되었으며, 그 면적은 서울시와 경기도에 걸쳐 약 78.5㎢, 우이령을 중심으로 남쪽의 북한산 지역과 북쪽의 도봉산 지역으로 구분된다.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는 도심 속의 자연공원으로 공원전체가 도시지역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그 아름다움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연평균 탐방객이 500만에 이르고 있으며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이런 아름다운 산을 지척에 두고 볼 수 있으며 탐방 할 수 있다는 게 인생의 커다란 즐거움이다. 북한산은 백운봉(백운대 836m), 인수봉(810m), 국망봉(만경대 800m) 세 봉우리가 마치 뿔처럼 날카롭게 솟아있는 데서 유래해 고려시대부터 근대까지 1,000 여년 동안 삼각산이라 불려져 왔으나, 1915년 조선 총독부가 북한산이란 명칭을 사용한 이후 1983년 북한산국립공원 지정과 함께 북한산이란 명칭이 공식화되었다. 

 

북한산 향로봉은 535m의 암봉으로 서대문구에 접해있으며 바위의 난이도가 심하고 위험하여 정상 입산이 통제되고 있으며 가끔 인명 사고가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워서 오르고 생명을 상실하는 어쩌면 슬픈 운명의 산이기도 하다. 북한산은 보기보다 험한 산이다. 해마다 산악사고가 늘어 나고있다. 그 원인은 산을 찾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안전산행의 의식 결여 때문으로 추정된다. 과거  2010년 북한산에서의 사고 발생 건수만 보아도 사망 8건, 골절이상 중상 70건, 경상 53건 이었다. 산은 만만히 볼 게 아니다. 외경심을 갖고 보아야 한다.  119구조대가 출동한 회수도 2009년에 1,295건으로 시작해 해마다 평균 15% 정도씩 빠르게 증가하고 잇다고 한다. 모험심과 위험에서 오는 스릴을 즐기려는 것이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그러나 모험이 재난이 되어서는 안된다. 산행은 욕심 내지 않고 겸손하여야 한다. 목숨 보다 더 귀중한 것이 어디있겠는가?  성경에서도 천하를 얻고도 제 몸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고 경고하고 있다.

 

설 하루 전날 등산이라니 집사람이 전화로 야단이다. 불광역에서 환승 독바위역에 내리니 12시 반경이다. 김밥 하나로 점심을 마치고 불광사 루트로 향로봉 등산을 시작한다. 불광사에서 조금 오르니 바위 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있다. 아, 저 아름다운 북한산의 자태! 나는 흥분된다. 역시 북한산이다! 감탄에 감탄이 연방 터져나온다. 정말 너무 멋 진 모습에 마음이 황홀해 지는 기분이다. 향로봉에 가기까지 능선을 오르면서 주변 경치에 감탄사를 연발하였다. 마지막 향로봉, 입산금지 지역이지만  사진 때문에 처음으로 정상을 올라본다. 향로봉 정상에서 보는 저 북한산 삼각봉, 비봉, 문수봉, 나한봉, 보현봉 등의 전경은 감탄의 말 이외에 무어라 형용할 수 없다. 향로봉에서 지척에는 비봉이 있다. 신라 진흥왕순수비가 있는 봉우리이다. 멀리 순수비가 사람처럼 서 있었다. 비봉을 배경으로 하는 북한산의 파노라마가 너무 아름답다. 향로봉에서 내려서서 마당바위로 올라간다. 여기에서의 경치도 일품이다. 눈에 담기도 시린 아름다운 경치다. 오늘 문득 북한산이 나의 가슴에 자연이 갖는 오묘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산을 어찌할꼬? 이제 하산이다. 하산은 비봉 아래 진관계곡 갈림길에서 구기계곡으로 빠져 구기동 이북5도청으로 내려섰다. 생각컨데 북한산은 지금 이 시간에도 그 아름다움이 나의 뇌리를 감싸고 있는 것이다. 아, 나의 아름다운 북한산이여!

 

오늘의 산행코스: 독바위역-불광사-향로봉- 비봉아래삼거리-구기계곡-관음사- 탐방지원쎈터(구기분소)-이북5도청- 현대빌라앞 정류소

 

비봉의 진흥왕 순수비: 진흥왕이 새로 공략한 국경지대를 순시한 다음 세운 기념비이다. 진흥왕은 백제의 영토인 한강 중류지대를 차지하고, 고구려 땅인 함주(咸州)·이원(利原) 근방까지 정복하여 신라 최대의 영토 확장에 힘썼는데, 이를 기념하고자 순시(또는 순수)한 곳마다 기념비를 세우게 하였다. 현재까지 알려진 순수비로는 창녕비(昌寧碑)·북한산비(北漢山碑)·황초령비(黃草嶺碑)·마운령비(摩雲嶺碑) 등 4개가 있다. 비의 옆면에 김정희와 조인영이 답사하여 판독한 사실이 새겨져 있으며, 원래는 북한산 비봉에 자리하고 있었으나 보존하기 위하여 경복궁에 옮겨 놓았다가, 1970년부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신라 진흥왕 16년(555년)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비신 높이가 1.54m, 너비가 0.69m, 두께가 0.16m이다.

 

 

 

 < 북한산 (北漢山) >    /  김장호

 

어버이를 여의고 나는 

내게 지붕이 없어졌다고 느꼈다.

 

분가를 하고서는 더구나

내가 외톨이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돌아보며 돌아보며

됨됨이를 탓하면서

 

골목마다 책갈피 마다

아, 신열로 달아오르던 나날,

 

문득 머리위에 덮여오는

지붕,

 

눈이라도 퍼부을 것같은 동짓달 산그늘을

시나브로 흔들리는 우듬지의 바람으로

녹슨 숲을 헤치고 손톱밑을 헤집고

 

하냥 기어오른 마루턱

어쩌자고 벼랑가에 잠드는

나를 만났다.

 

도시 어디를 해매다가 이제 오느냐고

그제사 눈을 비비는 나를 끌어안고

소리치는 산이 있었다.

 


김장호 (1929~1999 ): 시인, 교수/ 부산 출생/ 혜화전문을 졸업/ 동국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정년퇴임 후, 1999년 뇌졸증으로 타계했다/ 생전에 아홉 권의 시집을 냈고, 대표시집 <동경 까마귀>로 한국시인협회에서 주는 한국시협상과 이상화 시인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일찍이 시극에 관심을 가져 한국 시극운동을 개척한 산 증인이자, 한국의 산을 새롭게 해석하여 산시집 <북한산 벼랑>, <너에게 이르기 위하여>, <신발이 있는 풍경>, <신발산> 등을 출간한 알피니스트였다. 그 중 <신발산>으로 팬문학상을, 김승호와 공저로 발간한 에세이집 <우리산 옛절>로는 영랑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시론 뿐만 아니라 비교문학과 희랍 비극에도 조예가 깊어, 동국대 재직시절에는 후학 양성에 힘쓰기도 하였다. 특히 그의 에세이는 폭넓은 지식을 내보이면서도 정밀하다는 평을 받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