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산 슬기봉(431.6m),수암봉(398m) / 2012-03-14
수리산(修理山)은 469m의 높이로 경기도 안양시, 군포시, 안산시의 경계를 이루는 산이다. 수리산은 태을봉(488m), 슬기봉(451m), 관모봉(426m) 및 수암봉(395m)등 크게 4개의 봉우리로 구성되어 있다. 수리산은 뾰쪽한 봉우리의 모습이 마치 독수리의 형상이라 하여 수리산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하며, 수리산역 가까운 슬기봉 기슭에 신라 진흥왕 때 창사된 수리사란 절이 있다. 안양방면으로는 병목안이라는 긴 계곡
이 이어져 있으며 여름철에 피서에 적당하다. 안양시 만안구청 뒷편 기슭엔 삼림욕 코스도 있다. 수리산은 200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수리산은 곳곳에 암봉이 있고 울창한 수림으로 깊은 맛을 주며 조망이 매우 우수하다. 태을봉과 슬기봉에서는 군포시가, 수암봉에서는 안산시가 한눈에 보이고 수리산을 관통하는 서울외곽도로가 시원하게 보인다.
등산코스:
○ 수리산역-슬기봉-태을봉-관모봉- 산본역 / 명학역 방면 ( 3-4시간 정도 )
○ 산본역...태을초교-관모봉-태을봉-슬기봉-수리산역 ( 5시간 정도 )
○ 안양역...병목안삼거리 - 관모봉- 슬기봉 / 수암봉 ( 3-4시간 정도 )
○ 안산역...수암동 - 수암봉 - 슬기봉 -태을봉- 관모봉 ( 3-4시간 정도 )
오랜만에 군포 수리산을 등산하게 되었다. 날씨는 영하 1도정도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 쌀쌀하다. 김밥 하나를 사려고 과천 어린이 대공원역에 내렸으나 살 수가 없어 토스트 하나를 사서 다시 수리산역 으로 출발하였다. 수리산역에서 출발하는 등산길은 능선으로 이어져 경사도 완만하고 아주 좋다. 산책하는 기분이다. 슬기봉 등산로도 중간 중간에 나무 계단과 전망대를 만들어 놓아 등산이 수월하였다. 슬기봉 정상 바로 아래의 나무다리에 오르니 경치가 시원히 열리며 태을봉, 관모봉, 수암봉, 병목안계곡이 훤히 보여 마치 부채살의 중앙에 서 있는 듯 하다. 날씨가 맑으면 멀리 관악산도 보이는 곳이다. 오늘은 바람불고 흐린 날씨이지만 정말 멋진 조망이다. 나무다리 위에 있는 의자에서 약간의 요기를 하고 곧 바로 수암봉으로 향했다. 여기서 부터 수암봉 까지는 약간의 굴곡이 있으며 산행이 재미있다. 주위 계곡에 수림이 깊고 우거져 있어 깊이감을 느끼게 한다. 수암봉에 오르니 이 또한 경치가 그저 그만이다. 그런데 바람이 강풍 수준이다. 바람 한 번 대단하였다. 전망대 난간을 붙잡고 겨우 사진을 찍을 수 있으리 만큼 강했다. 수암봉은 이름 그대로 암봉이 수려하다. 수암봉을 지나 수암동으로 하산하였다. 하산중에 한 아주머니가 비취파라솔에 의지하여 오후 4시가 넘었는데도 막걸리 좌판을 내어 놓고 있다. 아무도 없어 참 안되 보였다. 속도 비어 시장하기도 하고, 없는 사람 도와 주기도 하고, 그런 생각으로 하산주를 먹게되었다. 두잔 먹고 내려 가려는데 반잔을 서비스로 더 준다. 산까지 운반 하기도 힘들 텐데 이건 아니다 싶어 또 한잔, 또 한잔 하다 보니 기분이 좋아질 정도가 되어 하산하였다. 내가 산에서 술을 먹는 것은 극히 이레적인 일이다. 산에서는 항상 사고에 주의하여야 한다. 한 스텦 한 스텦을 신경쓰는 것이다. 수암동으로 기분 좋게 내려 오니 마침 수암동 버스정류소에서 오이도행 30-2번 버스가 있었다. 온 김에 서해 바다 풍경 사진 한장 찍어 볼까하고 오이도까지 갔으나 버스로 안산 시내을 거쳐 가는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밖은 벌써 캄캄한 밤이다. 사진은 고사하고 주변은 썰렁하였다. 나쁜 날씨 탓인것 같다. 네온 불빛만 해변을 쓸쓸하게 할 뿐이다. 내가 생각을 잘 못 한 것이다. 그냥 올 수 있겠는가? 수산 시장을 기웃 거리다 즉석에서 회 한접시를 시키고 막걸리를 사와 기분 좋게 또 한잔을 마신다. 시장 안에서 시장 상인들의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서 삶을 느끼며 한잔 하니 더없이 좋았다. 한잔 먹고 시장을 벗어나니 회를 먹으면 매운탕인데... 이곳 저곳을 찾다가 북적이는 수제비, 매운탕 집을 발견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근처 공장지대에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꽉 차있다. 왁자지껄 주거니 받거니 보글보글 매운탕은 끓고... 오래간만에 사람 사는 풍경을 보는 것 같았다. 매운탕 8,000원, 공기밥 1,000원. 참 싸다. 맛도 최상이다. 나도 오랜만에 그렇게 좋아하는 매운탕으로 나의 애간장을 다 녹여 내었다. 정말 베리 굿. 잊을 수 없다. 앞으로 오이도에 가면 반드시 들를 수 박에 없는 곳이다. 이렇게 오이도의 저녁은 즐거웠는데 오이도역으로 나와 전철로 집에 귀가하니 밤 10시가 넘었다. 아차 오늘 너무 늦었네.... 그러나 보람은 있었다. 살면서 이런 날도 있어야 한다. 대단해서가 아니고 소박하나 스스로 만족하는 행복감, 그런 것이 중요하리라.
오늘의 산행코스: 수리산역- 도장초교옆 입구- 슬기산- 까치산- 수암봉- 수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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