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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길 (trekking)

남한산성 사기막골 - (2015-08-15)

by the road of Wind. 2015. 8. 15.

남한산성 사기막골  -  (2015-08-15)

 

 

오늘은 광복 70주년 되는 해의 광복절이다. 의미가 어느 해와는 남다른 것 같다. 날씨가 몹시 무덥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이다. 습도도 높다.

아, 어디로 가볼까?  어디가 좋을까? 정답은 남한산성 트레킹이다. 성곽 길을 가볍게 걸으면 괜찮겠지?

 

그런데, 차량 정체가 문제였다. 성남 수정구 산성역을 지나 남한산성으로 오르는 길, 342번 도로와 수정로 분기점에서 남한산성 오르는 방향의 차들이 가만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아차! 저기 저 길, 주차장이다.  순간적인 판단으로 이건 아니다 차를 돌리자 하고 수정로로 방향으로 핸들을 돌렸다.

 

그러다 보니 자연 남한산성 언저리인 사기막골로 가게 되었다. 가서 생각하길 참 잘했다. 탁월한 선택이네....그런데 사기막골 근린공원을 비롯 하여 주변에 한 곳의 주차 공간도 없다. 갓길에도 공간이 없다. 이걸 어쩌나 하고 기다리는데 마침 차량 한 대가 빠져나온다. 오케이, 오, 굳...

 

 

 

사기막골이라는 지명이 많은데 이런 지명은 옛날 사기그릇을 굽던 막이 있었음을 뜻한다. 2010년에는 성남시가 사기막골 초입에 사기막골 근린 공원을 조성하여 공원내에 도자기를 굽는 전통가마터전통체험관, 정자 등을 설치해 시민들에게 도심 속에서 전통의 미와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2만1천620㎡규모로 조성되어 있다.  당시 토지매입비 138억을 포함 20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었다 한다. 공원앞에 소규모 주차장도 있으며 무료여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등산 차비를 간단히 하고 근린공원을 지나 사기막골로 트레킹을 시작했다. 공원내 정자나 그늘이 있는 곳이면 사람들이 모여 있다. 그런데 공원 에 있는 분수대에는 난리가 났다. 어린이들이 분수를 맞으며 시원하게 무더위를 쫒아내고 있었다. 아주 신이 난 모습들이다. 나도 홀라당 뛰어 들어가고 싶어진다.

 

오늘 나는 사기막골의 진면목을 보았다. 아니 체험 하기도 하였다. 근린공원에서 계곡으로만 걸어 올라갔다. 맑은 개을 물이 흐르는 그늘진 계곡에는 여기 저기 피서를 위해 돗자리등을 깔고 음식을 먹으며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계곡이 참 좋았다. 여지껏 나는 이곳에 오면 등산로로만 다녔으니 이런 계곡을 알리 만무하다.

 

사기막골에는 대원사란 가정집 같은 조그만 절이 있다. 마당에 봉숭화 등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대원사를 지나 바로 우측으로 나있는 계곡길을 걸었다. 사람들 노는 모습도 보고, 녹음이 우거진 숲도 바라보면서 더운 줄 모르고 산을 오르게 되었다. 중류 정도 계곡길을 가니 '만수천 약수터/ 사기막골' 이란 이정표가 있다. 만수천 약수터 까지만 갔다 되돌아오자...하고 계속 계곡길을 오른다. 어느 정도 지나 마지막 계곡쪽으로는 길이없고 약수터일까 산 능선을 향해 길이 보였다. 그런데 욕심이 생겼다. 이 계곡을 게속 한번 올라볼까?  하는 충동을 느껴 길없는 계곡을 걸어 올라갔다. 물이 거의 말라버린 계곡길은 걸을 만 했다. 계곡은 오르면 오를 수록 경치가 더욱 좋아지고 물도 흐르고 있었다. 더위에 물을 보니 시원한 물에 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남한산성에선 난생 처음으로 조용한 숲 속에서 알탕(?)을 하였다. 옷을 훌라당 모두 벗고 가져간 조그만 수건으로 물을 묻혀 전신을 닦으니 아주, 매우 시원하였다. 정말 시원하였다. 아무도 없는 깊숙한 계곡에서 나는 나신(裸身)이 되어 자연과 한통속이 되어버렸다.

 

 

남한산성

사기막골

깊은 계곡에서

알탕을 하다.

 

하늘과 땅

바위와 나무들이

비밀리 바라보고 있는데

 

나는 믿을 수 없는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시릴듯한 계류를

내 몸에 끼얹자

나의 모든 본능의 촉수가

전율하듯 나를 흔든다

 

오직 관능만이 

민감하게 움직인다.

 

여기에서

세상의 도덕의례가 무엇이며

고매한 사상이 무엇이며

영혼을 논하는 종교가 무엇인가?

 

나는 완전한 자연인이 되어

사기막골의 모든 자연과

하나가 되어본다

 

굿바이,

굿바이,

너의 거짓 가면을 던져버려라

 

지고지순한 마음으로

너를 정화하라

 

어디서 바람의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굳바이,

굳바이,

너의 단단한 외피를 벗어버려라

 

 

 

어느 정도 상류로 올라왔다는 생각을 하고 다시 계곡길을 내려왔다.  

그리고 오른 쪽 산등성이 방향의 산길을 따라 걸어올라 갔다.

아, 무덥다...숨이 막히는 것 같다.

 

걷고 걷고 능선을 오르고 남한산성 방향으로 계곡 길을 걸었다. 가다가 황송공원 방향의 길로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도 묘미가 있었다. 좋은 길이다. 단조롭지가 않다...시계반대 방향의 원을 그리며 하는 원점회귀 트레킹 산행이었다. ....

갑자기 떠나느라 먹을 것도 준비없이 물 두병만 달랑 들고 무더운 여름 무모한 등산을 하였다. 하산 후 집 근처까지 와서 오후 4시경에야 점심을 먹었다. 감자탕과 냉 막걸리 맛 이 꿀맛이었다. 무더운 여름 산행은 무리하면  더위 먹게되고 상당히 부담이 되는 위험성이 있는 산행임을 알게 되었다. 무더위가 대단하여 산에도 등산하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았다.

 

 

트레킹 코스:  사기막골 근린공원~대원사~ 사기막골 계곡 ~ 계곡 우측 능선 길 ~ 남한산성 능선~ 청룡약수터~ 황송공원방향 ~ 대원사 방향 계곡길 ~ 사기막골 근린공원.

 

 

 

 

 

 사기막골 근린공원:

 

 

 

 

 

 

 

 

 

 

 

 

 

 

 

 

 

사기막골 계곡...대원사 하류...

 

 

 

 

 

 

 

 

대원사:

 

 

 

 

 

 

 

 

 

 

 

 

 

 

 

 

 

사기막골 계곡...대원사 상류...

 

 

 

 

 

 

 

 

 

 

 

 

 

 

 

 

 

 

 

 

 

 

 

 

 

 

 

 

 

 

 

 

 능선길...남한산~왕기봉 사이의 능선으로... 

 

 

 

 

 

 

 

 

 

 

 남한산성 능선길...

 

 

 

 

 

 

 

하산 길...황송공원 방향...

 

 

 

 

 

 

 

 

 

 

 

 황송공원 가는 길에서 벗어나 대원사 방향의 계곡 길로 내려 서다...

 

 

 

 

 

 

 

 

 

 

 

 

 

 

 

 

 

 

 

 

 

대원사~근린공원 원점 회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