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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나의 밥한끼

남원추어탕 맛집 - (2015-11-09)

by the road of Wind. 2015. 11. 9.

원조남원추어탕 맛집  -  (2015-11-09)

 

 

엇그제 일로 요즘 몸 컨디션이 말이 아니다. 사람이 환자처럼 된 것 같은 기분이다. 힘도 없어진 것 같고, 맥이 빠진다. 어제 저녁에는 귀에 이명도 들려온다. 싸아싸아 하고 바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내 몸이 많이 쇠약해졌나보다 하고 걱정이 많다. 

 

등산도 즐겨 다니고 무서운 것 없이 활동하던 내가 순간에 이지경이 된단 말인가? 참 한심하기도 하다. 왠지 갑자기 몸무게가 2kg이상 줄었다.

 

심란한 마음에 고향 어머님께 안부전화를 올리니 괜찮다고 하시며 고향 소식을 전하는데 또 마음이 울적하였다. 우리 시골 마을 대학생 1호이신 선배께서 72세를 일기로 타게하셨다고 한다. 그러면서 본인을 고향에 묻어달라고 유언하셔서 엊그제 고향에 매장했다고 한다. 평소에는 고향에 얼굴 한번 보이지 않던 이도 마지막에는 고향을 찾는 것이다. 나는 이 형을 젊을 때 하늘 처럼 보았다. 잘 생긴 미모에 훤칠한 키에 무언가 모를 고상한 인상이 묻어나던 분이다. 더우기 서울의 유수한 대학 법대에 합격하여 우리 고향의 자랑이 되었던 분이다. 그런 분이 수한을 다 채우지 못하고 몹쓸 병으로 타계하셨다는 소식에 마음이 매우 울적하였다. 참 안되었다는 동정심이 가슴을 짓누루는 것 같았다.

 

아침 집 사람이 무언가를 내놓는다. 무언가 했더니 둘째가 아버님과 같이 몸보신할 무엇을 드시라고 봉투를 하나 건냈던 모양이다. 회사 일도 바쁜데 부모 걱정을 이렇게 세심하게 해 주는 아들이 너무 고마웠다. 알아보니 몸이 허약하여 드리는 이명에는 찰밥이 좋으며, 추어탕도 좋다는 것이다. 그래서 모처럼 동네 인근의 유명 추어탕집을 찾았다. 이상하리 만큼 이 집은 잊어먹고 있다시피한 집이다.

 

택시를 타고 집 앞에 도착하니 실내는 만원이다. 이 곳에는 추어탕집이 두 곳 있는데 유독 이집 더 북적이는 것 같았다.  남원추어탕은 너무나 많다. 남원이 그많큼 추어탕으로 유명하다고 할까?  이 곳 <원조남원추어탕> (02-498-8649 / 서울 광진구 화양동 42-14) 은 추어탕으로는 유명한 것 같다.  어찌되었건 먹고 살려고 추어탕을 훌훌 불며 한입 입에 집어넣으니 산다는게 무엇인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어떻게든 살아야 하니 잘 먹어야 한다. 굳센 각오로 한입 먹고 한입 먹고...나는 추어탕 그릇 만큼이나 작아지면서 이상하리만치 초라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오랜만에 맛 보는 추어탕을 다 비우고 나니 몸에 활력이 도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의 이전 상태를 잊어먹고 활력있던 때만을 생각하려하니 마음이 한층 가벼워 졌다.

 

 

 

 

 

'건대맛의 거리'  성수동쪽 입구...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이다. 성수4거리 코너에 있다. 이 곳은 원조, 본가 라는 추어탕 집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이 집은 주인장이 분재를 좋아하나보다. 온갖 분재가 아름답게 진열되어있다.

 

 

나는 이 추어탕 한 그릇을 삶을 걸고 먹듯이 하였다. 먹어야 살기 때문이다. 먹는 것이 중요하다.

 

 

벽에 붙은 메뉴판... 

 

 

   

 

 

 

  

 

 

'남원시지정향토음식' ...이건 무슨 뜻인가? '광진구 맛집멋집'SBS-TV 방영 홍보판, 그리고 각종 상장들...

 

 

 

오랜만에 추어탕 한 그릇을 먹고 집사람과 길을 걸어 오면서 이곳 저곳 골목들과 주변을 둘러보면서 세상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앗다.

성수4거리를 지나 영동교 방향으로 오는데 <전주추어탕>집도 있었다. 주차장도 길가에 좋았으며 전주도 추어탕이 유명한가? 다음번에 한번 들러보고 싶어졌다. 추어탕 맛은 거의 거기서 거기일 터인데 1~2% 다른 그 무엇이 손님을 잡는 비결이 되리라 믿는다. <원조남원집> 추어탕은 국물이 참 진하다. 이 집이 남다른 네임벨류를 얻게된 그 무엇이리라 생각해 본다.   

 

 

 

  

 

 

어느정도 걸어오니 골목시장 입구다. 이곳은 시장이 많고 크기로 유명한 곳이다. 영동골목시장, 노륜산골목시장, 능동로골목시장이 사선으로 이어지며 무수한 점포를 거느리고 있었다.  비어있는 가게는 하나도 없었다. 신기한 일이다. 여기에 분명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증표일 것이다. 골목시장 구경은 언제 보아도 정겹고 재미있다. 나도 가끔은 이 골목시장을 구경하다 허름한 선술집에서 막걸리 한잔을 하곤 하기도 한다.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긴다. 동시에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현실 학습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물건 하나를 팔아보려고 열심히 진열된 물건을 배치하고 손질하는 상인들의 모습이 가슴에 그대로 각인되기도 한다. 삶이란 엄중한 것이다. 우리는 우선 먹고 살아야 한다.  

 

 

인생을 배우고 싶거나, 삶의 현실을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거나, 옛날의 향취를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이 시장을 둘러보고 맛있는 음식을 먹어보기도 하고 한강가 뚝섬유원지에서 오랜만의 쉼을 가져보고 자신의 과거를 회상 해 보아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