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 ( 2016-06-24 )
오늘 하루가 갔다.
시계는 정확히 3시간이 남은 저녁 9시를 가르키고 있지만
오늘 하루가 모두 흘러간 것 같다.
정말 바쁘게만 느껴지고 어수하게만 보낸 하루였다.
그렇게 쌩쌩하던(?) 손자가 아침 부터 열이 펑펑 오르고 동네 병원으로,
그리고 하루 종일 열이 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춥다고 벌벌 떠는 아이를 곁에 두고
걱정되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냈다.
이제 막 직장에서 며느리가 오고, 애비도 도착하고,
나는 컴퓨터 앞에서 비발디 4계를 들으며 한 숨을 크게 한번 쉬면서 이 글을 쓴다.
비발디 '사계'는 언제 들어도 감동적이다.
사계 중 '봄' 악장 중 느리게 여유롭게 감미롭게 울리는 선율은 내 마음을 위무하는 것 같다.
인생에도 무수한 사계(四季)가 있음을 경험으로 안다.
웃고 울고, 웃고 울다 하면서 가는 인생인 것 같다.
인생은 슬픔과 괴로움의 파상적인 연속선상에 있는 것 같다.
일체개고(一切皆苦),
"모든 것이 괴로움이다"
"인생은 고(苦)이다" 라는 명제 앞에서
고타마 붓다도 29세에 왕자의 지위, 처자식까지 뒤로하고 출가하여 황량한 속세의 벌판으로 나아간 것 아닌가?
살면 살아 갈 수록 "인생은 고이다"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그래도 걸어가고 걸어가야 하는 길, 그 것이 인생인 것 같다.
다행인 것은 주변에 서로가 한없이 애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두고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안인가 생각한다.
괴로운 세상에서 사랑만이 위안이고 구원이다.
명멸하는 저 도회지 건물들의 불빛을 바라본다.
모두들 지친 몸으로 집에 들어와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다정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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