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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일상들 ( life )

대한(大寒) - ( 2017.01.20 )

by the road of Wind. 2017. 1. 20.

대한(大寒) -  ( 2017.01.20 )


대한(大寒)은 24절기 중 마지막 절기이다. 그후 일주일을 경과하면 설날 이고, 다시 15일을 경과하면 일년의 처음 절기인 입춘(立春)이다. 이렇게 한 해가 시작되며 보름 단위로 새로운 절기가 계속 진행하게 된다. 겨울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대한 답게 오늘은 대설이 내렸다. 온 세상이 함박 눈으로 뒤덮여 아름다운 설국(雪國) 을 만들었다. 시골에서는 옛날 콩을 방이나 마루에 뿌려 악귀를 쫒아내며 새해맞이를 하는 풍습이 있다.  대한(大寒)에 대설(大雪)이 반갑다. 이 풍진 오염 세상이 깨끗하게 정화되었음은 한다. 


집에 있으면서 남창(南窓)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따사로이 느껴진다. 집 주변 한강가에도, 주택가에도, 공원 잔디밭에도, 지붕위에도, 어린이공원에도 온통 하얀 눈이 내려있다. 동심으로 돌아가서 옛날을 생각하고 싶다. 순수한 마음으로 되돌아가고 싶다. 남을 분석하고 잘했다 잘못했다 비판하는 영상매체들을 꺼놓고 순수한 자연에 눈을 돌려보고 싶다.  잠간 왔다 사라지는 눈처럼 우리도 잠깐 왔다 사라져간다.  




영동대교...그리고 뚝섬유원지...하얀 눈은 대설의 얼굴이다.



한강 남산 방향...멀리 성수대교, 그 북단 서울 숲 방향...



바쁜 걸음의 차량들...1층 위에 2층, 2층 위에 3층,...이렇게 포개어 사는 도시 사람들...시멘트로 만들어진 구축물의 집합소...어떤 사람은 필생의 작품으로 서울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초고층 빌딩을 만들어 놓고 최후의 말년을 보내고 있는 사람도 있다. 인간의 꿈은 한도 없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제 모든 인간의 구조물은 주위의 자연과 호응할 수 있는 그 무엇이라야 한다고 믿는다. 사람과 호응하고 자연과 호응하고 조화되고 서로 살아나는 상생의 그 무엇이어야 한다. 특정 부류의 인간들만 누리는 건물, 장소, 또 자연을 부조화하게 만드는 어쩌면 자연을 도발하는 상극의 어떤 것은 무엇이든지 간에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교통 지옥을 유발하고 오염을 유발하는 것들은 무엇이든 길게 보아 인류의 행복에 기여하지 못 할 것이다. 거대한 도심을 넓은 한강은 모든 것을 알면서도 말없이 흐르고 있다. 




조용한 한강...가벼운 물결이 보인다. 강남 청담동 방향... 


생각해 본다. 한강 하나의 강폭 사이로 강남과 강북이 갈리고 삶이 갈리고 수준이 갈리고 하는 것 같다. 모두 똑같은 서울 아래 하늘이고 땅이다. 가늘고 길게 보이는 다리는 마지못해 연결하는 절벽 위의 로프처럼 보인다. 천상과 지상의 경계를 한강이 흐르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한강 위에 가벼운 바람이 불고 있다.




단독들의 지붕 위에도 눈, 눈...



성수동 방향...



발 아래 어린이 놀이터에도 눈, 눈 ...


세상에서 가장 존귀하고 아름다운 존재가 무엇인가? 나는 어린이라고 생각한다. 그 보석같이 맑고 밝은 눈망울, 깨끗한 손, 순진무구한 몸짓, 가식없는 언어, 폭력없는 평화의 얼굴....이런 것들을 어디에서 구한단 말인가? 모든 사람들이 어린이들을 극진하게 보살펴야 한다. 모든 사회가 어린이들을 극진히 보살펴야 한다. 어린이가 꽃처럼 아름답게 피어나게 하여야 한다. 흰 눈의 미미지와 우리 어린이들의 이미지는 같다. 오늘 대설에 큰 눈이 내려 세상의 밝게한다. 아름답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