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촌 엄지매운탕, 경안생태습지 - ( 2018.08.26 )
● 퇴촌 엄지매운탕:
오늘은 점심시간에 경기 광주시 퇴촌으로 가보았다. 어제 내가 퇴촌 엄지매운탕 집에서 매기매운탕을 먹고싶다고 했더니, 집사람이 그 말을 잊지않고 오늘 거길 가보자고 한다. 집사람은 매운탕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남편이 오랜만에 먹고싶다고 하니 남편을 위해 가주는 것이리라. 그동안 무더위에 힘든 나날이었는데, 비가오니 기분이 매우 좋다. 평소 같으면 비가 오면 추적추적한 감을 느끼게 되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고 주변이 모두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하남 시계에서 팔당댐을 거쳐 퇴촌까지의 드라이브 코스는 사실 잘 알려진 수도권 명물 드라이브 코스이기도 하다. 퇴촌을 가려면 경기 광주시 방향에서 팔당호로 흘러 들어오는 경안천 위의 광동교를 건너야 한다. 비는 오는데 지나번 엄지매운탕 여사장의 말처럼 광동사거리 로타리 주변 도로 확장 공사로 음식점 앞 마당 주차장이 도로에 편입되게 생겨서 근처 다른 곳에 가게를 봐두고 준비 중인데, 다음번에 오면 거기에서 뵐지 모른다고 했는데 혹시 음식점 이사를 갔을까? 궁금해 하며 옛날 퇴촌 광동리 로터리 옆의 엄지매운탕 (031-767-5839 /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광동로 46) 을 찾아갔더니, 오 예, 음식점은 불이켜져 있고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렇게 먹고 싶었던 매기매운탕을 먹을 수 있었다. 가격 변화도 없고 매기매운탕 1인분 15,000원, 공기밥 1,000원이다. 음식점 앞 오래된 수족관에서 활어를 잡아 매운탕을 끓이니 확실히 맛이 좋다. 그런데 내가 입맛이 조금 변했나? 구수한 맛은 평소보다 조금 덜하고 분명 단맛이 조금 부족한 감이 느껴진다. 내 몸 컨디션이 나빠 그런 것인지, 여름철 무우 맛이 달달하지 않아 감미(甘味)가 조금 부족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지나번 이 집 여사장이 녹슬은 '엄지매운탕' 간판을 보면서, " 내가 이 집에 시집와 처음 지금까지 민물 매운탕집을 하고 있는데, 올해로 34년이 되었다" 고 한다. 자기의 한 평생과 저 녹슨 간판과 같이 늙어 가노라고 했다. 지금은 몸도 조금 부실해 진 것 같은데 라고도 말하며 잠깐의 인생 단편을 말해 주었다. 열심히 살온 귀한 인생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
이렇게 착한 가격에, 이렇게 맛있는 매기매운탕을 끓여 내어놓는 집은 수도권에서는 이 집 밖에 없을 것이다. 내가 유명 수도권 민물매운탕 집을 다녀보고 내린 결론이다. 이 사진은 2016년 2월 사진인데 어제 빗 속에서 사진을 찢지 못했다. 옛날에는 야채가 많았는데, 오늘은 야채의 양이 적어졌다. 야채값이 얼마나 올랐는가? 이해가 간다. 하루하루 물가는 뛰고 있다. 종업원 급료는 오른다. 자영업 하는 사람들의 고충이 클 것이다. 얼마나 힘들 것인가를 생각해 본다. 음식값을 올려야 하는 요인은 증가하는데 음식값을 올리면 손님이 떨어질 것이고, 이런 것이 악순환이 될까 걱정이다. 우리나라 경제가 어서 빨리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먹고 사는 문제이다. 모든 것은 그 다음의 부차적인 것이다. 간절한 바람이다.
● 경안생태습지:
비 오는 날, 경안천습지생태공원 (031-760-3762 /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정지리)... 나는 퇴촌에 오면 꼭 이곳을 들러본다. 주차장도 좋고, 경안천 주변의 경치도 일품이고, 생태습지의 연밭도, 갈대밭도 너무 좋기 때문이다. 오늘은 우산을 준비하지 못하고 집사람 양산만 하나 있어서 집사람은 공원입구 벤치에 앉아 있게 하고 나 혼자 조금 돌아다니며 사진 몇 장을 찍고 돌아왔다. 커다란 연잎에 빗방울이 맺혀 영롱하게 빛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 경안천 습지생태공원: 경안천 습지생태공원은 팔당호의 정남쪽 방향에 있는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정자동 경안천변에 있는 습지 생태공원이다. 1973년 팔당댐 건설로 이 일대 농지와 저지대가 물에 잠긴 이후 자연적으로 습지로 변한 독특한 곳이다. 이곳은 다양한 수생생물과 갖가지 철새와 텃새가 서식하게 되었으며 조류관찰과 자연학습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습지생태공원은 경안천을 통하여 팔당호 상수원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수변식물을 통해 수질을 개선하여, 동·식물들에게 깨끗한 서식처를 제공하고, 도시민에게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친환경적이고 안락한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하여 조성하였다고 한다. 공원 규모는 약 16만2천㎡ (약 49,090평) 에 달한다. 이 생태공원에는 부들, 갈대등의 수변 생물들이 많이 서식하고 있으며, 여름철 연꽃 식재지의 연꽃이 필 때면 습지공원은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경안천은 광주시 송정동과 초월읍 지월리 에서 곤지암천을 합하여 사하리에서 휘감아돌아 이 곳 경안천습지공원 곁을 지나 팔당호로 흘러들어간다. 그래서 이 주변의 들판은 비옥하고 평탄하다. 습지공원 경안천 건너편에는 퇴촌면 무수리 일원의 산 능선이 습지공원을 감싸는 듯 아름답게 병풍처럼 둘러져 있어 경치가 참 아름답게 느껴진다. 특히 공원 남쪽 방향으로 무갑산이 이등변 삼각형 처럼 우뚝 솟아 주변의 경치가 더욱 아름다워 보인다.
♠ 경안천(京安川): 경기도 용인시 용해곡 상봉동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모현면, 오포읍, 경안동 일대를 지나 북쪽으로 흘러 팔당호수로 유입되는 하천이다. 경안천은 경안면을 지나는 하천에서 유래하였다. 팔당호로의 물 유입량은 팔당호 전체의 1.6%에 불과하지만 팔당호에 미치는 오염 부하량이 16%에 이르러 국가하천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경안천의 주요 지류는 고산천, 직리천, 중대천,목현천, 곤지암천 등이다.
생태공원 이용 제한시간: 하절기- 20:00~05:00/ 동절기- 18:00~07:00. 환경보호를 위하여 야간 출입을 제한, 금지합니다. - 광주시장.
경안천습지생태공원 안내도...
1 수변관찰로, 2 조류관찰대, 3 수생식물 서식처, 4 생태 이동 통로, 5 연꽃 식재지, 6 목재데크, 7 목교, 8 잔디광장, 11 파고라, 12 체육시설물,
13 금개구리생태학습공원, 14 곤충생태관
주차장의 차량들...
연꽃 식재지....분홍색 연꽃 모양이 예쁘다. 연꽃은 탁한 습지에서도 고고하게 피어나는 꽃이다.
아, 너무 시원하다. 내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넓은 우산같은 연잎...그 위의 방울방울 빗방울...
잔디광장...
너른뫼 구중서 문학비....
안으로 들어가기
구중서
들떠서 대문 밖 나서는 하루가
돌아오는 밤이면 뉘우치기 일쑤다
덧없이 서성인 날이 스스로 허전하다
밖으로 나가는 하나의 길이 있다
그것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저절로 세상을 향해 문이 열릴 때까지
○ 구중서(具仲書)(1936~ ): 문학 평론가, 시인, 교수/ 경기도 광주군 실촌면 출생/ 1971년 명지대 국문학과, 1985년 중앙대 국문과와 대학원을 졸업/ 1963년 “신사조”에 〈역사를 사는 작가의 책임〉을 발표하며 문학 평론을 시작함/ 수원대학교 국문과 교수,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역임,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 수상요산문학상(1988년)/ 저서:한국문학사론, 문학을 위하여, 불면의 좋은시간 등.
↖ 탐방로, -> 수변산책로, 연꽃식재지.
다시 낙조처럼
박병순 (구름재)
내 생애
아무리
서럽고 괴로웠대도
임종 만큼은
저
낙조처럼 고와야지
저녁놀
헤치고 깜박 숨지는
황홀황홀 저 한 점.
구름
흩어지며
산산 조각 나도
서녁 하늘은
마지막
거룩한 잠자리
낙조는
빈 하늘 한 가닥
서광으로 남는다.
○ 박병순(1917~ 2008): 전북 진안 출생. 대구사범학교, 전주대 국문과 졸업. 전주공고 등 40여년 교직생활. 중앙대 등 출강. 한양대 문과대 교수. 한국시조협회 회장 역임. 작품집: <낙수첩>, <별빛처럼>, <구름재 시조전집>, <다시 낙조처럼 >, 등
산책로...
터리풀...
이 광경을 보니 내가 어릴 때 꼴망태 메고 고향 딋산으로 소꼴 베러 가던 기억이 떠오른다. 오랜 세월이 흘렀건만 아지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아주 칙칙하고 비는 오는데 소 먹일 풀을 베는 일은 너무 하기 싫은 일이었다. 나는 시골에 자랐어도 부모님의 배려로 다른 아이들 처럼 고생은 거의 하지 않았으나 국민학교 5학년 쯤 되어서 가세가 기울어 1~2년 정도 잠깐의 시기에 집안 일을 거들었다. 그러다 중학교 들어가고, 고등학교는 집과 아주 멀리 떨어진 타향으로 가게 되니 자연히 시골 집 일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비에 젖어 운치있는 목재 다리...
어머님
여름 비가 조용히 내리고 있읍니다.
경안천 생태공원에서
풀이며
나무며
갈대며
한참을 보고 또 보았읍니다.
모든 것들이
한 때를 노래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동심으로 돌아가
어머님 품안의 어린이가 되어
행복한 생각에 잠겨보다가
문득 새 한마리 날아가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아무도 없읍니다.
비는 내리고 있는데
오던 길을 다시 걸었읍니다.
나이는 먹었어도 늘 철없는
어린이 마음 같습니다.
이제 저도 내일 모래면
칠순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있읍니다.
갈 길은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머님 말씀이 늘
한 길로만 가라고 하셨는데
저는 방황만 하고 있읍니다.
바람은 저를 따라오라 하고
강물은 저와 같이 가자고 합니다.
어머님,
자나깨나 늘 저 생각만 하고 계실테지요
이제 어머님 마음에서 저를 놓아버리세요.
저는 어디든 길을 찾아 가겠지요.
사는 것이 소꼽장난이라면
저는 서슴없이 어린이가 되겠읍니다.
여름 비는 촉촉히 내리는데
갈대도 말이 없읍니다.
저도 말을 잃고 길을 걸어 가고 있읍니다.
이 계절 어디를 가나 간간히 능소화다...
아름다운 꽃들...
갈대밭 관찰 목재 데크...
저 너머 산 아래에 보이지는 않지만 경안천이 흐르고 있다.
경안천 하류 방향...팔당호 방향...
차라리 바람이고 싶어라
이근배
이 땅을 위해
때가 되면
떠너 가겠읍니다
살아 온 내 자국이
멍울이 될까 조마스러워
때가 되면
훌쩍 떠나겠읍니다.
죽어 백년 후를
죽어 천년 후를 생각하다
나무가 되겠읍니다.
아니 물이 되겠읍니다.
차라리
바람이 되겠읍니다.
○ 이근배(李根培)(1940∼) : 시인. 충남 당진 출생. 1960년 서라벌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6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시조 <벽>이, <묘비명>이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압록강>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 이어 196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부에 <보신각종>이 당선. 196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에 <북위선(北緯線)>이 계속 당선됨. 동인지 '신춘시(新春詩)'의 동인으로 활약, 시와 시조를 동시에 발표. 1965년 한국시조작가협회 이사, 1971년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시인협회장 등 역임. 1983 가람시조문학상, 1987 중앙시조대상, 2002 현대불교문학상 등 다수 수상. 시집: <사랑을 연주하는 꽃나무>, <동해 바닷속의 돌거북이 하는 말>, <한강(漢江), <사람들이 새가 되고싶은 까닭을 안다 등.
윤기나는 이파리가 내리는 빗방울에 춤추듯 좋아하는 것 같다.
가을 국화....
주렁주렁 탐스런 조롱박...
생태공원 입구방향..
멀리 희미한 산 봉우리는 이 지역의 명산 무갑리 소재 무갑산(580.7m) 이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 숫타니파타, '무소의 뿔' >
굳 바이, 경안천아,
생태공원의 모든 것들아,
올 여름은 지독한 무더위
서있기도 힘들었겠다.
그래도 날은 가고,
밤 되면 달 떠 오르고
새들은 노래하지 않느냐.
오늘은 좀 시원하구나.
얼마 후면 구월이다.
찬 바람이 나겠구나.
울긋불긋 색동 옷은 마련해 두었겠지?
잘 있거라,
모든 살아 있는 것들아,
우리는 늘 내일을 기다리며 산다.
힘 들어도 살고
괴로워도 살아간다.
굳 바이, 안녕,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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