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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일상들 ( life )

저녁 한강 - ( 2018.09.11 )

by the road of Wind. 2018. 9. 12.

저녁 한강 - ( 2018.09.11 )


감기 증세로 한 이틀 집에만 있다시피 하다 오늘은 저녁 먹은 후 한강가로 나가보았다. 모든 풍경은 그대로 일 텐데, 나에게 만은 왠지 새롭게 바라 보이는 것 같았다. 청명감이 감도는 맑은 공기를 느끼면서 예전처럼 길을 걸어보았다. 세상이 너무 좋고 아름다워 보였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구나 하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젊을 때 건강이 좋아 신경 쓰지 않을 때와 나이 먹어 몸이 약해져서 아플 때와는 새상을 보는 눈도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미국의 저명한 시청각 장애인인 헬렌켈러 여사는 ‘3일 동안만 본다면’ 이라는 책에서,

" 만약 내가 세상을 사는 동안에 유일한 소망이 하나 있다면 죽기전에 단 3일만 이라도 눈을 뜨고 보는 것이다. 만약 내가 3일 동안 눈을 뜨고 볼 수 있다면,  나는 나를 이만큼 가르쳐주고 교육을 시켜준 나의 선생 설리반을 찾아가겠다그의 인자한 얼굴 그리고 아리따운 몸매 등을 몇 시간이고 바라보면서 그의 모습을 나의 마음속 깊이 간직해 두겠다. 다음엔 친구들을 찾아가고 그 다음엔 들로 산으로 산보를 가겠다바람에 나풀거리는 아름다운 나뭇 잎사귀들, 들에 피어 있는 예쁜 꽃들과 풀들, 그리고 저녁이 되면 석양에 빛나는 아름다운 노을을 보고싶다. 다음 날 이른 새벽에는 먼동이 트는 웅장한 장면아침에는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박물관오후에는 미술관 그리고 저녁에는 보석같은 밤하늘의 별들을 보면서 하루를 지내고, 마지막 날에는 일찍 큰 길가에 나가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들. 아침에는 오페라하우스. 오후엔 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하고 싶다. 그러다 어느덧 저녁이 되면 나는 건물의 숲을 이루고 있는 도시한복판으로 나와서 네온싸인이 반작거리는 거리, 쇼 윈도에 진열돼 있는 아름다운 상품들을 보면서 집에 돌아와 내가 눈을 감아야 할 마지막 순간에 나는 이 3일 동안 볼 수 있게 하여준 나의 하나님게 감사기도를 드리고 싶다.”   


 ○ 헬렌 켈러(1880~1968): 미국의 작가, 교육자, 사회주의 운동가. 미국 앨라배마주 출생. 명문 래드클리프 대학 졸업. 유복한 가정에서 첫째로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자랐으나, 생후 19개월 때 성홍열과 뇌막염을 앓게 되고 그로 인해 시각 청각 장애를 갖게 되고 말도 못하는 3중고 장애인이 되었다. 그러나 7 살 때 설리반이라는 가정교사를 만남으로 그의 인생이 변하기 시작하여, 24살 때 헬렌은 레드클리프 대학을 졸업하면서 미국 최초로 학사학위를 받은 시청각 장애인이 되었다. 그녀는 독일어를 비롯해 5개의 언어를 구사했다. 그녀는 유명한 작가, 교육자, 사회주의 운동가로 활약하며 88세까지 살면서 숱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다.



얼마나 감동적인 말인가? 보지도 듣지도 못한다면 이 세상이 암흑의 진공 상태같이 느껴질 것이다. 오직 살아있는 감각만이 그녀가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일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세상을 보고 싶었으며,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싶었을까? 부모형제들과 친구들과 이야기 하고 싶었을까? 그리고 자기를 사람 만들어 주신 설리번 선생님을 얼마나 보고 싶어 했을까?  건강한 우리들은 우리의 5감을 당연한 것 처럼 여기고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오늘 보고 느끼고 들은 것들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나도 옛날 젊은 시절 베드민턴 시합 한다고 하다 네트 넘어오는 코크 쳐다보다 뒤로 눈을 돌리는 순간 커플이 친 코크에 눈을 맞아 대학병원에서 3일간 눈을 가리고 꼼짝하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있은 적이 있다. 그 때는 라디오만 듣고 있는데 시간이 가는지 오는지 암흑천지에서 갑갑하여 죽는 줄 알았다. 눈만 보지 못하는 3일간이 생지옥 같았는데 81년간을 보지도 듣지도 못하고 산 헬렌켈러 여사는 얼마나 힘든 인생을 산 것 인가? 너무 위대하고 훌륭한 인물이다. 

오늘 저녁 나는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운가 하고 새삼 감동을 받기도 하였다. 한강은 검푸른 색깔로 변화되어 흐르고 있고, 강 건너 도시의 회색 건물들도 밤이 되어 아름다운 색채로 빛나고 있다. 사람들도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으며, 아름다운 노래로 타인을 즐겁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 하루 하루의 삶을 보람있고 따뜻하게 살아가야 되겠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매일 보는 것들도 사랑스런 눈길로 오늘 처음 새롭게 처음 보는 것 처럼 보아야 되겠구나 하고 느끼게 되었다.  





산책: 걸음수 9384 steps, 거리 5.98 km,  소요시간 01:31 hrs (6:38- 8:38, pm), 소모열량: 453 kcal, 평균속도 3.9 km/h. 





초저녁 본인들의 재능으로 타인을 즐겁게 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초저녁 밤은 저물어 가고 모든 건물들이 새롭게 눈뜨며 깨어나고 있다.




잠실대교의 야경...아름다운 빛의 향연이다..




낮엔 무표정이더니 밤이 되니 아리랑 범선도 하얀 손짓으로 우리를 부르고 있다.




청담대교의 튼튼한 교각은 한결같이 무거운 무게를 견디고 있다. 밤엔 더욱 아름답게 보인다.




자벌레 전망대....문 닫지 않고 안을 밝히고 있다.




뚝섬유원지역 곁의 상가 표정.... 여기 의자에 우리 손주들 데리고 나와 놀던 때가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