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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내 마음의 풍차

하얀 밤 - ( 2020.04.20 )

by the road of Wind. 2020. 4. 22.


하얀 밤 

 

밤은 어두움의 빈 공간이다.
모든 만물이 그 속으로 숨는다.
우울한 마음으로 밤과 함께한다.
실존(實存)은 어두움으로 지워지고
붙잡을 수 없는 지난 날이 나를
다시 돌려세우려 하고 있다.
찬바람 거리를 쓸고 지나가면
항구 방파제는 언제나 희망의 끝이었다.
하얀 포말로 깨어지는 파도는
절망을 데려와 혼란스럽게 하고
세상은 차거운 현실로 추위에 떨게했다.
불러도 대답없고, 손 흔들어도
외면하는 어두운 밤, 나는 거기에서
그냥 쓰러질 수는 없었다.
영원할 것 같은 것들도
이제는 명색(名色) 뿐이다.

하얀 밤이 밤을 불러 어디로 향하고 있다.

나도 그 뒤를 따라간다. 


- ( 2020.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