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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walking &

고덕천 산책 - ( 2020.06.18 )

by the road of Wind. 2020. 6. 18.

고덕천 산책 - ( 2020.06.18 )

 

-  with wife:

 

산 책: 걸음수 11,959 steps, 소모열량 472 kcal, 거리 7.66 km, 소요시간 01:44 hrs, 속도 4.3 km/h.

코 스 고덕천 길 ( 왕복 )  

 

집사람과 고덕천 산책 데이트를 해보았다. 요즈음 내가 어깨 통증에 한의원 침 치료를 다니는데, 물리치료를 끝내고 고덕천 리앤파크교에서 집사람을 만나 고덕천을 왕복하여 보았다. 고덕수변생태공원 한강전망 까지 갔다가 되돌아왔다. 오전 11:41분에 산책을 시작하여 오후 1:55분에 출발점으로 되돌아와 근처 '미스 사이공' ( 02-442-0143 / 서울시 강동구 상일로 74 )에서 월남칼국수로 늦은 점심을 해결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주민센터에 들려 무인 야채판매대에서 싱싱한 야채를 종류별로 한 뭉치씩을 사서 집에 돌아왔다.

 

요즈음 코로나 때문에 내가 밖으로 혼자 돌아다니지 못하여 집사람과 함깨 운동하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었다. 우리 내외는 같은 동갑내기이므로 말이 잘 통하는 편이다.  

 

고덕천은 억새풀이 우거져 개천 반대편이 잘 보이지 않는 곳이 많아졌다. 길가 주변에 야생화도 심심하지 않게 많이 피어 있어 산책하면서 너무 마음이 안정되고 좋다. 나의 경우는 내 어릴 때의 시골에서 바라보던 그런 잡초들을 보면서 옛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억새풀, 갈대, 칡넝쿨, 포플러나무, 참새, 까치, 비둘기 등등을 바라보면 왠지 동심으로 돌아간 듯 하다. 우리 집사람은 나의 이런 기분을 잘 모를 것이다. 도회지에서만 자란 사람과 시골에서 자란 사람은 정서적인 면에서 크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둘이서 같이 걸으며, 어린 시절 이야기며, 인생살이 이야기이며, 자식들 이야기이며, 주변 지인들 소식이며, 야생화에 대한 이야기며, 흐르는 개천에 대한 이야기며, 잉어에 먹이를 주며 기뻐하는 어린 아이들을 바라보며 흐뭇해 하는 등등... 오늘 하루의 삶을 살아가는데 조그만 우리들의 이야기를 엮어간다.  

 

나이 70에 들어서 우리들은 모든 일에서 해방되어 하루 종일 같이 지내며 인생의 희노애락을 같이하고 있다. 아무 볼 것 없는 남도(南島)의 시골 가난한 집안에 태어난 내가 고향을 떠나 서울의 외곽 지역에 둥지를 얻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를 느낀다. 살아오면서 느낀 점은 모든 것이 내가 잘해서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보이지 않는 절대자의 은총 때문에 우리 내외는 여기까지 오게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 집사람의 근검,절약, 인내심으로 가정을 잘 꾸려온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나이가 들어가면 갈 수록 우리집 사람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 뿐이다. 집사람 자랑은 팔불출이지만 할 수 없는 일이다. 사실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오늘 집근처에서 먹은 월남쌀국수 (4,000원) 는 너무 내 입에 잘 맞았다. 월남국수의 엷은 고기 편육과 숙주 나물, 시원한 국물이 아주 좋았다. 미스 사이공에는 아담한 월남 처녀 두명이 음식을 만들고 서빙하고 날렵하게 잘도 한다. 이렇게 열심히 기쁘게 일하는데 복이 절로 굴러들어올 것 같았다. 값도 아주 착하다. 지난번 근처 어디에서 먹은 양지머리 월남쌀국수는 8,000원을 준 것 같은데, 값에서도 비교우위에 있는 것이다. 뭐 맛에 차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앞으로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오늘 산책에서 1만보 이상을 걸었으므로 오늘 운동으로는 충분한 것 같다. 인생이 별 것이겠는가?  집사람과 이런 식으로 하루 하루 보낼 수만 있다면 이것이 작은 행복이라고 생각해 보게된다.  

 

 

접시꽃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 ...... 생략 ......)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 것 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 ...... 생략 ......)

 

- < - 도종환 시인, '접시꽃 당신' 중에서  >

 

 

 나팔꽃,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지고마는....
개나리
양귀비꽃
앗, 뱀출몰 주의
고덕수변생태공원 
제방부 식생복원지

 

한강조망대
고덕수변생태공원 한강조망대에서
한낮의 한강 물

 

강물이 모두 바다로 흐르른 까닭은 

언덕에 서서

내가 

온종일 울었다는 그 까닭만은 아니다.   

 

- < 천상병 (1930~1993) 시인, " 강물' 중에서 >

 

 

고덕수변생태공원의 우거진 숲풀은 내마음을 흡족하게 한다
고덕천 하류 한강 유입부
큰까치수영
물레방아는 언제나 돌아가고 있다
기생초

미스 사이공:

월남쌀국수 4,000원
새우튀김볼,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