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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walking &

나의 길 - ( 2020.07.07 )

by the road of Wind. 2020. 7. 7.

 

 

 

 

나의 길  - ( 2020.07.07 )

 

 

엷은 회색 구름이 하늘에 서성이고 있다.

비가 오려고 하는가?

아, 요즘 장마철 아닌가?

비들기 몇마리가 개천에서 무엇을 찾고 있다.

사람들은 열심히 땅만 바라보고 걷고 있다.  

푸른 억새풀과 칡넝쿨을 바라보며

옛 생각을 떠올리기도 하며 

느린 속도로 나의 길을 가고있다.   

 

칡넝쿨 아래에는 긴 고구마 같은 뿌리가

있어 어린 우리들을 즐겁게 하곤 하였다.

푸른 억새풀은 우리 집 어미소와 송아지가

혀를 돌려가며 맛있게 뜯어먹곤 하던 풀이다.

하얀 진액이 뭇어나던 토끼풀은 잘 보이지 않는다. 

동네 뒷산에만 가면 또래 친구들 보다 늘 뒤쳐져 

열등감을 갖게 되던 나는 산에서 내려올 때는

동네 어른들의 반놀림감이 되곤 하였다.

소꼴 망태를 보시고 웃으며 칭찬하던 

그 의도는 무엇인가 나는 감지하고 있었다.

어, 그 나뭇짐 크구나! 많이도 했네?

 

나는 허약체질에 시골에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일찌감치 예감하고 있었다. 

나에게는 공부 밖에 할 것이 없었다.

공부는 나에게 고통의 쓴 잔을 가져다 주었다.

타지에서 홀로 주경야독 하는 처지는

나의 모든 기력(氣力)을 앚아갔다. 나는 공부하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이를 악물고 살았다.   

잘 곳과 먹을 곳이 늘 걱정이었으며,

매 학기마다 공납금 고지서가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러던 촌놈이 지금 서울의 어느 변두리를

저전거로 달려 가고 있다.

푸른 한강은 유유히 흐르고 있다. 

강물은 언제나 말없이 흐르고 있는 것이다.

유장한 세월도 그 강물을 뒤따른다. 

 

지나온 시간들을 살펴보니

기쁠 때도 많았고, 슬플 때도 많았다.

좋은 일도 있었고, 나쁜 일도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을 가슴에 묻어 두어야 한다.

 

강물이여, 푸른 강물이여,

언제나 한결같은 강물이여,

나를 위한 길을 홀로 달려 간다.

오늘도 쉼없이 길을 달려간다. 

 

 

 

 

distance : 17.8 km.

riding time : 01:20 hrs ( 10:05 am - 12:08 pm )

aver speed : 13.2 km/hr.
max speed : 35.1 km/hr.

burning calorie: 396 kcal

riding course: 고덕천 - 하남강변길 - 미사대교 - 한강감시3초소 (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