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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walking &

어느날의 주변 산책- ( 2022.10.05 )

by the road of Wind. 2022. 10. 5.

어느날의 주변 산책

- ( 2022.10.05 )

 

임플란트를 또 하나 심었다. 치과 가기가 두렵다. 지난 번에도 아랫니를 하나 심었는데, 아직 마무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윗 어금니를 발치 한 후 임플란트를 하였다. 내 치아의 엑스레이 사진은 온통 부실 투성이다. 치아가 오복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 나는 집안 내력 때문인지 치아가 부실하여 나이 먹어 너무 힘든다. 잇몸이 아프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 발치를 해버리는 것이 최상책이다. 아직도 희망적으로 보아 20여년을 버텨야 할 치아인데, 앞으로 하나하나 모두를 갈아치워야 할 것이다. 시간과 돈 모두 걱정된다. 먹어야 사는 것인데, 잘 사는 것인데 염려된다.

 

발치후에는 무리하지 말도록 권고 받았는데도, 하루가 지나니 내 발이 발동을 건다. 그래서 평소 자주 가지 않는 집 주변 시골풍의 길을 걸어보았다.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들락 거리며 한 바퀴 돌고 왔다. 고속도로로 차단되고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아 깊은 산골 마을 같은 곳이다. 나는 이런 시골 길이 좋다. 나의 태생적인 정서와 맞는 것 같다. 머언 어릴 적의 기억은 우리의 마음 깊숙히 각인되어 세월이 지나도 바래지지 않고 내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것 같다. 말하자면 무의식의 발로일 것이다. 

 

시골풍경을 바라보면서 생각해 본다. 시골의 삶이란 단순하면서도 부지런해야 먹고 살 수 있다. 농산물은 그 소출이 땀의 양에 정확히 비례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김 매고, 물 주고, 가지 치고, 묶고, 감싸고, 걷어 들이고, 보관하고 등등 모든 것이 사람의 땀을 요구한다.    


" 아담에게 이르시되 네가 네 아내의 말을 듣고 내가 너더러 먹지 말라한 나무 실과를 먹었은즉 땅은 너로 인하여 저주를 받고 너는 종신토록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으리라 땅이 네게 가시덤불과 엉겅퀴를 낼 것이라. 너의 먹을 것은 밭의 채소인즉 네가 얼굴에 땀이 흘러야 식물을 먹고 필경은 흙으로 돌아 가리니 그 속에서 네가 취함을 입었음이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하시니라. " -  < 구약성경, 창세기 3:17-19 >

 

성경에서 종신토록 땀 흘려야 먹고 살 수 있으며, 종국에는 세상을 뜨게 되며, 흙으로 되돌아 갈 것이라는 엄숙한 말씀은 우리 인간에겐 커다란 고통일 수 밖에 없다. 

 

바깥활동에 가장 알맞는 18도 정도의 기온에 날씨에 맑은 하늘이 내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아무도 없는 시골 길은 더없이 좋다.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에도 어떤 의미가 있을 것이며, 가볍게 스치는 바람조차도 어떤 생명력을 주는 것 같다. 길가 근처의 텃밭에는 고구마, 배추, 고추 등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때 마침 추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을 볼 때면 추수의 즐거움과 고달픔을 생각나게 한다. 길을 한참을 걷다보니 먼 산, 먼 하늘이 보인다. 멀리 보이는 것은 언제나 아련하고 그리움 같은 이미지를 떠오르게 한다. 우리의 길다면 긴 인생도 멀리 서서 뒤돌아보면 모두 그리움이 된다. 

    

 산   책 : 걸음수 10,442 steps, 거리 6.5 km, 소모열량 365 kcal, 소요시간 01:38 hrs, 속도 4.0 km/h, 기온 18℃.

 코   스 : 고덕천 -  상일2교 - 초일로 - 에어팰리스 아파트 -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굴다리 - 초일동 - 송원잔디 - 고덕천.

 

 

 

고구마를 캐기 위해 고구마순을 걷고 있다. 고구마 잎, 줄기는 마르면 집에 쌓아 놓았다가 추운 겨울에 소 여물로 끓여주면 소가 잘 먹는다. 김 나는 소 여물을 소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 너무 마음이 흐뭇해지고 좋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왜 왜가리는 항상 홀로 서있는 것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