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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길 (trekking)

도봉산 언저리 / 2011-09-14

by the road of Wind. 2011. 9. 14.

도봉산 언저리  / 2011-09-14

 

그동안 오래도록 사용한 정들었던 등산가방이 찢어져 있었다. 종로 5가에서 등산가방을 새로 마련하고 어디를 갈지 몰라한다. 늦은 시간 때문이다. 1호선을 타라, 도봉산으로 가자. 

 

추석을 막 지나고 모두들 운동 부족이 되었나 보다. 그래도 상당한 등산객들이 하산하고 있다. 평일이라 주로 나이 든 분들과 여성분들이다.  

 

늦은 시간  등산은 곤란하다. 하는 수 없이 도봉산 아래 언저리를 조금 걸어보기로 마음먹고 산행을 시작한다. 도봉산 입구 광륜사에 이르니 북한산 둘레길 안내가 보인다. 이 둘레길을 따라 올라갔다. 어느정도 가니 갈림길에서 선택이 남아있다. 의정부 호원동 방면 둘레길에 마음이 간다. 조금만 더 올라간 후 다시 내려와 가자. 부지런히 산을 오른다.

 

어느 정도 올라가니 "자운봉 2.7km, 은석암 0.7km " 하고 이정표가 나타난다. 순간 은석암 방향을 착각을 하여 아래 계곡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길은 뚜렸하였으나 사람도 없고 상당히 수풀이 우거지고 조용하여 너무 외지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에게 느낌은 중요하다. feeling은 원초적 본능이 감지하여 느끼는 그 무엇이기 때문이다. 생존과 관련이 있으므로 예리하다. 그러나 단정할 수는 없는 어떤 것이다.

 

빠른 속도로 내려간다. 방울 소리도 내고, 음악도 틀고, 노래도 부르면서, 나 여기 간다는 식으로 내려간다. 산돼지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내가 겁이 많은 걸까?  내려 가다 보면 은석암이 나타나겠지 하고서... 길 중간에 산돼지 흔적이 조금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내가 잘 못 보았나?  지형상으로 산돼지가 좋아할 그런 곳이다. 동남 방향에, 진흙과, 물이 풍부했다. 그리고 인기척도 없이 의외로 조용하기 까지 했다. 산돼지 서식에 좋은 조건이다. 좀 기분이 그렇다. 그러니 빠리 내려가야 한다. 다행이 길은 분명하게 나 있었다. 호젓한 길이다.

 

한 동안 숲길을 내려가니 의정부 호원동 마을이 나타났다. 마을이 반갑다. 인간 세상이 된 것이다. 밭에서 무엇을 하고 나오는 아주머니 한분을 만났는데 이 곳에는 옛날 한씨 일문이 살고있다고 한다. 저 아래 지금도 더러 있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옛날 직장 후배 한명이 이곳에 살았다는게 어렴푸시 기억나는 것 같다.

 

마을을 내려 가는데 무당집도 있고, 교회도 나온다. 마침 어떤 분이 조그마한 다리를 건너온다. 둘레길에서 내려 온다고 했다. 호기심 발동, 다시 둘레길로 접어들었다. 길은 좋았다. 조금 올라가니 차량이 다녔던 길과 도봉산 옛길인 둘레길의 갈림길이다. 둘레길은 다음에 또, 오늘  이길이다. 찻길로 하산하자. 도봉산역 방향으로 진행한다. 기회를 보아서 북한산 둘레길을 한번 다녀보아야 겠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