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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길 (trekking)

걸어서 팔당역, 능내역 (2011-10-20)

by the road of Wind. 2011. 10. 20.

걸어서  팔당역, 능내역 (2011-10-20)

 

가을 팔당역 산책로를 따라서 가을빛에 물들어 걷고 걷는다. 팔당아래 한강물은 가을의 청명한 하늘 위로 가을의 내음을 날려보내고 있었다. 은빛으로 찬연하다. 하얗게 빤짝빤짝 빛나는 그 모습에 마음은 길을 잃는다. 단풍이 물들어 가는 산의 모습은 가을을 차라리 처연한 색조로 변화시키는 것 같다. 멀리서 가을 산을 보노라면 옛 추억같은 상념이 산으로 부터 내려와 강가에 철새처럼 푸르다. 그 엷은 붉은 색깔은 마치 수줍어하는 새악시의 홍조 띤 모습이다.  나는 카메라 셔터에 의지하여 내 기억을 메모리에 주어담는다.

 

 

팔당에 서서 예봉산, 검단산 사이를 흐르는 한강물을 보면 마음이시리다. 꿈속의 머나먼 나라의 어떤 곳에 온 느낌이다. 우뚝 솟은 산 사이 협곡같이 깊은 바닥을 쓸고 지나가는 강물은 어딘지 애수를 머금은 모습을 느낀다.  

 

집사람과 같이 걸어가는 강변길은 눈부시다. 손에 손을 잡고 젊은 연인의 마음이 되어본다. 그러나 가을엔 그대 곁에 있어도 나는 외롭다. 생태적인 감정이다.  옛 중앙선 철길을 따라 팔당역에서 팔당댐 근처를 지나서 능내리를 거쳐 능내역을 거쳐 다산유적지 버스정류장에서 우리들의 걷기 행진은 멈췄다. 굽이 굽이 모든 경관이 눈을 압도한다. 도저히 가보지 못할 곳에 길이 생겨 갈 수 있다니 감회가 남다르다. 기쁨도 더 크다. 아름다운 산하의 먼 하늘 눈금을 보며 걷고 걸었다. 약 2시간의 시간이 흘렀다. 이 짧은 시간을 아쉬워하며 다산유적지 버스정류소에서 버스를 타고 양수리로 이동한다. 팔당호수의 빛깔은 푸르다. 조용하다. 양수리 버스터미널 근처 음식점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귀가하였다. 아, 이 아름다운 산하를 지척에서 보고 느끼고 마음에 담아 올 수 있다니 감사하고 감사하다.

 

 

 

집사람은 길을 걷던 도중에 사랑스런 우리 며눌아기에게 메세지를 넣는다. 같이 놀러오자, 아가야. 하고. 딸아이 같은 새아기는 직장에서 업무로 바쁘리라. 그러나 서로 마음은 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만난 인연들은 귀하다. 서로 사랑하며 살아가야지 하는 마음을 남한강 북한강에게 전해본다.

 

 

언니야, 누나야 강변살자. 푸르디 푸른 팔당 위 능내리 양수리에서 살자. 강은 은빛으로 부서지며 손짓하리니 언니야 누나야 강변살자. 가을엔 떠나지 말고 같이 강변에서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