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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길 (trekking)

김포 약암온천, 강화도 황산도 - 나의 사랑하는 그 곳 (2011-12-24)

by the road of Wind. 2011. 12. 24.

김포 약암온천, 강화도 황산도 -  나의 사랑하는 그 곳 (2011-12-24)

 

나의 사랑하는 그 곳. 아, 나의 그리움의 나래를 펼치는 그 곳, 강화도여! 나는 강화도를 좋아한다, 아니 사랑한다. 강화도에만 가면 나의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나의 모든 시름을 덜게 된다. 아득한 부드러운 곡선미의 산야가 있으며, 드넓은 평야가 있어 나는 매료된다. 저 아름다운 바다를 보아라. 저 바다위의 섬들을 보아라. 저 갯내음 젖어오는 바닷가에 한가로이 낮잠 자고있는 어선들을 보아라. 저 바다위에 일어나는 가벼운 파랑(波浪)을 보아라. 저 바다새들의 날개짓을 보아라. 이 모든 정경이 나의 어린 시절과 맞닿아 있다. 나는 본시 반농, 반어촌 출신이다. 나의 본능적인 원형질의 깊숙한 곳에 저 강화의 모든 것이 묻혀있는 것이다. 나는 강화도에 가면 나의 청춘이 rewind 되는 것 같다. 강화여! 내 가까이 있는 영원한 섬이여!

 

크리스마스 하루 전날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온통 눈 세상이다. 눈 내린 강화 바닷가가 그리워 진다. 간단히 등산 가방과 목욕 타월등을 챙겨 강화도로 향한다. 5호선 송정역에 내려 9:00시 정각의 약암온천행 셔틀버스를 간신히 타고 김포 평야를 지나간다. 눈이 온 날의 주변 풍경이 더욱 아름답고 정취있게 느껴진다. 괜스레 젊은 기분으로 돌아가 낭만에 젖어본다. 회색 도시에 갇혀 살던 내가 김포의 평야를 바라보니 마음이 움직이며 아름다운 청춘이 된 것 같다. 익숙한 음악을 들으며 잠에 취하면서 깨거니 자거니 하다보니 어느덧 약암관광호텔이다. 김포시 대곳면 약암리 450-2 (대명리 포구옆)에 위치한 이 호텔 지하에 약암 홍염천탕이 있어 자주 이용하고 있다. 국내 유일한 홍염천탕은 지하암반(400m)에서 숙성 용출돼 대기중에 오염이 전혀되지 않은 순수한 광 염천수로써 염분이 바닷물 농도의 10분의 1정도로 철분과 각종 무기질이 다량함유돼 시간이 경과 됨에 따라 붉은색으로 변해가는 특징이 있으며 각종무기질은 피부에 흡수, 체질개선 혈액순환등 탕치료를 얻는다는 점에서 일반 해수탕과는 차별성을 갖는다고 한다. 붉은 색깔의 홍염천탕에 들어 가면 피로가 풀리는 듯 하다. 노천탕도 있다. 싸늘한 공기를 쏘이며 따뜻한 물에 들어가 있으면 그 맛이 남다르다.  목욕탕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호텔 주차장 건너편의 야산으로 올라본다. 눈이 덮여 미끄럽다. 조금 올라가니 주위 비닐하우스 같은 곳에서 개들이 때를 지어 달려들듯 짖어댄다. 약간 겁도나고 방향을 인천 쪽으로 돌려 개들을 피하였다. 조금 걸으니 마을이 나오고 이 마을을 거쳐 마을 앞 눈덮인 논을 가로 질러 해변 쪽으로 걸어본다. 논을 밟아 본지가 얼마만인가? 옛 생각이 간절하다. 바닷가 철조망 안쪽의 찻길이 나오고 이 길을 따라 초지대교로 나아간다. 초지대교를 올라서서 강화도로 건너가는데 왠 바람이 그렇게 쎈지 모르겠다. 맑게 개인 날씨 덕에 주변의 경치를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썰물로 겉으로 드러나 있는 갯펄과 바다위 어선들을 보니 한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 하다. 아름답다. 초지대교는 상당히 길다. 초지대교를 건너 황산도를 향하여 걸어 간다. 황산도에는 바다 낚시터가 있다. 규묘가 대단하다. 아주 큰 저수지 같다. 낚시터 주위에는 풍경이 아름다워서인지 모텔 천지다. 우리나라엔 곳곳에 왜 이렇게 모텔이 많을까? 잠잘 곳 없는 불쌍한 사람들이 왜 이렇게 많을까? 처음 와 보는 이 곳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다. 내가 본 어떤 강화도 풍경보다 아름다웠다. 강화도를 뻔질 나게 다니던 내가 이 곳을 모르고 이제서야 엄동설한에 홀로 쓸쓸히 걷고 있다니...애석하기도 하여라. 많은 젊은 차량들이 들락거린다. 낙시터 끝으로 나가보니 이제 서해 바다가 펼쳐진다. 드러난 갯벌의 자태는 그 나름의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눈 덮인 갯벌에 햇빛이 빤짝 빤짝 알갱이가 되어 눈부시게 떨어지고 있었다. 갯내음 짙은 서해 바다여! 수만겁의 세월을 지나 갯벌과 함께 찾아 왔느냐? 황산도 이면에는 의외로 회쎈타 건물이 있었다. 장사는 한산하다. 해안선가로 산책로를 따라 계속 걸어가본다. 그 끝에서 바닷가 바위 아래로 내려가 저 바다가 무서운 기세로 밀려드는 모습을 보다 올라왔다. 이제 나트막한 황산도의 야산으로 올라갔다. 산 위에서 바라보는 저 김포지역과 인천지역의 경치가 서해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아, 환상이다. 아는 사람만 올 수 있는 곳이다. 이런 곳을 모르고 있었단 말인가? 만시지탄이다. 지난 봄에, 아니면 지난 가을에 가족들과 같이 왔었으면 얼마나 좋을 것이냐. 앙증맞은 산책길이 잘 나 있다. 기분이 매우 좋다. 그런데, 앗 저것은 무엇이냐? 바닷가 물위에 나무 산책 테크가 길게 놓여 있었다.  아니 이런 곳이?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바다위 데크를 약 1.5km 이상을 걸어 볼 수 있는 곳이다. 황산회쎈타 옆에서 시작하여 황산도의 반 정도를 길게 거의 바다위로 설치되어 있는 산책데크는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나는 산을 타고 넘어가서 다시 테크를 걸어서 거의 황산도 반을 걸어 데크 끝 전망포인트까지 갔다 다시 돌아왔다. 와우! 환상이네. 짱이네. 무슨 화성에서 미지의 분화구를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정신 없이 셔터를 연방 눌러댔다. 바다위 데크 산책까지 마치고 이윽고 황산포구 회쎈타 건물로 갔다. 이 건물이 생긴 지는 한 3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나는 집사람과 이 근처에서 회를 한번 먹은 후 거의 3년을 이곳을 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기념으로 그냥 지나 칠 수야 없다. "밴댕이 무침 있나요?", "밴댕이도 제철이 있지요. 지금은 숭어가 좋아요. 2만원에 한사라 드릴께요. 미역국과 회덮밥을 드시면 좋을 거예요." ok 다. 야, 무슨 회가 이렇게 쫄깃하고 기가 막히냐? 온천욕에, 산책에 배가 고팠던 나에겐 그야말로 환상의 식사가 되었다. 식당에서 바라보는 강화해협의 풍경이 한폭의 풍경화가 되어 나를 향하여 손짓 하는 것만 같았다. 아! 오늘만 같아라. 작은 것에서 오는 행복감에 도취되어 황산도를 걸어나와 초지대교 북단에서 신촌행 붉은 색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이 작은 일상의 행복감을 오래도록 내 마음 깊이 간직하리라. 오늘 강화의 날씨는 -7 ~ -2˚c 였다.

 

* 약암온천 무료셔틀버스: 송정역 3번출구에서 서울방향 15m진행, 자유교회및 노루페인트 앞 출발. (송정출발: 09:00/ 11:00/ 13:30/

16:00, 약암호텔출발: 10:00/ 12:30/ 15:00/ 17:00) (약암홍염천관광호텔: 031-989-7000~9)

* 셔틀버스노선:  (송정역-고촌육교-김포사우동 삼성아파트 307동앞- 대림아파트303동앞-청송마을동사무소앞-양곡초교앞-대곶-호텔도착)

* 황산포구안내: 황산포구어판장 성진호(6호) 식당: 032-937-5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