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喪家)에서 / 2011-09-24
옛직장 후배의
오십 중반 부인이
세상을 달리한 상가에서
입에 넣는 소주는
쓰디 쓰다
아들 둘에 딸 둘
눈에 밣혀 차마
어찌 눈을 감았으랴?
고인의 심정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 따갑다
나이 많으신
장모 되시는 분의
여윈 어깨가 들썩이며
움직일 때마다
이 지상의 모든
슬픔이 낙엽처럼
거리를 쓸고 지나간다
누구나 끝이 있다지만
몹쓸 암으로
이 세상을 떠나간
후배 부인의 영혼이
가엾고 가엾다
인생의 허무함이여
덧없음이여
슬프고 슬픈 영혼은
남아있는 자들의
가슴에 깊은 한(恨)으로
뿌옇게 침전되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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