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길산 (610m) - 양수리 북한강 자락의 아름다운 산 (2012-05-17)
운길산(610m)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류되는 양수리에서 서북쪽으로 4km 거리에 솟아 있는 산이다. 산세가 부드럽고 등산로가 순탄하여 가족산행이나 가벼운 주말산행에 적합한 곳이다. 운길산은 특히 수종사라는 절로 유명하며 지방문화재 제 22호인 팔각 5층석탑과 500년이 넘는 수령을 자랑하는 은행나무가 있다. 수종사에서는 남한강과 북한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으며 경관이 뛰어나 '해동 제일의 사찰'이라 불리어지기도 하였다. 서거정이 '동방사찰 중 제일의 전망'이라 격찬한 수종사이며, 서거정, 초의선사, 정약용, 송인, 이이 등이 머물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운길산 산행은 송촌리나 진중리에서 시작한다. 송촌리에서 송성골마을로 들어가 수종사(水鐘寺)에 들른 뒤 산신각 옆으로 500봉을 거쳐 정상에 오르거나, 요사채 앞에서 200m를 내려가 오른쪽 길을 따라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 서면 예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적갑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행 시간은 약 4~5시간 정도 소요된다.
등산코스:
○ 진중리-수종사-정상- 진중리 ( 3시간 정도 )
○ 진중리-수종사-정상- 세재고개-도곡리 ( 4~5시간 정도 )
○ 예봉산-적갑산-새우젓고개-운길산정상-수종사-진중리 (5~6시간 정도)
일기예보에 천둥번개, 비 소식이 있었으나 아침에 날씨가 괜찮아 오랜만에 운길산을 가기로 마음을 정했다. 그러나 상봉~용문간 전철을 타고 운길산역에서 내려 진중리를 걸어 가는데 비가 시작되었다. 산 아래 계곡에 들어서니 천둥번개가 장난이 아니다. 겨우 비를 피하여 서 있는데 올라가던 분들이 모두 내려 오고 있었다. 스틱등 금속제품이 신경이 쓰이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되돌아 가나 어쩌나 마음의 결정을 못 하고 있다 비가 좀 잦아들어 수종사까지만 갔다 오기로 하고 산행을 계속하였다. 상당한 시간을 대피하여 비는 많이 그치고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천둥 번개가 문제였다. 위험을 감수하고 조마조마하고 올라갔다. 오르다 보니 중턱에 팔각정형 전망대가 보인다. 예전에 없었던 것인데 새로 생긴 것 같다. 이 곳에서 비를 피하면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나니 비는 거의 멈췄다. 차도를 따라 수종사에 다다르니 사람들이 조금 있다. 수종사 가는 길에는 석탄일 연등이 길게 걸려있었다. 연등을 보면 마음에 묘한 여운이 남는다. 절에 다니지 않는 사람도 어떤 평화로운 감정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수종사는 운길산의 정상 부근에 위치한 봉선사의 말사(末寺)로 운길산의 빼어난 풍광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에서 양수리 방면을 발라보면 높고 낮은 산봉우리들이 솟아 있고, 한강으로 합류하기 직전의 북한강의 물길이 장관이다. 창건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나 범우고(梵宇攷)에 의하면 세조가 이 절에 친히 행차하여 땅을 파서 샘을 찾고, 혹은 종을 발견했다고 해서 수종사라 하였다고 전하며 1939년 석조 부도를 중수하면서 1439년(세종 21)에 조성된 부도로 확인되어 조선 초기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절이라고 한다. 수종사는 참 아름다운 사찰이었다. 산사의 그윽함이 느껴졌다. 이 곳에서 사진을 조금 찍은 후 절 뒤산인 절상봉으로 향했다. 절상봉 정상에 오르니 경치가 좋다. 눈앞에 바로 운길산 정상이 보이고 멀리 서울의 산들과 마석, 가평등의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비는 완전히 그치고 날씨가 좋아졌다. 대기가 불안해서 걱정이었으나 이제 전화위복이 된 셈이다. 하늘이 깨끗하다. 사람들도 보이지 않았다. 운길산을 오르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구나 생각되었다. 세상사는 어려울 때는 기다리면 된다는 진리를 깨닫게 된다. 운길산에 도착하니 날씨가 아주 좋았다. 뭉게 구름이 보이고 화창해서 말 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주위의 경치가 너무 아름답다. 예봉산, 적갑산, 갑산, 문안사 등의 산줄기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조금 있으니 가평에서 왔다는 두 분이 올라온다. 모두 감탄이다. 정상에 있는 데크에서 요기를 조금하고 내친 김에 새재를 거쳐 도고리로 하산을 하기로 마음을 정하고 산을 내려 간다. 그윽한 산길이 더없이 좋다. 정상에서 새재까지는 거리가 조금되었다. 새들이 노래하고 나무들이 합창을 하는 것 같다. 산행 초반의 공포심은 어디 가고 이제 평화로운 풍경이다. 산에서 이렇게 날씨의 변화가 극적인 것은 처음이다. 새재에서 도고리까지는 임도가 있어 편한 길이다. 산아래 마을 버스가 운행되고 있어 도신역으로 나와 귀가하였다. 오늘은 극적인 변화를 경험한 멋진 산행이었다.
오늘의 산행 코스: 운길산역- 진중리- 수종사- 절상봉- 운길산 정상- 새재고개- 도곡리
< 한적한 숲길을 걷노라면 > - 김유진
어딘가에
느티나무 향내와 짙어가는 녹음에
푸근한 공기 속으로 스며들고 싶어진다
기분 좋게 불어오는 미풍은 옷깃을 날리게 하고
머리카락 사이사이로 어루만지는 산들거림은
감감소식인 친구가 부르는 손짓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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