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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길 (trekking)

남양주 대성리 북한강변 트레킹 -- ( 2013-02-23 )

by the road of Wind. 2013. 2. 23.

대성리 북한강변 트레킹  -- ( 2013-02-23 )

 

 

트레킹 코스남양주 경춘선 대성리역 - 북한강변 (  대성리 오토캠핑장- 대성리 국민관광단지 - 구운천 하류 (돌다리)- 새터호반 ) - 샛터 삼거리 정일기숙학원 - 구암1리- 전의골마을 - 절골 (미륵암) - 전의골마을- 구암1리 (정류소)

 

오늘은 뜻밖의 트레킹을 하게되었다. 주말인데 집안에 있으니 답답한 마음에 스트레스가 심했다. 무언가 결말이 나지 않은 일 때문에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였다. 그래서 무작정 등산 가방을 메고 집을 나서서 팔당역 근처의 예봉산에나 가겠다고 나섰다. 7호선 상봉역에 내리니 팔당 가는 전철이 왕십리역에 있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언제 기다리나 싶어 경춘선으로 방향을 틀어 바로 들어 오는 경춘선 전철을 타고 말았다. 그런데 어디로 가지? 가평에 있는 보납산으로 가자, 생각하다 헨드폰을 집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 혼자 산행인데 통신도 두절이면 안된다 싶어 북한강변 트레킹이나 하자 하고 대성리역에 하차 해버리고 말았다. 대성리역에서 강변으로 나가니 북한강변의 아름다운 정경에 마음이 확 풀리며 가슴에 답답하던 것이 일시에 풀리는 느낌이었다. 북한강변의 풍경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강이 있다니 얼마나 행복한가 하는 생각이 든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강변을 걷고 있으니 왠지 행복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답답하고 스산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일이 정월 보름이어서인지 강변에는 일단의 불교 신자들이 향을 피우며 불공을 드리고 있었다. 그들의 염원은 무엇일까? 아들 딸 잘되고 사위 잘되고 남편 건강하라는 소원을 빌고 있지는 않을까? 우리 나라 어머님들의 가족 사랑은 지극하다. 자식들이 그런 것을 알기는 할까?  강변의 바람은 시원하였다. 봄기운이 느껴지는 바람은 춥기보다 시원한 기분이 든다. 왠가? 인간에게는 마음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마음의 행로(行路)는 비이성적이다. 구운천 돌다리를 건너 강변로를 따라 계속가니 주차장이 나오고 급경사의 산봉우리 고개가 있어 길이 막힌다. 고개를 넘어가 계속 강가를 걸어볼까 생각하며 굴다리를 통과하여 나오니 정일기숙학원이 나오고 암1리였다. 도로가에 있는 국시집에서 옛날짜장으로 요기를 하고 구운천을 따라 차도로 전의골마을 방향으로 진행해 보았다. 조금 가니 경춘선 전철이 터널에서 빠져나와 다리위를 가로질러 다시 터널로 빠져들고 있었다. 이 다리 밑을 지나가니 아담한 전의골 마을이 나온다. 조용한 전원 마을이다. 이 마을을 따라 계속 산길로  거의 정상이다 싶이 올라가면 무슨 사찰이 있다고 한다. 마을의 끝 지점에 미륵암 빨간색 우편암이 정감있게 나무에 걸려 있었다. 여기서 부터는 등산이나 마찬 가지 도로였다. 시멘트 포장은 되어 있으나 산정상 아래까지 지그재그로 자동차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이 길을 따라 편하게 산 정상을 향해 올라가니 가정집같은 절이 나왔다. 대웅전은 보지 못하고 산신각만 우뚝 솟아 있었다. 이 절 마당을 지나 산마루 쪽으로 조금 걸어보았다. 그런데 눈이 많이 쌓여있었서 정상까지는 생략하고 왔던 길을 다시 내려왔다. 등산이나 트레킹에서 가보지 못 한 새로운 길을 만나면 참 기분이 좋다. 오늘은 우연히 평소 가보지 못하고 생각치도 못한 곳으로 트레킹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또 기다리는 편지     / 정호승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였습니다
 
날저문 하늘에 별들은 보이지 않고 
잠든 세상 밖으로 새벽달 빈 길에 뜨면


사랑과 어둠의 바닷가에 나가 
저무는 섬 하나 떠올리며 울었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져서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정호승(鄭浩承) (1950 ~ ): 경남 하동 출생/ 초등학교 1학년 때 대구로 이사, 그곳에서 성장기를 보냄. 중학교 1학년 때 은행에 다니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고 도시 변두리에서 매우 가난한 생활을 하였다고 함/ 경희대 국어국문학과, 같은 대학 대학원 졸업 /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첨성대〉가 당선되어 시인이 되었으며,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위령제〉가 당선되어 소설가로도 등단 / 소월시문학상 수상 / 시집: 《서울의 예수》,《새벽편지》,《별들은 따뜻하다》, 《흔들리지 않는 갈대》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