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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길 (trekking)

경춘선 상천역 주변 트레킹 / 2013-03-02

by the road of Wind. 2013. 3. 2.

경춘선 상천역 주변 트레킹   / 2013-03-02

 

 

트레킹코스: 경춘선 상천역- 상천 에덴 유스호스텔- 초옥동- 쵯골- 불기산 줄기 무명봉 - 쵯골- 초옥동 (버스정류소) 

 

어디론가 무조건 떠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하다. 무엇을 만나고, 무엇을 보게 될까 하는 생각이 미지(未知)에의 호기심 내지는 동경심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이다. 오늘 오전을 집에서 그럭 저럭 보내고 있다가 불현듯 춘천의 나지막한 산 하나를 등산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라 11:30 분경 집을 나섰다. 상봉역에서 한 20분쯤을 기다려 12:25분 경춘선을 타고 춘천역을 향해 떠났다. 전철안에서 춘천 동면에 있는 구봉산(441.3m)을 갈까 명봉(643m)을 오를까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 처음 길인데 춘천에서 동면 만천리 등산로 입구까지의 교통편이 여의치 않으리라는 생각에 도저히 결심을 할 수 없었다. 그러다 청평역을 지나 상천역에 전철이 닿았고 문이 열려있는 순간 머뭇하다 순간적으로 하차해 버렸다. 차라리 이 주변의 산을 찾아 보는게 낮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전철역에서 역무원에게 물으니 불기산을 이야기 한다. 상천 유스호스텔 방향으로 가다 물으면 등산로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날씨도 화창하게 느껴지리 많큼 춥지않은 날 상천역을 자전거 도로변으로 나왔다. 그리고 가평방향으로 자전거길을 따라 진행해 본다. 가끔 서울 잠실에서 또는 운길산역에서 왔다는 자전거족들이 보인다. 자전거길을 보니 내 마음이 흥분(?) 되는 것 같다. 어서 빨리 날씨 좋은 날 나도 운길산역에서 출발하여 북한강가의 자전거길을 따라 강촌역까지 라이딩을 한번 해 보리라 작심해 본다. 자전거길을 걸어 가면서 조용한 주변의 경치를 감상하니 참 좋았다. 동남쪽 호명호수 부근의 산들은 음지라서 아직 잔설이 녹지않고 있었다.  반면 북서쪽 불기산 방향은 양지로 눈이 깨끗하게 녹아 없어져 보이지 않았다. 조금을 올라가니 상천 에덴 유스호스텔이 보인다. 여기서 조금 올라가 불기산 가는 길을 물어보니 초옥동 마을 뒤쪽 계곡으로 계속 올라가면 마을이 나오고 그 끝지점에 가면 등산로가 있다고 한다. 잘 되었다고 생각하며 유스호스텔 우측의 계곡으로 차도를 따라 올라갔다. 올라가다 보니 집들의 대문에 쵯골 몇번지로 주소가 붙어있어 이 골짜기가 쵯골임을 알았다. 동네를 가로 질러 계속 올라가니 산비탈 정지작업을 하는 듯한 작업장 같은 것이 보인다. 이 곳의 좌측으로 계속 올라 가니 맨 끝에 비닐 하우스와 콘테이너집이 한채 있고 마지막에는 길이 끊어지고 등산로는 보이지 않는다. 조금 살피니 산 우측 가파른 기슭으로 나무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다. 오라 이 것이 등산로 입구구나 하면서 기대를 하며 올라가니 전망이 최고인 곳에 왠걸 묘지 2기만 있고 여기서 길은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여기에서 등산을 포기하자니 너무 아쉬워 등산로 없는 산 비탈을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아주 가파른 비탈에는 잣나무가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잣나무 가래잎이 약간 쌓여있는 산길은 경사가 매우 급해서 그랬지 올라 갈 만 했다. 어찌 어찌하여 능선으로 겨우 올라 섰는데 불기산 같은 봉우리는 아직 저많치에 있다. 올라 갈까 망설이다 등산로도 없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는 생각에 오던 길로 되돌아 왔다. 원점회귀 산행을 한끝에 초옥동 정류소까지 다시 나왔다. 여기에서 춘천~서울 청량리간 직행 버스를 타고 버스 안에서 오늘의 트레킹 코스를 생각하며 비몽 사몽간에 서울로 다시 돌아왔다. 양지 바른 곳, 이 곳 저 곳에는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였다. 시절은 바야흐로 봄으로 가고 있었다. 불기산 등산은 미완의 것이 되고 다음을 기약하면서 다시 좋은 상상에 젖는다. 꽃 피는 봄, 생명력이 솟아나는 봄이 자꾸만 기다려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