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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나의 산행

천마산(812m) - 남양주 화도의 하늘에 닫는 산 (2014-07-11)

by the road of Wind. 2014. 7. 12.

천마산  남양주 화도의 하늘에 닫는 산 (2014-07-11)

 

천마산(天摩山)(812m) 은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 오남읍 경계를 이루고 있다. 조선 이성계가

“이 산은 매우 높아 손이 석 자만 더 길었으면 가히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 라고 말한 데서 ‘하늘을 만질 수 있는 산’이란 뜻의 천마산이란 이름을 가지게 됐다고 한다.  

천마산은 높이, 형세, 전망, 교통등 여러면에서 아주 훌륭하며, 당일 산행지로 수도권 최적지이다. 심심산골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흐르는 골짜기를 간직하고 있는 천헤의 산이다. 그리고

정상에 올라 서면 철마산, 주금산, 서리산, 축령산, 용문산, 유명산, 도일봉, 청계산, 문안산, 백봉 등 주변의 아름다운 산들이 파노라마 처럼 펼쳐진다. 특히 철마산으로 흘러 가는 산릉의 긴 물결은 아름다운 한 장의 그림이다. 두 산을 잇는 능선의 거리가 장장 거의 8~10km 정도는 된다. 이 능선은 포천 주금산까지 연결된다. 천마산은 1983년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한북정맥의 흐름속에 있다. 산 아래 멀리에서 바라보는 산의 모습도 빼어나다. 이 산의 남쪽에는

천마산 스키장이 있다. 등산은 주로 화도읍 묵현리  천마산공원관리소 또는 남양주시 호평동에서 시작하며 호평동 쪽의 깃점이 더 무난하고 울창하고 아름다운 수림의 계곡미를 맛 볼 수 있다.  

 

산행코스:

천마산관리소 - 능선 깔딱고개 - 뾰족봉-  정상 (1시간30분)

호평동종점-상명대생활관- 천마의집- 정상 (1시간 30분)

팔현리 - 천마의집 - 정상 (1시간30분)

가곡리버스종점 -보광사 -과라리 고개 - 정상 (1시간 40분)

 

오늘은 온도 32~33도를 오르 내리는 매우 무더운 날씨였다. 그런데도 내가 천마산을 등산한 것은 우리 막내 아들이 선물해 준 캐논 풀프레임 카메라와 L렌즈의 성능을 최초로 느껴보기 위해서 였다. 이 좋은 카메라를 가지고 최초의 산행지를 어디로 할까 궁리하다 선택한 수도권 최적지가 바로  천마산이다. 나는 천마산을 좋아한다. 북한산, 수락산, 도봉산도 매우 훌륭하고 아름다운 산이지만 이 천마산과 같은 깊고도 한적하고 시원하고 변두리 오지같은 조망을 느끼기에 좋은 산이 없기 때문이다.  호평동 쪽의 들머리에서 오르면서 느끼는 기분은 아, 수도권에 아직 이러한 깊은 계곡미를 주는 산이 있구나! 하는 감탄 뿐이다. 오늘도 호평동 방향에서 산행 들머리를 생각했으나 천마산 등산한 지가 오래되어 주차 여건이 미심쩍어 (나중 등산객에게 확인하니 넓은 주차장을 새로 설치해 놓았다고 함) 화도 묵현리 공원관리소에서 등산을 시작하였다. 오늘도 화도읍등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산을 오르고 있었다. 대게는 깔딱고개 까지 오르고 쉬다 내려 가기도 하고 일부는 정상으로 향한다. 이 곳 등산로도 말할 수 없이 좋았다. 길도 좋고 울창한 수림도 좋고 깔딱고개 조금 오르면 터지는 시원한 조망은 가히 압권이다. 맑은 하늘, 하얀 구름, 짙은 녹음의 산야, 아스라한 스카이 라인.... 무더위를 느낄 사이가 없다. 바람도 시원하다. 능선 길이지만 나무 그늘도 좋다. 더위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곳이다. 아들이 선사한 카메라는 풀프레임이면서도 기존의 30D에 비해 무겁지도 않고 휴대에 너무 좋았다. 사진을 찍어보니 찰알칵~하는 셔터음이 나를 매료 시킨다. 캐논6D와 서브로 가져간 니콘 미러리스 J1의 셔터를 연방 눌러댄다. 이 감동은 앞으로도 잊지 못 할 것이다. 산이 좋고, 카메라가 좋고, 등산이 좋고, 날씨도 청명하고....오늘의 산행은 나무랄 때가 없이 좋았다. 나는 산이 너무 좋다. 산에 가면 모든 시름을 잊는다. 내 인생을 산에서 찾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름다운 산들이 중첩되어 떠오르는 하늘금은 그리고 그것을 조망하는 보잘 것 없는 내가 산에서는 이 세상의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산행코스: 마석 묵현리 천마산공원관리소- 구름다리- 천마공원매점- 약수터- 깔딱고개- 뾰족봉- 정상- (원점회귀) 

 

아이쿠 이걸 어쩌나 집에와서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려 하니 다음 블로그는 사진 한 장당 10MB이상은 받아주지 않는다. 풀프레임 사진은 거의 10MB이상이다. 사진 찍기전에 down sizing을 해서 정보량을 줄여 놓았어야 하는데 처음이라 미쳐 생각을 못 했다. 일단 니콘 미러리스 J1의 사진을 올려본다.  back-up용 sub 카메라를 휴대하고 열심히 찍은 덕분에 오늘 산행이 헛 것이 되지 않았구나! 천만 다행이다.  그런데, 이 걸 어쩌나?  산에서는 하하호호 였는데 집에서는 난감이로구나! 

 

 

 

 

 

 

갈림길   --  정일근 


길은 처음부터 그곳에 있었다


너에게로 가는 길이 나에게 있었고
나에게로 가는 길이 너에게 있었다


지금 가장 멀고 험한 길을 걸어
너는 너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나는 나에게로 돌아가고 있다


이제 작별하자


이승에서의 길은 여기까지다


길이란 가까워질수록 멀어지는 것이니
멀어질수록 가까워지는 것이니

 

 

정일근 (1958~ ): 경남 진해 출생/ 1984년 실천문학(5권) 신인작품에 <야학일기> 등 7편의 시를 발표하고 198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유배지에서 보내는 정약용의 편지>가 당선되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인 정일근은 '나팔꽃당'의 '영남지부장'이다. 영남지역에 나팔꽃을 피우기 위해 언제나 열심이다. 그가 얼마나 나팔꽃을 사랑하는지 나팔꽃의 원산지를 찾아 히말라야를 다녀왔을 정도다. 그 때 만든 다큐멘터리 <히말라야에서 나팔꽃이 피는 까닭은?>으로 한국방송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금은 우리바다에서 사라진 귀신고래를 추적하고 있다. 그는 인생을 즐겁게 사려는 사람이다 라고 한다 / <시와 시학 젊은시인상> (2001), <소월시문학상> (2003) 수상/ 시집: <마당으로 출근하는 시인>(2003), <누구도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2001) 등.

 

○ 산길을 걷는다. 걷고 걷는다. 누구를 만나려는 것도 아니고 누가 기다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걷는다. 혼자 걷는다. 내 곁에 아무도 없다. 뒤 돌아 보는 순간 나는 일순 고독감을 느낀다. 나도 인간이다. 왜 쓸쓸하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나는 혼자만의 길을 걷는다. 혼자 가는 길이 좋다. 왠지 모른다. 동행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하여, 나의 자유로움을 위하여 혼자 길을 걷는다. 홀가분한 조그만 자유를 위하여 혼자이기를 고집하는 나는 누구인가?  그러나 나는 실은 홀로가 아니다. 내 곁에는 말없는 친구들이 있다. 풀이며, 나무들이며, 꽃들이며, 풀벌레들이며, 지저귀며 노래하는 산새들이며, 묵묵히 서있는 바위들이며, 개미들이며, 메뚜기들이며, 하늘 가는 구름이 있다. 나의 헛소리들을 들어주고, 푸념도 들어주고, 나의 고민도 들어주고, 나의 슬픈 마음도 알아주고....그들이 고맙다. 그들은 나의 진정한 친구다. 이 세상 사람들은 나의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 바이다. 산은 실체가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푸르름의 빛을 발하는 저 빛나는 산의 정수리를 보면 나는 감동한다. 산은 나에게 두려움이 아니다. 친근한 이웃이다. 교감을 나누는 나의 사랑하는 존재이다. 산은 우주의 전 존재이다. 산은 수수 만년, 아니 수 억만년 전 부터 거기 그자리에 있었으리라. 고작 백년도 못 사는 우리들 아닌가?  산은 우주의 역사이며 실록이다. 산에서 나는 배운다. 느낀다. 내가 배우는 것은 무상이며, 덧없음이며, 세월의 빠름이며, 절망이며, 희망이며, 슬픔이며, 기쁨이다. 그것들은 아무도 모르게 나의 내면에 들어와 나를 지배하고 있다. 오늘도 산길을 걷는다. 무더위를 돌파하며 산으로 간다. 산에서 걷는다. 나의 오늘의 행로가 나의 인생이 되는 것임을 안다. 산이여, 이 부족한 사람을 받아주어 고맙다. 언제나 반겨주어 고맙다. 
 

 

                                                                                                                 <photos by nikon J1> file size about 6MB / one pie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