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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나의 산행

예봉산(683m) , 폭염 속 악전 고투 -- (2014-07-20)

by the road of Wind. 2014. 7. 21.

예봉산(683m) , 폭염 속 악전고투  -- (2014-07-20)


예봉산 (683.2m)은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에 위치한 산으로 팔당댐 아래 한강을 사이에 두고 하남의 검단산(685m) 과 마주 보는 산이다. 검단산과는 높이가 비슷하여 호형호제 하는 산이다. 예봉산 일대는 수림이 울창하고 한강에 의한 수상 교통이 좋아 조선시대에는 한양에 땔감의 주산지이기도 하였다고 한다. 예봉산의 일반적인 산행 기점은 팔당2리이다. 중앙선이 지나는 철도아래 굴다리를 지나서 마을을 거쳐 오르면 능선 등산로와 계곡 등산로로 나누어지는 이정표를 만나게 된다. 팔당 마을에서 바라보면 좌측에 예봉산이, 우측으로는 585봉이 보이며 두 봉우리 사이의 계곡은 깊은 협곡 처럼 보이게 된다. 예봉산 정상에 서면 사방의 조망이 시원하게 트여서 아름다운 경치를 볼 수 있다. 북쪽으로 적갑산, 북동쪽으로 운길산(610M), 동남쪽으로는 율리봉, 직녀봉(589.9m), 견우봉(590m), 남남서 쪽으로 검단산(657M)이 아름답게 바라보인다. 그리고 동쪽으로는 양수리 일대가 조망되며 북한강남한강의 유장한 흐름을 감상할 수 있다. 예봉산 정상에서의 사방팔방의 산하를 바라보면 그 아름다움에 여지없이 매료 당하게 된다. 바로 이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기 위하여 예봉산을 오르는지도 모른다.

 

예봉산 등산은 코스별로 약간 차이는 있으나 하산까지 대략 3~4시간 정도 소요된다. 등산은 일반적으로 팔당역에서 출발,  팔당2리(상팔당) 를 거쳐 오르는 코스로 하며, 하산남서방향으로 철문봉(632M)을 거쳐 팔당1리(하팔당)으로 내려 서는 경우와  북서쪽 방향으로 철문봉-  적갑산(564M)을 거쳐 도곡리로 하산하는 코스, 그리고  철문봉-  적갑산(564M)-새재고개 를 거쳐 도곡리 로 빠지는 코스, 그리고 북쪽의 능선길을 종주하여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 철문봉-  적갑산(564M)-새재고개 - 449봉-482봉-505봉 을 겨쳐 운길산(610.2m)-수종사-진중리-운길산역 으로 하산하는 약 5~6시간 능선종주 코스도 잇으며,  남동방향 능선을 벛나무쉼터- 율리봉-율리고개-직녀봉(589.9m)- 견우봉(590m)- 송원봉(475m)-천주교공원묘지-봉안대교 아래 팔당댐 봉안마을로 내려 서는 코스가 있으며, 율리봉에서 동북방향의 능선을 타고 332봉- 286봉- 286봉- 진중1리-운길산역으로 내려서는 코스도 있다. 하산 코스가 다양하며 각각의 특색이 있어 재미가 있다. 예봉산은 서울서 가깝고 북한강, 남한강, 한강과 주변의 모든 경치를 잘 조망할 수 있으며, 연게산행이 가능한 참 좋은 산이다. 이러한 산이 있다는게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등산 코스:  팔당역- 팔당2리(상팔당) - 계곡, 능선 갈림길 - 예봉산 정상


 

"푹푹찌는 더위에, 꼼짝하기 싫은 하루였습니다. 새로운 한 주, 장맛비가 잦을텐데 그 전에 내일까진 무더위 계속됩니다. 경기와 영서, 충북와 영남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있는 가운데. 내일 서울 기온 32, 대구 34도까지 치솟겠습니다. 소나기 조차 없이, 습도까지 높아서 오늘 못지 않게 후텁지근하겠습니다." 기상 캐스터의 목소리다. 이런 상황이었는데도 나는 여름이라도 산에만 가면 괜찮아, 시원해...이런 정도의 관념으로 아침 10시경 집을 출발하였다. 김밥 한 줄, 물 두병, 백설기 떡 한 조각, 캔 커피 하나, 사이다 캔 하나, 카메라 두 대,... 이렇게 준비를 하여 출발하였다. 행선지는 양평 한화콘도 근처 옥산(577.9m). 농다치고개에 주차를 시키고 가볍게 2시간 반정도의 산행이랄까 트래킹이랄까 가볍게 하고 오자 이러면서 집을 출발하였다. 옥산을 선택한 것은 높이가 낮고 특히 농다치고개에서 출발하면 가벼운 산행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오늘 우리 귀요미 손녀 백일이라 기쁜 날이고 오후 3시경 큰 아들네가 집으로 온다고 하니 빨리 산행을 마치고 돌아와야 했다. 출발시 날씨는 푹푹찌는 흐릿한 전형적인 습기가 많은 여름 날씨다. 시작은 순조롭게 차도 잘 달리고 좋았는데, 그런데 덕소 앞 강변북로를 달리는데 오토바이족들이 차 앞을 위험하게 꼬리를 흔들어대며 갈지자 폭주족 수준으로 몰려들어 요리조리 차들 사이로 위험하게 질주를 하는게 아닌가? 기분이 상했다. 이런 꼴들을 양평까지 얼마나 더 보면서 가야 하느냐? 위험한데 낭패다. 그런데 전면 좌측을 바라보니 예봉산 줄기가 아름답게 펼쳐진다. 언젠가 예봉산에서 남서쪽 철문봉을 거쳐 하팔당으로 내려 온 적이 있었는데 참 좋았던 기억이 있다. 참 아득히 오래된 기억이다. 순간 저기 철문봉이나 가자 멀리 갈 필요가 있나 하고 계획을 바꿔버렸다. 오랜만에 하팔당으로 가서 가파른 철문봉을 치고 올라가서 바로 내려 올 심산이었다. 순간 기대감이 커지며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어디로 내려서지? 이미 덕소 진입로를 지났는데...애라 일단 도로변 음식점 주차장으로 들어가자 하고 어떤 음식점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온누리장작구이'란 식당 이었는데 야, 식당 한번 크다. 강변에 자리 잡았는데 무슨 중소기업 수준인 것 같았다. 본관 별관에 강변 경치 한 번 좋구나. 다음번에 여기 한번 와보자... 여기에서 잠깐 쉬면서 강변 경치를 감상하다. U턴을 위해 팔당역 방면으로 갔다. 그리고 팡당역으로 빠져 나오는데 가까운 곳에 주차할 곳을 보니 여기다 하고 차를 파킹하고 말았다. 결국은 행선지가 옥산 -> 철문봉 -> 예봉산 이렇게 바뀌고 말았다. 예봉산은 자주 다녔기 때문에 흥미가 좀 덜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차에서 내려 도로변을 걸어 팔당리 마을로 들어가는데 참 무덥다. 정말 무덥다. 바람 한 점 없다. 율리고개 방향  벛나무 쉼터를 경유하는 계곡 길을 택해서 올라갔다. 숲이 무성하니 더위가 덜 할 것이란 상상을 한 것이다. 그런데 계곡으로 들어서서 올라가면 갈 수록 무더위가 심해지는 것이다. 정말 오늘 같은 날은 처음이다. 계곡을 2/3 정도 올라갔을 떄 이건 안되겠는데 도저히 안되겠어 꼭 정상을 가야하나? 벌써 물 한병을 거의 소비하는 수준인데...만약 물까지 떨어지면 큰일인데...여러가지 생각하면서 쉬고 있었다. 가져간 백설기는 더욱 목을 메이게 하며 물을 소비하게 하였다. 등산시는 백설기는 아니다. 아주 느린 속도로 시나브로 오르면 안될까? 하면서 다시 일어선다, 벗고개쉼터와 율리고개 갈림길을 조금 지나 다시 앉았다. 아예 점심으로 김밥까지 먹었다. 영양을 일단 보충하자. 내가 무더위를 만만하게 본게 화근이었다. 김밥을 먹고 수분을 조금 더 보충하니 조금은 나아진 것 같기도 하다. 내 나이에 체력을 생각해야 되는데 옛날 생각만 한 게  잘 못이다. 정말 무덥다. 물이 말라버린 계곡은 찜통이다. 차라리 능선을 택할 걸 후회 막심이다. 벛나무 쉼터와 능선 직행 코스 갈림길에서 능선길을 택하여 올랐다. 고전 고전 하면서 드디어 정상에 도착하였다. 야호! 정상에는 빙과 및 음료 파는 사람이 있었다. 천하에 이것 만큼 반가운게 어디 있겠는가? 사막에 오아시스다. 우선 시원한 사이다 한 캔을 마신다. 급하게 먹다 가슴에 가스가 차여 죽을 뻔 하였다. 다음은 빙과 메론 바를...이것 처럼 맛있고 시원한 아이스께끼는 처음이네...그리고 감격의 정상에서 카메라 셨터를 눌러댄다. 시야가 흐려 재대로 된 사진이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좋다. 이렇게 예봉산을 정복(?)하고 하산길에 들어섰다. 하산길은 능선길이라도 바람기가 없다. 그래도 개방감과 함께 계곡보다 더위가 덜하다. 내려가는 길이라 그런가? 여름 산행은 물이 있나 없나를 보아서 계곡길을 택하여야 하고 물이 없을 때는 능선길을 택하는게 현명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나는 이렇게 무더위, 폭염주의보 속에서 악전고투하며 예봉산 등산을 하였다. 무더운 여름 등산시는 얼음물, 얼음커피, 얼음 팥빙수, 단 것, 얼음 물수건,....무조건 얼음 얼음이다. 내가 이런 것들을 준비하지 못 한게 큰 불찰이었다. 물이 있어도 미지근 하면 소용이 없다. 무엇보다 폭염주의보 상황에서는 등산은 무리다. 나는 폭염주의보를 모르는 상황에서 출발하였다. 하산길에 만난 사람들... 이 무더위에 여닐곱 살 정도 되는 어린 아이 둘을 데리고 정상 정복을 하겠다고 등산하는 젊은이를 만나 폭염 속 애들 등산은 무리라고 독촉하여 하산 시킨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내가 없었으면 그 어린 것들이 어린이 체력을 무시한 무지몽매한 애비 때문에 어떻게 되었을까? 한심한 일이다. 그리고 능선길을 거의 내려와 쉼터에서 만난 젊은 여성들이 건네준 얼음물...세상에 이렇게 맛있고 시원한 육각수가 있을까? 인정많은 예쁜  젊은 여성들이 더욱 예쁘게 보인다. 아무튼 오늘 등산은 무리에 무리를 둔 위험을 자초하는 등산 이었음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 아이가 하는 말...아버지 군대에서도 더위에 쓰러지는 아이들 많아요 조심하세요....그래 알았다. 오늘 나는 심각한 등산을 하였다.     

 

덕소 도로변 '온누리장작구이' 주차장에서: u턴을 위해 잠깐 들어갔다. 규모가 대단하다.           < photos by nikon J1 >  

 

 

저 산이 철문봉이다.

 

 

흐르는 한강...강 건너 조정경기장이 보인다..... 

 

 팔당2리(상팔당) 등산 길:                                           < photos by canon 30D >  

 

 

 

 

 

 

 

 

갈림길: 능선길이냐? 계곡길이냐?

 

곡길 등산: 곡길- 능선 벛나무쉼터 방향으로.

 

 

 

 

 

 

 

예봉산, 율리고개 갈림길: 예빈산(직녀봉-견우봉) 등산시는 율리고개로 가야 한다.

 

멋진 환상적인 소나무 자태....

 

 

벛나무쉼터 코스 , 예봉산 직등 코스 갈림길: 오늘 나는 예봉산 직등코스를 선택했다.

이름모를 조그만 야생화가 아름답기도 하다. 자연의 섭리는 실로 오묘한 데가 있다.

 

악조건의 환경에서도 생명력은 강하다. 자연에서 배운다. 순천자(順天者)는 살고 역천자(逆天者)는 망한다. 우리는 순명하면서 자기의 분수를 알고 어떤 환경에 처하더라도 희망을 버리지 말고 강인하게 살아가야 한다.

 

능선길에 올라서서 정상을 향해 나아간다. 아, 무덥다. 힘들다.

 

정상에 도착: 저기 비비빅, 메로나, 수박바가 보이는가? 콜라, 사이다, 막거리, 식헤가 보이는가? 사막에 오아시스다. 오 마이 갓!

 

정상에서의 조망:

중앙의 봉우리가 철문봉이다. 저 봉우리 못 미쳐서 계곡방향으로 하산하거나 철문봉 능선으로 따라 내려가는 코스가 있다. 

 

정상의 이정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정표다.

 

예봉산 정상비: 아담하고 아름다운 글씨에 자연미가 살아있는 돌 비석이다. 해발 683m. 뒤에 운길산 정상이...

 

저기 멀리 중앙에 갑산과 그 오른 쪽에 고래산이 보인다. 중간의 능선이 새재고개, 운길산 가는 능선이다...

 

아름다운 모습의 운길산. 산은 멀리서 바라 볼 수록 더욱 아름답고 그리움이 느껴진다.

 

운길산 우측으로 북한강과 남한강, 그리고 양수리 일대가 조망된다....

 

저기 직녀봉견우봉이 나란히 서서 서로 교감하는 것 같다. 견우봉을 넘어 송원봉으로, 팔당댐 위 봉안마을로 내려설 수 있다.  

 

 

팔당역 위 상팔당으로 하산하는 능선길:

하산길에 바라 보는 철문봉...

 

하산길 바위 위에 걸린 멋진 전망대:

팔당대교 그리고 주변 풍경...팔당대교 건너면 하남시 창우동...

 

저기 한강을 사이에 두고 아름다운 검단산이...

 

 

바위 위의 운치있는 소나무...

 

전망대 아래에는 가파른 계단코스가 두 군데 있다...

 

사람들 발길에 얼마나 시달렸을까? 소나무야 미안하다. 무식하고 몽매한 인간들 때문에 너가 참 힘들게 사는 구나!

 

전망대에서 게단길을 모두 내려오면 바위가 있는 전망 포인트가 있다.

 

 

능선 의자가 있는 쉼터에서 이정표:  이곳에서 좌측 계곡방향으로 조금 내려 가면 팔당마을 등산로 초입이다...

여기에서 얻어 마신 얼음물은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목마른 자에게 물 한모금...얼마나 감사하고 중요한 일인가? 물은 곧 생명이다. 우리 몸의 대부분이 물로 구성되어 있어 생명활동에 물은 필수불가결의 요소인 것이다. 오늘이 일요일이어서 얼음물 한잔이 얼마나 고마운지... 길을 내려 가면서 갑자기 예수의 목마른 갈증 이야기가 떠올랐다. 우물 가에 물 길려 나 온 어떤 사마리아 여인에게 “나에게 마실 물을 좀 주오.”(요한복음 4:7) 간청하는 예수. 시골 촌 구석 사마리아인은 상대도 하지않는 오만한 유대인들. 유대인인 예수가 물을 달라고 하는 점을 이상이 여기면서 예수께 물을 길러 준 여인. 그 여인에게 예수께서는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나의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요한복음 4:14). 예수의 메세지를 듣고 그 여인은 변화되고 축복을 받게된다는 이야기다. 물 한 모금의 호의가 얼마나 갈증을 당한 당사자에겐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