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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일상들 ( life )

마산, 장모님, 문경새재 - (2014-07-26)

by the road of Wind. 2014. 7. 27.

마산, 장모님, 문경새재 - (2014-07-26)

 

우리 장모님은 마산에 사신다. 년세가 많으시다. 여든여덟이다. 저 멀리 남도에 있는 나의 본가(本家)도 마찬가지로 처가도 잘 찾아뵙지 못하고 있는 나다. 늘 사정이 허락치 않아서...하는 핑계 밖에 내세울 수 없다. 불가피하게 잘 찾아뵙지 못 하고 있다. 그러니 항상 죄송스런 생각 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리 장모님이 꿈길에 별세하신 장인 어른도 자주 보이고 밥 맛도 없고 힘도 없으시다고 하셔서 걱정이 앞섰다. 그래서 오늘 나는 집사람과 둘째와 처가가 있는 마산을 다녀왔다.  밀하지면 '당일치기'로 다녀왔다. 왕복 약 700km를 강행군 한 것이다. 둘째와 서로 교대 교대로 운전하며 다녀왔다. 먼 길이었다. 장모님은 만나 뵈니 생각보다 안색(顔色)이 좋으셔서 안심이 되었다. 장모님을 만나뵈니 옛 생각이 나고 마음이 기뻤지만 당일치기 바쁜 일정이라 많은 말씀을 나누지 못 하고 올라온 것이 매우 아쉬운 점이다. 중부지방은 비가 뿌리고 바람이 심하더니 남부에는 햇빛이 쨍하고 청명한 날씨였다. 오는 길에는 문경새재에 들러 저녁을 먹었다. 문경새재도립공원45번 중부내륙고속도로에 바로 인접해 있고 그 유명한 관문주흘산, 왕건드라마촬영 세트장 등이 있는 곳이다. 마산에서 '삼대초밥' (055-246-0568/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서성동 42)  이라는 유명한 곳에서 점심을 잘 먹었지마는 저녁을 또 해결하여야 하니 문경새재도립공원 식당가로 가게 되었다. 이 곳에서 우리 둘째가 출장 갔다 다녀 오는 길에 직원들과 한 번 들렀다는 '문경식당'(054-571-3044/ 경북 문경시 문경읍 상초리 288-12)으로 찾아갔다. kbs,mbc,sbs 방송에 나가기도 한 식당이라고 한다. 이런 것들이 흔하지만 석쇠구이 삼겹살은 먹을 만 했다. 아주 맛 있었다. 고추장 양념에 길죽길죽하게 석쇄에 구워나오는 모습만 봐도 침이 도는 음식이었다. 문경새재에는 고추장약돌구이삼결살 석쇠구이가 유명하다고 한다. 더덕구이도 유명하고.... 저녁을 먹고 10분여 거리에 있는 왕건 세트장 초입까지 산책도 하고왔다. 왕건세트장은 아주 오랜 옛날 대학동기모임으로 한번 가보기는 했지만 이제는 기억에 가물가물하고, 지금 보니 정말 주변이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처가집 가고 오는 길에 보이는 모든 산야가 푸르고 참 아름다웠다. 문경새재의 주흘산 아래 도립공원도 아름다운 풍광은 예외가 아니었다. 힘은 들었어도 오늘 일은 보람이 있었다. 우리 장모님을 뵙고, 어려운 가정을 잘 꾸려 나오시고 풍진세월을 이겨 나오신 그 장한 모습을 떠올리며 내 마음 속에서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 하였다. 내가 집사람을 만나 처가집에 드나들 때 버선 발로 뛰어나오시고 반겨주시며 시장으로 달려 가셔서 싱싱한 횟감을 사오시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시던 그 때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 이 세상의 어머님들은 모두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자식들은 전혀 생각 못 하는 위대한 심성을 가지신 것이다. 우리 장모님이 너무 고맙다. 나의 이 마음은 한결같다. 오늘 나는 마음이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  

 

문경새재: 백두대간의 조령산 마루를 넘는 고도 643m재이며, 조령산(1,017m)괴산군 문경시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새재 또는  조령(鳥嶺)이라고 불리는 것은 날아가는 새도 넘기 힘든 고개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 고 한다. 문경 새재(조령)는 영동추풍령, 단양 죽령과 더불어 백두 대간을 넘나드는 3개의 고개 중 하나로 그 중 제일의 교통로였다 고 한다. 조령을 기준으로 조령의 남쪽을 영남(嶺南)이라 하였다. 영남의 선비들이 한양으로 향하던 장원 급제의 길이었고, 조선초기에는 관료들과 양반들만이 넘나들 수 있던 길이었다. 총 길이 10km에 달하는 문경새재에는 외침에 대비하여 새재계곡을 따라 3개의 관문이 있다. 계곡 초입에 주흘관(제1관문), 3km 거리에 조곡관(제2관문), 그리고 3.5km 거리에, 조령산 과 마패봉 사이 새재 고개에 조령관(제3관문)이 설치되어 있다. 198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조선 중기 임진왜란 때는 부산에 상륙한 왜군이 파죽지세로 경상도를 연파하고 영남대로를 따라 이 곳을 통하여 한양으로 진입하기도 하였다. 조령산(1,017m)주흘산(1,106m) 사이의 험준한 협곡 형태의 새재의 지형을 이용하여 분투하였으면 형세를 바꿀 수도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 곳은 영남에서 한양으로 오는 국방의 요충지이기도 하였다.  

 

 

나의 장모님   / 2011-10-29  

 

  

나의 장모님은

저 우리나라 남쪽

마산이란 도시에 살고 계시는데요

저가 찾아 보질 못 하고 있읍니다

저가 죄인이 되었읍니다

 

나는 우리 장모님의 손맛을

아직 잊지 못 하고 있읍니다

 

결혼전 우리 집사람 만나

장모님 댁에 가면

어서 오라 버선 발로 뛰어 나오시고

진동인가 어디에서

팔팔한 전어등 활어를 사다

맥주하고 맛있게 내어 놓곤 하였읍니다

 

나는 아직도 그 맛을 잊지 못합니다

 

지금 우리 장모님은

팔순의 중반이신데

홀로 계시는데

거동이 불편하십니다

 

우리 장모님 처지 생각하면

나는 가슴이 매우 아픕니다

오늘따라 장모님의 덕성스러우신

모습이 자꾸 생각힙니다

 

일찍 홀로 되셔서 자식들과

억척같은 세월을 사신 분인데

우리 장모님 건강히 오래 사셔야 되는데

나는 늘 걱정입니다

 

장모님을 곁에 모시고 싶은데

그것도 안되고 있으니

나는 할 말이 없습니다

 

훌륭한 딸 기르셔서

내 같이 없는 놈에게

부족한 놈에게 그 귀한

딸 맡겨 고생 시키고 있으니

저가 할 말이 없읍니다

죄송하단 말 밖에 없읍니다

 

우리 장모님은

저 남족에 사시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생각이 간절하고

죄송스러운지 모르겠읍니다

 

장모님

이 부족한 사위를 용서하소서

 

 

 

마산 가고 오는 길                                                                                   < photos by nikon J1 >

 

 

 

 

 

 

 

 

 

 

 

문경새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