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구릅/나의 산행

춘천 의암호반, 봉의산 (301.5m) - (2015-01-04)

by the road of Wind. 2015. 1. 4.

춘천 의암호반, 봉의산 (301.5m)   - (2015-01-04)

 

봉의산 (鳳儀山)은 높이 301.5m의 나트지막한 산으로 춘천의 중심부에 있는 춘천의 진산(鎭산)이다. 원래 진산은 마을을 상징하며 마을을 지키는 산이다. 고을은 대부분 진산을 등에 업고 자리하기 마련이며, 그 진산 아래는 고을의 관아가 소재한다. 춘천도 예외는 아니어서 봉의산 아래에 도청등 다양한 기관이 들어서 있다. 봉의산 8부 능선에 수비형의 봉의산성이 일부 남아 있으나 거의가 훼손되어 원형을 추측할 수 없다. 봉의산은 고려 고종 40년에 몽고의 4차 침입 때 당시 이 산성에서 이곳의 백성들이 장렬히 전사한  비극적 항쟁의 현장이기도 하다. 봉의산은 봉황의 모습을 닮았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이곳은 6.25 사변 때도 격전의 현장이 되고 말았다. 봉의산 아래 의암호변에는 학도의용군 기념 조형물들이 설치되어있다. 젊은 학도병들의 희생을 기념하는 기념비이다. 봉의산에 서면 춘천 시내가 한 눈에 들어오며 사방으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모습을 볼 수 있다. 춘천의 대룡산은 용에 비견되고 이곳 봉화산은 봉황에 해당하는 것이다. 용과 봉황이 춘천을 엄호하고 있는 형국이다. 산이 좋으면 인물이 나고 물이 좋으면 재물이 난다는데, 춘천은 산과 물이 좋은 대표적인 도시이다. 대룡산의 정기가 흐르고, 봉의산의 상서로움이 솟았으며, 소양강이 감싸고 돌아 흐르는데 춘천은 얼마나 축복의 도시인가?  봉의산 산행 또는 산책 코스는 여러 갈래로 많으며 보통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오늘은 새해 벽두인데 산 좋고 물 좋은 호반의 도시 춘천으로 가서 의암호수를 바라보고 춘천역에 내리면 항상 내 눈을 사로잡는 낮은 산봉우리의 봉의산을 올라서 눈덮인 360도 파노라마를 보며 세상에 없는 경관을 보고싶었다. 그리하여 상봉역으로 가서 9시 4분의 경춘선에 가까스로 승차하여 춘천으로 향했다. 아직은 승객이 많지 않고 거의가 전철에 앉아 갈 수 있었다. 경춘선 하면 비좁고 힘든 전철로만 인식되다가 오늘은 한가로이 여유가 있었다. 춘천역에서 강변쪽으로 걸어나가 소양2교 방향으로 호반 길을 걸었다. 따뜻한 날씨에 경치는 흐렸지만 거의 인적이 없는 강변 길은 조용한 낭만의 길이 되었다. 의암호는 춘천댐 방향에서 내려 오는 북한강과 소양댐 방향에서 내려오는 소양강이 만나 이루어진 호수이다. 두 물이 만나 하나가 되어 사이 좋게 의암댐 방향으로 흘러간다. 너무 조용하다. 조금 더 길을 걸어 가니 강변에 조그마한 '춘천대첩 기념 평화공원' 이 나오고 여기에는 6.25 참전 기념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그 중에서도 '6.25 참전 학도기념탑'  바라보면 가슴이 아프고 안타까웠다. 피어보지도 못하고 오직 조국을 위하여 산화한 젊은이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참 아팠다. 이 공원 강가에서는 강건너에 있는 춘천 서면 방향을 바라볼 수 있다. 이곳은 서면 금산리라고 하는 곳인데, 이곳에 박사마을이 있다.  무려 140명의 박사를 배출하여 박사마을이란 명칭이 붙여지기도 하였으며 '박사선양탑' 도 있다고 한다. 북한강문학공원애니메이션 박물관 인근에 있다. 봉의산 아래 이편에서 강 건너 저편 박사마을 쪽을 바라보니 저곳이 명당 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아침 해와 함께 봉의산과 대룡산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소양2교 가까이 가면 유명한 '소양강처녀' 노래비와 강위에 소양강 처녀의 앳띤 모습이 서있다. 순수 그 자체일 것만 같은 아름다운 처녀의 모습이다.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내 순정 / 너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애뜻한 노래 소리 들리는 것만 같다. 소양강 처녀의 애타는 마음이 소양강과 함께 흘러내리는 것만 같았다. 이런 아름다운 고장의 아가씨들은 얼마나 아름답고 소박할까? 이 곳에서 의암호반 산책을 마치고, 시내 방향으로 잠깐 가다 왼쪽으로 '번개시장' 으로 들어갔다. 이 번개시장을 지나 주택가를 지나고 우측 산 계곡 쪽에 조그만 '지장암'이라 암자가 하나 나오는데, 그 앞의 능선을 따라 등산로가 있었다.  이 곳 산길은 음지여서 내린 눈이 그대로 녹지않고 있었다. 아이젠을 꺼내 착용하고 산길을 올랐다. 계곡 쪽 등산로는 예상 외로 험로였다. 가파른 비탈과 눈 덮인 좁은 소로 였으며, 길가 밧줄이 쳐있었지만 부담이 되었다. 계곡 비탈을 올라서고서야 안도할 수 있었다. 참 의외였다. 조그만 산으로 보여 뛰어 다녀도 될 것 같은 생각 이었는데 가파른 북쪽 계곡 사면은 그것이 아니었다. 도청 뒤 편의 남쪽 등산로와 비교하면 천양지차이 이다. 정상에 가니 정상에는 아무런 표시석이 없고 몇개의 평상과 운동 기구들 뿐이었다, 시계가 흐릿해서 였는지 주변 경치도 잘 보이지 않앗다. 주변의 활짝 갠 파노라마의 하얀 설국(雪國)의 산 능선들을 바라보고자 했으나 허사가 되고 말았다. 그러나 처음으로 봉의산을 와 보고 미지의 산행을 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다. 하산은 도청 앞 사거리를 거쳐 춘천역으로 걸어갔다. 초봄 같은 기분의 따뜻한 날씨였다. 내 마음도 그러했다.   

 

< 춘천역- 의암호반 - 6.25참전학도기념비- 소양강처녀 전망대- 소양2교 - 번개시장- 지장암 앞 능선길- 봉의산- 정상통신대 옆길- 강원도청- 도청앞 4거리- 춘천역 >

 

 

춘천 가는 길:

 

가평을 자나며..

 

 

 

자라섬 일원.

 

백양역을 지나며...

 

 

김유정역을 지나며...

 

 

 

춘천역~의암호반길~소양2교근처까지....

 

봉의산이 전철 고압철탑 너머로 그리움 처럼 서 다.

 

오늘이 주일(主日)인데 강가로 나가는 길가에 십자가 종탑만이 쓸쓸히 서 있다. 저 십자가에 사랑이 있고, 용서가 있는데 인간들은 왜 그리 사랑이 없으며, 용서가 없으며 고독 속에서 각각의 섬처럼 살아가는 것일가? 곁에 누군가 있어도 외롭고 없어도 외로운 것이 현실의 삶의 모습일까?

우리의 아집과 욕심과 욕망과 탐욕이란 안경을 벗어버리면 이 세상이 달라질가? 변할까? 우리가 자신의 고독과 애증을 짊어지고 갈 때 저기 십자가에서 무죄하게 돌아가신 예수님은 한없이 언제나 눈물 흘리시지 않을까? 주님이시여! 하얀 눈을 보며 그 눈녹음을 상상하며 당신의 용서를 비옵니다.

  

 

 

 

 

 

 

 

강 건너 박사마을 있는 서면 금산리... 

 

 

 

 

 

 

 

 

 

 

 

 

 

번개시장~지장암~능선길~ 봉의산 등산 길:

 

 

 

 

 

 

 

 

 

소양정.

 

 

 

 

 

 

 

봉의산 정상.

 

강원도청 경유 춘천역 하산 길:

 

 

 

 

 

 

하산시 전망대에서 춘천역 방향으로...

 

 

 

 

봉의산성.

 

 

 

강원도청사. 봉의산 정기를 받는듯...

 

도청앞 사거리에서...

 

 

 

 

 

 

시작이자 끝인 춘천역... 종점은 언제나 아쉬움을 남긴다.... 봉의산이여, 의암호여, 춘천이여 나 그대들을 그리워하며 떠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