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구릅/나의 산행

대모산 (293m) - 당분간의 마지막 산행 (2014-10-30)

by the road of Wind. 2014. 10. 31.

대모산 (293m) - 당분간의 마지막 산행   (2014-10-30)

 

대모산(大母山)은 강남구 일원동에 있는 293m의 낮은 산이다. 대모산 자락엔 일원동 시내 방향에 불국사와  남쪽 자곡동에 헌인릉이 있는데 헌릉은 태종과 그의 비인 원경왕후 민씨의 능이며, 인릉은 조선 23대 임금인 순조와 왕비 순원왕후 김씨의 능이다. 대모산은 '늙은 할미산'의 뜻의 대고산(大姑山)으로 불리었는데 헌릉이 자리하면서 부터 '어머니 산'의 뜻인 대모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일원동에 볼일이 있어 오후 늦은 시간에 대모산을 갔었는데 이 일대가 보기 좋은 단풍으로 물들었지 않나 하는 기대와 이왕 이 근처에 온 것, 운동이나 조금 하자는 마음에서 였다. 그런데 정상 직전의 바위 길을 타고 오르다 순간적으로 왼쪽 무릅을 삐끗하여 참으로 난감하였다. 뚜둑하는 소리가 내 몸의 내부에서 들려오고 무릅이 걷기에 매우 불편했는데 이걸 어쩌나 참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다행히 바로 위의 삼각점이 있는 정상에서 어떤 분을 만나 하산시 계단없는 불국사 근처로 내려가는 길을 같이 동행해 주어 천천히 하산할 수 있었다. 무릅이 부어오르진 안했지만 매우 불편하고 보행에 지장을 주어 걱정이 매우 컸다. 더군다나 뚜둑하는 소리까지 들렸으니...

 

오늘 나는 큰 교훈을 얻었다. 그동안 위험한 줄을 알면서도 항상 단독 산행을 하여왔는데 이것이 얼마나 무모한 행동이었나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여지껏 별 탈 없이 무수한 수도권의 산을 오르내렸던 것에 스스로 무모함에 놀라고 또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는 어떻게 할까? 매우 고민이다. 등산은 무리하면 안되고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여야 하는데 앞으로의 일이 참 걱정이다. 나는 이 세상 무엇보다 산을 너무 좋아하는데, 무릅 부상을 입고, 단독 등산이 위험하여 절제하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참 난감하며 나의 평범한 일상의 행복이 날아가버린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앞으로 산행이 가능할련지 모르겠다. 이 아름다운 가을 단풍을 보고싶어 그렇게 벼려왔는데 이 어처구니없는 낮은 산에서 바위같지도 않은 바위 길에서 순간 몸의 균형이 뒤틀리며 무릅 부상을 당한 것이 마음 아프다. 인생길은 알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라는 말이 생각난다.

 

집사람이 늦은데 무리하지 말고 어서 집으로 오라고 전화하면서 당부 하였는데 이렇게 되어 할 말이 없어졌다. 남자는 가정사나 무슨 일에 집사람의 말을 무시하거나 간과하면 면 안된다는 사실을 또 한번 경험하게 되었다.      

 

정상에서 내려와 불국사 근처를 하산할 때는 거의 6시 경으로 어두운 저녁에 되었다. 해가 짧아져 있는데도 내가 대모산을 만만히 보고 무리한 것이 좋지 않았다. 만약 높고 외진 산길에서 혼자 이런 사고를 당했으면 얼마나 큰일이겠는가 생각하니 진땀이 나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미리  작은 사고로 큰 사고를 예방한 것 같은 생각에 나에게는 크나큰 경각심을 일깨웠다. 전화위복(轉禍爲福) 이란 말이 있지 않은가? 생각을 바꾸니 다행이라는 마음도 든다. 액땜 한다는 말도 있다. 이제 거의 60중반의 내 나이에 등산은 오히려 무릅 관절등에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으며, 걷기나 싸이클로 운동 방향을 전환하는 것 등을 생각해 보아야 겠다. 인대나 연골등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므로 등산이 어려울 수도 잇을 것 같고, 여지껏 나에게는 커다란 행복인 등산을 놓치는 것이지만 또 다른 것으로 조그만 행복을 찾아야 보아야 겠다는 생각이다.

 

 

 

 

 

 

 

 

 

 

 

 

대모산 정상 바로 아래 무릅부상을 당한 지점의 바위. 그렇게 다녔는데도 이 바위 길은 오르지 않고 옆의 등산로를 이용해 왔는데 오늘은 사진을 찍기위하여 일부러 이 곳으로 올랐다. 그런데 왠 바위굴을 보고 묘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무당들이 촛불을 피워놓고 무슨 굿을 하는 곳인가? 기분이 이상하고 좋지는 않았는데 결국 사고를 당하게 되었다. 기분이 좋지않은 곳은 가지 말아야 한다. 인간은 영적인 예지력이 있는 동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