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종사, 운길산 (610m) - (2015-01-10)
어제는 우리 손녀 때문에 근심이 많았다. 근심은 스트레스다. 근심이 많으면 그 이상의 양(量)으로 스트레스가 많다. 손녀께서......열이 조금 있고 무얼 잘 먹지 않고 해서 감기 증세인가 하고 동네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요로 감염(?) 을 70%정도 의심하여 종합병원으로 불이 나케 보냈고, 종합 병원에 가면 입원할지도 모른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집 밖에 있던 나는 종합병원 세균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종합병원 세균검사 결과는 특별하지 않다는 소견이 나와 감기약을 조금 지어주어 집에 왔다는 집사람 할미의 카톡을 받고서야 드디어 안심 상태로 되돌아 올 수 있었던 하루였다. 나이 먹으면 제일 힘든 것이 스트레스다. 그러니 나이 먹을 수록 스트레스 받지 않을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어제는 나에게 스트레스로 힘든 날이었다.
그래서 오늘은 작심하고 아침부터 산행을 결행(?)하게 되었다. 산에 가면 행복해 지니까...어떤 젊은 학자가 말했다. 내가 가장 의미있게 들은 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어떤 정치인이 말한 "저녁이 있는 삶"입니다. 그런데 저는 한가지 더 붙입니다. "주말이 있는 삶"이라고... 유태인이 왜 그렇게 창조적인 민족이 되었느냐? '주말이 있는 삶" 때문이란다. 지구가 쪼개져도 주말은 안식일로 지키는 철저히 "쉼"이라고 하는 노동의 철학을 가지고 있는 민족이기 때문이란다. 감명 깊게 들었다. 창조는 편집이다. 내가 내 삶을 편집할 수 있어야 창조적인 삶을 사는거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주말 산행을 하는 나는 창조적인 삶을 있게하는 것이며 행복 충전의 삶을 사는 것이구나...오늘 하루 만이라도....모든 것은 해석이 중요하다. 모든 게 긍정적으로 보면 긍정적이게 되고 그 반대는 그 반대로 된다.
그렇다면 오늘 어디로 갈까? 수종사를 품은 운길산이다. 거리가 가깝고 경치가 좋으며 수종사는 운길산 고도의 거의 3/5 정도의 고지에 있으며 수종까지는 시멘트 포장의 차도가 있어 제설 작업이 잘 되었을 것이며, 양지바른 곳이니 미끄러운 눈 길 걱정이 없을 것이며 추운 날씨에 산의 높이도 알맞고....여러가지를 고려하여 수종사, 운길산 산행을 결정하고 등산도 한장을 프린트하여 가방에 집어넣고 아이젠 외엔 별다른 준비없이 집을 나섰다. 트롯 가요를 틀어놓고 한강변을 보면서 양수리 방면으로 기분 좋게 가기는 갔엇는데 막상 주차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 도로가에 억지로 주차를 하고 수종사로 향하는데 몸이 천근 만근이다. 어제 저녁 잠을 설쳐서 수면 부족이 원인이다. 기분 좋은 다리의 힘을 느끼며 쿠숀을 밟 듯 올라야 등산의 맛이 나는데 다리가 천근 만근이니 힘이 몹시 들었다.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슬로 모션으로 억지로 억지로 등산을 하였다. 한참을 시멘트길로 올라 수종사가 보이는 지점에 다다르니 기분이 좋아진다.
◎ 수종사 (水鐘寺)는 산의 높은 곳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수리 일대를 볼 수 있는 경치좋은 곳 암반이 잇는 지점에 축대를 쌓아 지은 절이다. 시원하고 맛도 좋은 식수가 잘 나오는 곳이어서 절을 지을 수 있었지 않나 생각된다. 조그마한 아담한 절인데 예부터 명망가들이 이곳에 올라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보며 시를 짓기도 하고 공부도 하던 그런 곳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소속의 사찰이며, 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의 말사(末寺)이다. 신라 시대에 처음 지어진 것으로 전해지나 자세한 연혁은 알 수 없으며, 조선 세조와 관련된 일화가 있다. 1458년(세조4) 세조가 금강산(金剛山) 구경을 다녀오다 양수리에서 하룻밤을 보내던 중, 은은한 종소리가 들여오는 곳을 찾아가 보니 토굴 속에 18 나한상이 있고 바위 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종소리를 내더라는 것이다. 이에 세조가 18 나한을 봉안해 절을 짓고 수종사라는 이름을 붙였다는 전설이 있다. 사찰에는 세조의 고모인 정의옹주의 부도가 있다. 19세기에 중건한 기록이 있으며, 한국 전쟁 때 피해를 입어 지금 남아 있는 건물은 모두 현대에 다시 지은 것들이다. 지금도 왼편 위쪽에 조그만 부속 건물을 짓느라 공사중이었다. 경내에는 팔각오층석탑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2호) 과 조선 세종 21년에 세워진 부도 (제157호) 가 있으며 세조가 중창할 때 심은 것으로 전해지는 멋있는 은행나무도 두 그루가 남아 있다. 수종사까지는 가파른 도로이지만 차량으로 손쉽게 갈 수 있으며 주차장도 괜찮다. 다만 길이 좁고 매우 가파르기 때문에 두 대가 양방향에서 만나게 되면 교행하는데 상당히 힘 든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오늘도 어린이들과 함께온 가족들이 더러 보였다.
秋來雲物易悽悽_ 추래운물이처처
宿雨連朝水拍堤_ 숙우련조수박제
下界煙塵無地避_ 하계연진무지피
上方樓閣與天齊_ 상방루각여천제
白雲歷歷誰堪贈- 백운력력수감증
黃葉飛飛路欲迷_ 황엽비비로욕미
我擬往參東院話_ 아의왕참동원화
莫敎明月怪禽啼_ 막교명월괴금제
가을이라 오만 풍경이 처량해지기 쉬운데
밤새도록 비까지 와서 물이 못 둑을 쳐 대네.
속세의 연기 먼지는 피할 길이 없건만
상방의 누각은 하늘과 가지런하여라.
백운은 역력하건만 뉘에게 줄 수 있으랴
단풍잎은 흩날려 가는 길은 헷갈리겠지.
내가 가서 동원의 담화에 참여하려 하노니
밝은 달밤에 괴이한 새가 울지 못하게 하소. - < 서거정, ‘수종사’ >
○ 서거정(徐居正,1420~1488): 수종사에 올라 “동방 사찰 가운데 제일의 경치”라 격찬 하였다. 수종사를 중창한 세조가 매우 아끼던 신하였던 당대 최고의 문장가요 시인이다. 그는 45년간의 공직생활 가운데 대제학을 23년간 지냈다. < 동국통감〉〈동국여지승람〉〈동문선〉〈경국대전〉등 조선을 대표하는 저술들의 편찬을 주도했고,〈동인시화〉〈역대연표〉 등의 개인 저술과 시문집〈사가집〉을 남겼다. 그가 쓴 시문(詩文)은 무려 1만여 편에 이른다는데 전하는 것이 6000여 편이다.
수종사를 구경하고 종각 아래 절 요사체에 마루에 앉아 가래떡 두줄과 캔 커피를 마시고, 절 입구 아래에 있는 약수물을 한 바가지 맛 좋게 먹은 다음 운길산 정상으로 향했다. 몸은 아직 천근 만근이다. 오늘 따라 왜 이리 힘드는가 싶었다. 그제사 내가 먹을 것이 없어 에너지 충전이 되지않아 더욱 힘든다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었다. 오르는 도중 어떤 하산객이 건네준 비스켓 한 봉지를 얻어먹고 어찌나 고맙고 반가운지 맛이 좋던지...지금도 잊혀지지 않네. 수종사 좌측 계곡 길을 오르니 이제 부터는 음달에 눈이 얼어붙어 빙판이 되어있다. 하산객들이 엉금엉금한다. 이때 아이젠이 한 몫 한다. 겨울 산행에서는 아이젠이 필 수 이다. 나는 10발, 4발 짜리 아이젠 두 종류를 항상 휴대하고 다닌다. 눈 길 빙판 길에는 아이젠이 최고다. 정상 아래 안부에 오르니 컵라멘, 막걸리 파는 사람이 나와 있었다. 나는 정상을 밟고 내려와 컵라멘 (3,000원) 하나로 지상 최대의 행복을 누렸다. 옆 사람들이 마시는 막걸리를 보니 눈이 돌아가는 것 같았지만 꾹꾹 참았다. 정말 힘 들었다. 목도 마르고 어찌나 먹고 싶었는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음주운전은 할 수 없지 않은가? 나중에 집에 와서 막걸리 한 병과 맥 주 한캔을 산위에서의 한을 풀듯이 마셨다. 세상에 이 보다 좋을 수가 없었다. 집 사람과 필이 통했나? 아구찜도 올려주고...오늘 산행은 등산은 힘드렀지만 하산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재미있게 했다. 산길을 걷는 다는 것은 행복을 충전하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이 사실 하나만은 명심한다. 잠 들었다 깨어나 지금 새벽 3시이다. 얼마나 좋았으면 이 새벽에 이 글을 쓰고있나?
오늘의 산행코스: 조안면 진중리 - 수종사 - 좌측 계곡길 - 능선길 - 운길산 정상 - 수종사 방향 하산 길- 수종사, 운길산역 갈림길- 운길산역 방향 능선 길- 수종사 방향 갈림길 - 팔각정 근처 수종사 오르는 차도 - 진중리 입구 원점회귀
◎ 운길산 (雲吉山) 은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에 위치한 높이 610m의 산이다.《동국여지승람》에는 조곡산이라 부르기도 했다. 운길산은 경치가 아주 빼어나고 산 아래 중앙선 운길산역등 교통이 편리한데다 산세가 부드럽고 등산로가 순탄해 가족 산행이나 가벼운 주말산행지로 아주 인기있는 곳이 되었다. 산 정상 가까이에 유명한 수종사가 있고 주변의 북한강변, 팔당호를 끼고 다산유적지, 서울종합영화촬영소, 금남유원지, 두물머리등 명소가 있어 더욱 각광을 받고있는 산이 되었다. 산행은 산 아래 송촌리에서 부터 시작하거나 수종사를 거쳐 하거나 하게 되며, 팔당역 뒤의 예봉산에 오른 다음 능선을 타고 시게방향으로 적갑산을 거쳐 종주 산행도 더러 한다. 산행 시간은 2~5시간 정도이다.
산행코스:
운길산역 - 조안보건지소 - 수종사 - 운길산 정상
연세중학교 - 이덕현 집터- 수종사 - 운길산 정상
팔당역- 예봉산- 적갑산- 운길산 정상
덕소역 - (마을버스)- 도곡리- 새재고개- 운길산 정상
수종사 가는 길:
수종사에서:
수종사~운길산 정상 가는 길:
운길산 정상에서:
하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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