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보산(423m), 회암사지, 회암사 - (2015-02-15)
천보산(天寶山)(423m), 회암사지, 회암사를 3년여 만에 다시 와 본다. 이 지역은 지세가 평탄하고 양지 바르며, 천보산의 자태가 아름다워 매우 인상 깊었던 곳이다. 특히 회암사지는 대규모의 절터로서 지금은 페허가 되어 허허로운 공간이 역사의 무상함을 말 해 주는 듯 하다. 의정부-덕계-동두천간 번잡하고 시끄러운 교통로에서 벗어나 천보산 아래 포천 방향으로 치우처져 있어 매우 조용한 것이 특징이다. 나는 이곳에 올 때 마다 마음이 안정되고 조용한 산행을 할 수 있었다. 마치 초봄 같은 따뜻하고 운무가 약간은 있었으나 맑은 날씨에 좋은 산행을 할 수 있었다. 회암사지 조금 위 천보산 기슭의 유서깊은 회암사에서 옛 우리 나라 고승들의 부도등을 본 것이 좋았으며 석등 등의 탁월한 아름다운 조형미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 산행시 조금 아쉬운 점은 화암사지 안으로 걸어 들어가서 드러나 있는 유물들을 유심히 보지 못 한 점이다. 그리고 화암사지 입구에 있는 박물관을 구경할 수 없었고 또한 입구 도로 건너 편의 낡은 한옥의 조그만 가게가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아 편안하게 음료수 한잔을 못 한 점이 내내 아쉽다.
오늘의 산행 코스: 회암사지- 회암사- 천보산 - 호암고개 방향 능선 - 회암 약수터 - 주차장 - 회암사지.
천보산(天寶山)은 남양주시 회천읍에 소재한 산으로 의정부시, 포천시, 동두천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이다. 북서쪽으로는 칠봉산(506m), 북동쪽으로는 해룡산(660.7m)에 이어져 있는 아담한 산이다. 천보산 좌측으로 흐르는 능선은 회천읍과 포천읍의 경계를 이루는 회암고개를 지나 의정부 지금동으로 나아간다. 불곡산에서 바라보면 마치 활과 같은 반원형의 능선이 아름답게 전개되는 것이다. 특히 회암사에서 올려다보는 경관은 참 아름다운 한폭의 수채화와 같다. 아기자기한 암봉이 멋있는 경치를 선사하기도 한다. 등산로는 다음의 3 방향에서 할 수 있다. ▷ 장림고개-정상 ▷ 회암동 회암사지-회암사-무학대사 부도-정상 ▷ 투바위고개(회암고개) - 정상. 정상에 서면 360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조망하게 된다. 칠봉산, 해룡산, 포천 송우리 방향의 교동저수지와 회암고개을 지나 뻗어가는 산 줄기와 회천 일대를 시원하게 볼 수 있다. 등산로는 쉽고 평이하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천보산 줄기의 의정부 방향의 능선 산행에는 포천과 양주의 마을과 마을을 넘나들던 많은 옛고개가 많이 있어 재미를 더한다. 조선 초기에 태조가 무학대사와 함께 회암사를 찾을 때 넘었다고 하여 붙여진 어하고개, 차돌이 많아 붙여진 이름이거나 혹은 호랑이 때문에 백명씩 모여 다녀야 하는 고개라 하여 붙여진 백석이고개, 회암동에서 포천으로 넘어가는 회암고개, 율정동에서 포천으로 넘어가는 고개로 돌문이 있던 고개라 하여 석문령이라는 고개 등이 그것이다.
회암사지(檜巖寺址) (사적 제128호) 는 고려 충숙왕 15년(1328) 원나라를 통해 들어온 인도의 승려 지공이 처음 지었다는 회암사가 있던 터이다. 회암사(檜巖寺) 창건 연대는 불명하나 고려 초기의 문헌에 나오고 있어 그 이전에 지어졌다고 추측된다. 조계종의 수행의 근간을 이뤘던 천년고찰이며, 삼산양수(三山兩水)의 천혜의 길지로서 지공선사(指空禪師)께서 이곳에 터를 잡으라 하셨고, 제자인 나옹선사(懶翁禪師)께서 이곳에 도량을 열었고, 그의 제자 무학대사(無學大師)께서 태조이성계와 함께 대대적인 중창을 한 곳이라고 한다. 조선 중기에 문정왕후의 관심으로 영화를 누렸으나, 왕후가 세상을 떠난 뒤 화재로 폐사가 되었다. 회암사지 선각왕사비 (보물 제387호),회암사지 무학대사탑 (보물 제388호), 회암사지 무학대사탑 앞 쌍사자 석등 (石燈) ( 보물 제389호), 회암사지부도탑 (浮屠塔) (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52호), 회암사 목조여래좌상 및 복장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206호), 회암사지 맷돌 (경기도 민속문화재 제1호), 회암사지공선사부도비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135호) 등 많은 문화재가 있다. 회암사지는 지금 대대적인 정비 작업 중에 있었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 靑山兮要我以無語 - 청산혜요아이무어 )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 蒼空兮要我以無垢 - 창공혜요아이무구)
사랑도 벗어놓고 미움도 벗어놓고 ( 聊無愛而無憎兮 - 료무애이무증혜)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 如水如風而終我 _ 여수여풍이종아 ) - < 나옹선사 >
▒ 나옹선사(懶翁禪師) (1262-1342): 고려 말기의 고승/ 공민왕의 왕사/ 본명은 원혜(元慧), 휘는 혜근(慧勤), 호는 나옹(懶翁)/ 경북 영덕군 창수면 갈천리에서 출생/ 20세 때 친구의 죽음을 보고, 출가해 공덕산 묘적암(妙寂庵)의 요연(了然)선사에게서 득도/ 1348년(충목왕 4) 원나라에 가서 연경(燕京)의 고려사찰인 법원사(法源寺)에서 인도 승려 지공(指空)의 가르침을 받음/ 조선 태조 왕사로서 한양천도의 주요 인물인 무학대사가 그의 제자였다. 나옹, 지공, 무학, 세분의 부도와 비석이 회암사터의 뒤쪽에 현존/ 그가 입적한 남한강변 여주 신륵사에서 입적 사리를 봉안한 부도와 비문이 남아 있다.
나옹선사의 이 선시가 너무 마음에 닿는다. 청산 처럼, 창공 처럼 푸르고 티없이 물처럼 바람 처럼 자유롭고 막힘없이 살지 못 하는 내 처지가 안타까울 뿐이다. 아, 인생을 이 선시(禪詩) 처럼 살아야 하는데... 사랑도 미움도 다 벗어버리고 담담하게, 물과 바람같이, 푸른 산, 푸른 하늘 처럼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산행 내내 내 마음을 붙잡았다.
회암사지 입구에서: pictures by nikon D7000, tamron 17-50mm f2.7
회암사지:
회암사에서:
천보산 :
천보산 정상에서:
하산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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