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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일상들 ( life )

강남 일원동에서 한나절 - (2015-04-16)

by the road of Wind. 2015. 4. 17.

강남 일원동에서 하루를 - (2015-04-16)

 

오늘은 거의 하루를 강남 일원동에서 보내고 왔다. 일원동에는 그 유명한 삼성의료원이 있는데 오늘 이 병원 진료차 하루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진료는 오후 3시 반인데 최소한 2시간 전에는 피검사를 하여야 한다. 그래서 나는 오후 시간에 바쁜 걸음을 하지 않으려 오전 9시가 좀 넘은 시간에 손자를 어린이집에 대려다 주고 곧 바로 전철을 이용하여 혈액검사차 병원으로 갔다. 이 병원은 왠 사람들이 이리도 많은가? 그래도 잘 갖추어진 시스템 덕분에 잘도 처리하는 것 같다. 직원들은 잘 훌련된 조교들 처럼 정확한 메뉴얼을 머리에 넣고 마치 기계처럼 일하는 것 같았다.

팔에서 피를 뽑고 나니 시장기가 말 할 수 없다. 어제 저녁 이후로 공복 상태 였으니 그럴 만도 하다. 병원내에서 간단한 요기를 하고 집에 들어가지 않고 부족한 운동도 조금 할 겸 병원의 주변 야산과 동산을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큰 산에 등산 간 것 같은 산행 기분도 내보고 누군가 바지런히 일궈놓은 텃밭 사이를 걸으며 시골의 남새밭에 나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도 있었다. 오후부터는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고 날씨는 잔뜩 흐려있었다. 구름 낀 흐린 날씨에 초봄의 나무들이 만드는 푸른 녹색은 더욱 싱싱하게 빛나는 것 같았다. 거의 모든 나무들의 파릇파릇한 작은 잎사귀들이 어느덧 몰라보게 커지고 엷은 녹색을 띄고있었다. 여기저기서 봄의 교향곡이 울려퍼지는 듯 하였다. 봄은 확실히 생명의 계절이다. 수풀이 없는 빈 터에는 봄비에 촉촉한 대지 위에서 각종의 어린 풀들이 자라나고 있었다. 민들레며 이름 모를 잡초들이 빈틈없이 자라나고 있었다. 죽은 듯 고요하던 동산은 푸른 숲과 풀, 어디선가 생겨나온 풀벌레, 분주히 날아다니는 벌, 나비 그리고 온갖 산새들의 노래 소리로 가득차 자연의 축복으로 충만할 것이다.   

 

삼성의료원 경내 동산 산책로 -> 정문 앞 길건너 동산에서 -> 삼성의료원 남쪽의 야산 산책 -> 수서역. 

 

 

일원동 삼성의료원 안의 작은 동산에서: 

병원의 정원에도 꽃들이 피어나고 있었다. 아름다운 화원은 심신(心身)이 지쳐 건물 밖으로 나온 사람들에게 희망을 느끼게 할 것이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푸른 잎들로 봄의 싱그러움을 느끼게 된다.

 

주차장은 만원이다. 옥상에도 무수한 차량들이 있다. P1~P5 5개의 주차장이 있으며 총 2,841대를 수용할 수 있다고는 하는데 항상 풀로 찬다고 한다. IN-OUT 순환으로 빈 자리가 있기를 기대할 뿐이다. 그러니 방문객은 전철이 최고다.  

 

나뭇가지 사이로 본관 건물이 보인다. 우리나라 최고의 병원중 하나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병으로 부터 구하고 있을까? 요즈음엔 본관 옆에 있는 암병동에 내리고 타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진 것 같다. 수명은 길어지고, 환경은 열악해 져서 몹쓸 병이 인간을 괴롭히고 있기 때문 일 것이다.

 

자고 하얀 꽃들이 눈처럼 빛나고 있다. 이게 조팝나무인가?

 

조용한 산책로와 어린 잎들이 돋아나는 숲...

 

노오란 개나리가 정답다. 해마다 보는 그 꽃, 이웃집 아가같다...

 

어디든 주차장는 빈틈이 없다...

 

삼성의료원 정문 건너편 동산에서:

정문앞 길을 건넌다. 이 동산으로 오르면 무엇이 보일까? 호기심이 발길을 움직인다.

 

길 오른 쪽 동산은 정류소 간판이 있는 곳 조금 아래 언덕에 밧줄이 있어 오를 수 있었다. 주변의 떢볶이 오뎅파는 아주머니가 가르쳐 주었다. 오른 쪽 동산 산책후에는 전면 왼쪽 건물을 감고 돌아서 곧장 야산으로 올라섰다. 산책로가 보였기 때문이다.  

 

이 일대 높은 곳에는 이렇게 누군가 텃밭을 일구어 놓았다. 토질이 기름 져 보였다. 시골 남새밭 같았다.

 

 

건축공사현장 관련자들의 차량인듯 보인다. 저기 보이는 아파트들 있는 곳은 강남구 개포동이다. 학군이 좋아 늘 주목을 받는 곳이다. 주차장 좌측으로 조금 가면 가난한 마음의 대명사인 구룡마을이다. 아직도 서울시와 개발게획으로 마찰을 빚고 있다고 한다. 

 

저 앞의 삼성의료원 동산을 산책하고 이리로 올라왔다. 군데군데 벚꽃등 봄 꽃들이 화사하다.  

 

시골 풍경같아 마음에 드다. 고향의 땅 냄새가 느껴지는 것 같다. 땅에 씨를 뿌려보고, 농작물을 걷어들여 본 사람만이 진정한 자연의 아름답고 감사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런면에서 나는 시골 태생인 것이 감사할 뿐이다. 

 

주변이 조용한 산으로 둘러있는 삼성병원의 위치가 참 좋아보인다.

 

      

 

흐린 날씨에 어린이 처럼 호기심으로 가득차서 이곳 저곳을 다녀보는데 기분이 좋고 나의 시골 정서와도 통하는 것 같았다.

 

펜스를 따라 가보는데 길도 없는데 끝까지 걸어가 본다. 숲이 있어서이다. 푸른 신록이 싱그럽게 느껴져서이다. 봄은 행복이다.

 

 

어릴 때 보았던 우리 고향 뒷산에 많았던 그 나무, 그 잎사귀이다. 동심으로 돌아가본다. 삭막한 도시에서 자라는 우리 손주들과는 앞으로 어떤 교감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이제 동산을 내려가려한다. 저 앞의 상업용 건물의 좌측 야산으로 가서 멀리 수서까지 걸어보려 한다. 이곳에 올 때마다 늘 생각해보던 것을 오늘에야 이루어 보려한다. 우산이 준비되어 있어 곧 비가 올 것 같은 우려감은 있어도 걱정은 되지않는다.

 

 

애기똥풀이다. 귀여운 이름이다. 정겹게 느껴진다.  

 

 영판 시골 분위기이다.

 

시금치..비타민의 보고...

 

삼성의료원 남쪽의 낮은 산의 산길:

 

 

조용한 산책로가 나있다. 바람에 쓰러진 나무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아주 한적하다. 도심에 이런 야산이 있다니...야산이라기 보다 뒷동산 같은...  

 

이 산의 우측으로는 일원동 일대의 아파트들과 오피스 건물들이 있다. 사유림이어서인지 전방지역에서나 볼 것 같은 펜스가 쳐져있었다.  

 

삼성병원 쪽으로는 아주 튼튼한 철물 펜스가 쳐져있다. 이 펜스를 따라 낙엽이 수북한 길을 따라 갔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것 같지 않았다.

 

상당한(?) 산길을 걸어 지나오니 수서쪽으로 넓다란 개활지같은 곳이 나왔다. 평소 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곳이다. '전주이씨 광평대군파묘역'이라는 곳이다. 성군 세종대왕의 자손이므로 따뜻한 마음이 간다.

 

광평대군 이여(廣平大君 李璵) (1425 ~1444): 세종대왕과 소헌왕후 심씨의 다섯째 아들이다. 성은 이(李), 이름은 여(璵),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환지(煥之), 호는 명성당(明誠堂), 시호는 장의공(章懿公)이다. 영빈 강씨(令嬪 姜氏)소생인 세종의 서장자 화의군 이영(和義君 李瓔)보다 4달 앞서 태어난 이복형이다. 세종 14년(1432년) 8세에 광평대군에 봉해졌다. 세종 18년(1436년) 12세에 동지중추부사 신자수(申自守)(증 좌의정)의 딸 신씨와 결혼하고 같은 해, 동생 금성대군(錦城大君)과 성균관에 입학하여 수학하였다. 부왕 세종의 총애를 받았으며 학문을 좋아하여 경서에 통달하였고, 문선 등에 재능이 있었으나 일찍 요절하였다. "이여가 창진을 앓고 있었는데, 임금이 심히 근심하여 여러 방법으로 치료를 했으나 끝내 효과를 얻지 못하고 죽으니, 임금과 중궁이 몹시 슬퍼하여 3일 동안 조회를 거두었다. 여는 성품과 도량이 너그럽고 넓으며, 용모와 자태가 탐스럽고 아름다우며, 총명하고 효제(孝悌)하여 비록 노복이나 사환이라도 일찍이 꾸짖지 아니하매, 사람들이 모두 사랑하였다. 시호(諡號)를 장의(章懿)라고 하였으니, 공경하고 삼가고 높고 밝음이 장(章)이고, 온화하고 부드럽고 현명하고 착함이 의(懿)이다. 아들이 하나이니 이름은 이부(李溥)이다. - < 조선왕조 실록 기록 >"

 

길가의 민들레. 꽃말은 "행복"이다. 바람에 날리는 민들레 홀씨처럼 ...가볍게 살고 싶다.

 

광평대군 묘역 너머로 일원동 삼성아파트가 보이고, 그 뒤로 우측 제일 높은 봉우리가 강남의 대모산이다. 나는 작년에 대모산에 오르다 어설픈 동작으로 조그만 바위를 오르다 무릅을 다쳐 지금도 완전하지 않다.  

 

묘역 뒤편 내가 걸어 온 길을 돌아보며... 인생길도 언제나 한번 씩은 뒤돌아보며 과거를 생각하고 현재를 점검해야 한다.

 

조용한 소나무 숲 길... 비에 젖어 촉촉하다.

 

숲 너머 한국지역난방공사 굴뚝이 희미하게 보인다.

 

 

현호색인가 색감이 예쁘다.

 

 

 

마지막 수서 신동아아파트 옆에 있는 강남구 청소차량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섰다.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