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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일상들 ( life )

하남 고골, 비 내리는 초봄 - (2015-04-19)

by the road of Wind. 2015. 4. 19.

하남 고골, 비 내리는 초봄  - (2015-04-19)

 

 

아침에 마음이 울적하였다. 심적 스트레스가 커서 어딘가에 가서 산책을 조금하다 와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운길산역 부근의 북한강변으로 갈까? 아니다 멀다. 가까이 하남 조정경기장 부근의 강변길로 나가보자. 차를 몰고 강변역 근처를 달리다 강가에 가서 강만 바라보고 단조롭게 무얼 생각하며 걸을 것인가? 하는 생각이 순간 번쩍 하였으며 강보다 마음을 안정 시키려면 조용한 계곡 근처로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하남 고골과 법화골이 떠올랐다. 손은 마음을 따라 움직이고 둔촌동을 거쳐 올림픽아파트 옆을 지나 서하남 감북동을 지나 고개를 넘고 분지형태의 하남 상사창동의 고골로 넘어갔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차들은 별로없었다. 운해(雲海)가 산봉우리들을 덮고있는듯 신비한 모습으로 주변의 산들이 다가왔다. 여기저기 숲 가운데 하얀 벗꽃의 자태가 우중충한 날씨에도 내마음을 시원하게 해 준다. 푸른 색조가 산하를 물들여 봄의 발랄한 생기가 천하에 넘치듯 하였다. 아, 봄이로구나. 이 생명의 빗줄기가 자연을 춤추게 하는구나. 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생노병사의 길을 가야만 하는데 생의 에너지가 최고조에 달하는 청춘은 얼마나 아름다운 것이냐?  

 

고골 주차장은 텅비다피 하였다. 주차장에 내려 서니 비록 비는 오고 흐릿한 날씨지만 파종기 농부가 단비를 만난듯 내 마음이 기쁘다. 좋은 계절이다. 참 좋은 꽃들이다. 참 좋은 봄비다.    

 

그런데,  그런데 조용한 길을 걸으며 하염없이 봄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니 왠지 쓸쓸하다는 생각이 아직도 나를 지배하고 잇음을 알았다. 그것은 내 인생의 과정과 기조가 어떤 쓸쓸함으로 점철된 것이기도 하다.

 

 

 

어제는 세월호 비극의 1주년이 되는 날이었으며, 오늘은 4.19혁명 55주년 되는 날이다. 

하늘도 슬퍼서 오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슬프다. 젊은 청춘들이여!

이 찬란한 봄에 그대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작년 4월 16일 물살이 세기로 유명한 진도 앞바다에서 느닺없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침몰한 세월호...외관은 화려하고 멋있었던 6천825톤급의 여객선...이 여객선이 침몰함으로써 476명 탑승 인원 중 구조 172명, 사망자 295명, 실종자 9명, 그중에서 특히 제주도 수학 여행길의  안산의 단원고 학생들이 구조 75명, 사망 246명, 실종 4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증유의 충격적인 해산 사고가 발생하였다. 꽃다운 어린 청춘들이 차거운 물 속에서 갇혀 이 세상을 떠나야했다. 선장과 선원들의 무책임한 행동과 구조 재난 활동의 차질로 지금도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실종자와 물밑에 잠겨있는 세월호를 어찌할 것인가?  정부는 선체인양을 검토하고 있다. 이 비극적 국가적인 재앙이 우리들을 괴롭게 하고있는 것이다.

 

1960년 4월 19일. 그 해 이승만 정권의 3.15 부정 선거를 규탄하며 분연히 일어난 학생들...10만명 이상이 참여하여 185명의 사망자를 내고, 천500여명의 부상자를 발생시킨 자유민주주의를 향한 도전은 마침내 부패한 정권을 심판하고 역사는 이를 혁명으로 승화시켰다.

 

이 땅에 왜 이리도 험한 일이 발생하여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는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말아야 겠다.   오늘 하늘도 슬피 울고있다.  이제 살아있는 사람들은 조용하고 평화롭게 꾸준히 역사를 발전 시켜야 한다. 폭력으로 무엇을 이루어 낼 수는 없다. 산자나 죽은자 모두 누구도 폭력은 싫어할 것이다. 평화스러운 절차와 진도를 외면하는 것은 또다시 역사를 후퇴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사람은 일을 도모하지만 이루는 것은 하늘이다 라는 말이 생각난다. 보이지 않고 보지 못한 하늘을 그래도 희망하고 사는 것이 우리들 인생 아니겠는가?    

 

 

<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건, 지붕 덮은
쇠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속 구름을 닦고
티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 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조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1930-1969): 충남 부여 출생/ 단국대 사학과, 건국대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59년『조선일보』신춘문예에 장시(長詩)「이야기하는 쟁기꾼의 대지(大地)」가 당선되어 등단함/ 그는시를 통하여 강렬한 역사의식과 민중에 대한 신념으로 역사와 현실의 허구성을 폭로하는 시적 탐색이 현실에 대한 저항적인 의지로 드러난다/ 시집:<금강> <신동엽전집>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꽃같이 그대 쓰러진> 등.

 

 

고골 가는 길:

 

광주향교를 조금 지나 고골로 들어가는 초입, 고골초교 옆의 '은행나무집'에서 혼자 점심을 먹었다. 시계를 보니 11시 30분경이었다.  

 

보이는 산봉우리가 고골, 하남시 교산동에 소재하는 객산(客山)이다. 주변이 구름에 쌓여있다.  

 

비에 젖은 풍경. 묘한 운치가 있었다.

 

덕풍천이 흐르고 멀리 보이는 뒷산은 남한산성이 있는 부분이다.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 서문을 거쳐 지금 모이는 우측 부분의 연주봉옹성을 지나 중간쯤의 낮은 곳에 있는 북문을 지나 벌봉으로 이어지는 성곽이 있다.  

 

한천변 뚝방에서 피어난 민들레... 노랗고 정교한 아름다움이 마음을 사로 잡는다. 

 

고골 공용 주차장 인근:

 

주차장의 모습...

 

시내버스 고골종점 정류소..

 

 

주차장에서 법화골 방향으로 바라 본 경치.

 

 

연등..불탄일이 다가오고 있는가? 우리는 각자의 마음 속에 자신의 어두움을 밝힐 연등하나 가졌는가?  우측 시골길로 산책을 한다.

 

밝고 깨끗한 벗꽃... 봄이 피어난 듯 하다.

 

비에 젖어 촉촉한 길을 걷다. 주변의 세상이 신초록에 빛나고 아름답다.

 

 

다음달 하순이 되면 모내기가 시작될 것이다. 모내기는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어린모 기계 모내기는 대개 5월 20일~ 6월 15일까지, 중모 기계 모내기는 5월 25일~ 6월 20일까지 모내기를 마쳐야 여무는 비율과 수량을 높이면서 고품질의 쌀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개울 가의 벗꽃... 작은 꽃송이 하나하나가 하나의 생명이다.

 

 

 

 

 

 

지나온 길을 내려간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산요X1000' 이란 조그만 디카가 있어 우산을 받쳐들고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아무도 없는 공터에 빨강 편지함이 서 있다. 분명 누구의 소식을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편지함은 그리움의 집이다. 내 마음 속에도 언제나 색바랜 편지함이 하나 있다.  

 

 

 

길을 내려오다 오른쪽 샛길로 올라가본다. 고골산장, 물레방아 라는 음식점이 두 군데 있었다.

 

 

 

물레방아는 단체로 많이 이용하나보다.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초록의 빛깔...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내 마음에 정겨운 밭의 농작물...

 

고골을 두른 산들이 신묘하게 느껴진다.

 

 

 

 

고향에 와잇는 듯 하다. 우리 이웃 집 같다. 헛간 어디에서 아는 형님의 기침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이 멋진 한옥. 그러나 사람은 없고 비어 있었다.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 곳은 허전하다 못 해  썰렁하다...

 

 

진달래가 웃고 있네. 나보고 웃고 있네. 나도 웃어보라고 재촉하네... 그래 웃어보자. 허허...일소일소(一笑一少) 아니더냐!

 

참 기품있게 지은 집인데...아무도 살지 않네...사람이 없는 곳은 썰렁하게 느껴진다. 밤엔 무서움 마저 드는 것이다. 왜 비워있을까? 

 

 

싱그러움이 살아나는 계곡이다.

 

 

 

 

몇 군데 검정 비닐하우스가 있었다. 사람이 살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시 마을로 내려간다.

 

 

 

무슨 ART STUDIO...안에서는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상사창 마을 경로당이다.

 

 

 

법화골 상사창동 연자방아...

 

 

 

 

 

 

고골 계곡에 있는 음식점 총출동이오..

 

 

 

화사함의 절정...

 

 

다시 주차장 입구로 내려서서...

 

 

 

 

고골 주차장 풍경 뒤편에서..  

 

 

 

 

다시 고골 주차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