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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구릅/일상들 ( life )

영남 보신탕 한 그릇, 마지막 - (2015-07-24)

by the road of Wind. 2015. 7. 24.

영남 보신탕 한 그릇, 마지막   -  (2015-07-24)

 

어제가 중복(中伏)이었다. 선조들의 지혜를 따라 무엇인가 몸 보신을 좀 해야한다는 생각에 평소에는 갈 생각을 못 하던 곳으로 보신탕 한 그릇을 먹으러 갔다. 우리 집에서 멀지 않은 자양동 소재 <영남(英男) 보신탕> 본점 (02-452-3331/ 서울 광진구 자양동 219-13) 보신탕 집 으로 갔다. 이곳은 2호선 건대입구역과 구의역 중간 쯤에 있어서 교통이 불편하여 평소에는 갈 생각을 하지 않던 곳이다. 여기를 지나갈 일도 없거니와 그래서 이 집에 대한 생각 자체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늘 전철을 이용하여 집에서 갈 수 있는 보신탕 전문집이 없을까 찾다가 이 곳이 떠올라 나혼자 가게 되었다.

 

건대역에서 환승하여 구의역에 내려 건대역 방향으로 한참(?)을 걸어가서 이 집 앞에 도착하니 " 그동안 성원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7월 24일 까지 영업 합니다." 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지 않은가?  오늘이 7월 24일 아닌가?  허허 참, 이게 어찌된 일인가? 오랜만에 처음 찾아 온 집인데 오늘 영업 마감이라니...

 

문을 열고 식당 안으로 들어서자 20여개 테이블이 있는 룸에는 사람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아주 장사가 잘되고 있었다. 나는 보신탕 한 그릇을 시켜놓고 음식이 나올 때 까지 조용히 주위를 둘러본다. 식당 안 벽에는 이 집의 창업자이신 할머니 초상화와 몇 장의 사진 액자가 걸려있다. 분위기로 봐서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던 것 같다.  중랑구, 송파구, 동대문구에 분점도 있었다.

 

음식이 나오고 맛을 보니 아주 맛 있었다. 이렇게 잘하는 집인데 브랜드가 아깝고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방안을 내려다보는 창업자 할머니의 모습을 자꾸 보게된다. 아들인듯 젊은 남자가 카운터에서 일을 보고 있었다. 여기에 자주 오신다는 할아버지에게 물어보니 영문을 모르겠단다. 일하시는 종업원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할머니 회장님이 몸이 불편하셔서...한다. 아아, 경제가 어려워지고 이런 식당업도 사업이 어려운가보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는 보신탕을 좋아하여 이곳 저곳에서 더러 먹는데 이 집 보신탕 맛은 참 좋았다. 참이슬 한병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는 현장에서 마지막 보신탕을 먹고 있다니 ....참 별 생각이 다 든다. 한편 오늘 마지막 날에라도 페업하기 전에 동네에 있는 유명한 보신탕 맛집에서 보신탕 한 그릇이라도 먹어 볼 수 있게 되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보신탕 과 참이슬 소주 한병을 아주 잘 먹고 배가 불러 행복해진 나는 산책길에 나섰다. 식당을 나오면서 이 집을 다시 돌아 본다. 이 웃 어떤 가게 주인에게 물으니 집을 지을려나 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집터가 상당히 넓었다. 아, 이 곳에 임대주택이나 상업용 건물을 신축하려나 보다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면 이 <영남 보신탕> 집이 다시 살아나려나?

 

오는 길에 오랜만에 건국대 교정에 있는 일감호를 산책하고 왔다. 대학 캠퍼스 안에 있는 호수 산책길을 우산을 쓰고 조용히 걸으니 참 좋았다. 이 곳에 와 본지가 꽤 오래된 것 같다. 역시 물이 있는 호수가는 정취가 있다. 호수 중간에 있는 조그만 동산에는 나무가 무성한데 백로(?)들인가 하얗게 나무 가지 위에 앉아 서식하고 있었다. 이 곳에는 먹이도 풍부한가 보다.

 

 

"모든 것은 지나간다. 이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어떤 어려운 일도....  어떤 즐거운 일도.... 

영원하지 않다. " 

 

 

법정 스님의 정다운 말씀이 생각난다. 그렇다.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은 지나가는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비 오는 거리를 걸어서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비 오는 날, 흐린 날  우산을 쓰고 동네 길들을 산책하니 괜 찮았다. 햇빛이 쨍쨍한 날 산 책을 한다면 무슨 맛이 나겠는가?  비가 부슬 부슬 오는데 그런데로 운치가 있다고 생각하였다.  

 

 

 

 

photos by GALAXY NOTE2...

 

 

2호선 건대역 플랫홈에서... 카메라 광고 사진...비상하는 젊음이 멋 있다... 

 

 

구의역에서 나와 구의사거리를 지나면서...

 

영남보신탕 집....영남(英男)이라....아들 이름인가? 할머니 아들 이름...그런 것 같기도 하다... 할머니 모습을 보니 평생을 일군 터전인듯 싶다.

그런데 오늘 영업 마감을 한다고 한다.... 아쉽다. 처음 방문인데...보신탕 맛도 최고던데....

 

 

 

 

건국대 캠퍼스  일감호 의 멋 진 풍경들...

 

 

 

 

호수 안에 있는 조그만 동산에 하얗게 백로(?)인가  물새들이 많다.

 

건대 포스코 스타시티....이 지역의 랜드마크다...

 

석탑...탑은 인간의 영혼이 담긴 것 같다. 비원의 염원이 투영된 것 같기도 하다...탑을 보노라면 마음이 평온해 진다...

 

 

야외 음악당인가?

 

일감호(一鑑湖)  표시석... 거울 같은 호수란 뜻일까?

학생 기숙사 건물들...지방 학생들은 좋겠다...

 

호수에 비친 건물들...내 마음도 비춰 볼까?

 

 

캠퍼스 내 잔디가 푸르다...

 

 

고색 창연한 멋 스런 건축물이다...저 석탑은 무슨 석탑일까? 깜빡 지나쳤네...

 

비 오는 날 더욱 운치가 있는 일감호의 정숙한 모습...

 

호수 전망대...

 

무궁화, 무궁화...우리나라 꽃...

 

 

 

 

 

 

 

 

 

 

부속 건물의 업소들...식당등이 몰려있다...

 

 

 

 

건대역 인근 로데오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