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강가에서
깊은 밤 강가에 앉아
도심의 네온싸인에 흔들리는
바다같은 희멀건 어두움의
강물을 마주하고 있다.
장마 끝, 빠른 유속 때문일까?
비스듬한 자연석 방파제에
강물결이 간단없이
출렁이며 밀려오고 있다.
강가는시원하다.
어둠속 지금도 강물은
말없이 흐르고 있을 것인데
나 홀로 강가에 앉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꿈꾸지 못하고 살아온 시간들,
주마등(走馬燈)처럼 지나간다.
힘들었던 그리고
삶에 여념이 없었던 시절,
세월은 잠시도 머무르지 않고
노년의 비탈을 지나고 있구나.
흐르는 인생이 아깝다.
작은 일상의 여유도 없이
하루 하루가 지나가고 있는
지금이 아쉽다.
살며, 사랑하고, 떠나는 것
그것이 인생일진데...
문득 홀로 강가에 앉아
이 생각, 저 생각에
밤은 더욱 깊어만 간다.
- ( 2017.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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