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강화 석모도
봄비
풀잎에 떨어지는 봄비,
왜 그리 서러운가?
누구를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누구를 떠나 보낸 것도 아닌데,
내 마음 빗방울 되어
하염없이 풀잎에 떨어지고,
그리고 지면(地面)으로 소멸한다.
강물 위에 떨어지는 봄비,
왜 그리 안타까운가?
누구를 그리워하는 것도 아니고,
누구를 바라보는 것도 아닌데,
내 마음 빗방울 되어
하염없이 물위에 떨어지고,
그리고 물거품으로 사라진다.
봄비,
내 마음도 봄비 처럼
소리없이 내리고 있다.
- ( 2017.03.27 )
양평 서종면 북한강변
봄비 내리는 한강변
♤ 오늘 오후 비가 오려하나? 그렇지만 비는 아직 오지 않고 집에서 답답하기만 하다. 잠깐 아차산 대성사까지만 등산이나 조금 하고 올까? 집사람에게 내락을 받는다. 손녀가 유아원에서 돌아올 시간에 내가 없으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에서다. 큰 손자는 감기에 유치원을 생략하고 집에서 놀고 있는데 방에 잠들어 있다. 내가 없으면 자고 있는 손자를 혼자 집에 둘 수 없어서 깨워 손녀있는 유아원까지 데리고 가서 손녀와 같이 데리고 와야 한다. 집사람은 조금 불만이지만 다녀오라 한다. 차를 몰고 구리 토평 근처 아차산 아래에 있는 '고구려 대장간 마을' 주차장으로 향한다. 산 아래 있는 구리시 아천동에서 대장간 마을 가는 길에서 벌써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차가 몇대 세워져 있었다. 그런데 이 때 부터 본격적으로 비가 내린다. 우산도 없고 등산은 어림없고, 차 안에서만 조금 앉아있다 집으로 돌아왔다. 오랜만에 산 풀숲에 소리없이 촉촉히 내리는 봄비를 바라보고 있으니, 아, 봄이 구나 실감나고, 흐리고 약간 어두운 주변의 분위기가 마음을 묘하게 만든다. 시골마을에서 마당에 떨어지는 봄비를 쳐다보며 왠지 심란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이제 대지는 촉촉해 지고 푸른 새싹들은 움트며 지상으로 올라올 것이다. 한바탕 생명의 찬란한 녹색 잔치가 벌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아차산 아래 떨어지는 조용한 봄비는 내 마음을 조금 스산하게 한다.
'카테고리 구릅 > 내 마음의 풍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밤, 강가에서 - ( 2017.07.20 ) (0) | 2017.07.20 |
---|---|
초여름 강가 - ( 2017.06.01 ) (0) | 2017.06.01 |
어린 꽃잎 - ( 2017.03.23 ) (0) | 2017.03.23 |
저녁 시간 - ( 2017.03.16 ) (0) | 2017.03.16 |
낮잠 후 - ( 2017.03.08 ) (0) | 2017.03.08 |